가볍고 오래가며 저렴한 노트북, 델 인스피론11

강일용 zero@itdonga.com

인텔이 아톰 프로세서를 스마트폰, 태블릿PC용으로 전환함에 따라 넷북은 시장에서 사라졌다. 하지만 아직 시장에는 넷북의 후예를 자처하는 제품이 많다. 휴대하기 편하고 문서 작업을 수월할 수 있으며, 그러면서도 저렴한 노트북을 원하는 사용자가 많기 때문.

많은 제조사가 아톰 프로세서 대신 인텔 펜티엄, 셀러론 또는 AMD A4 등을 탑재한 저가 노트북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노트북 제조사 델에서도 이런 제품이 나온다. 바로 이번에 소개할 '델 인스피론 11 3000 W54V431(이하 인스피론11)'이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일단 사양부터 논해보자. 인스피론 11은 인텔 셀러론 2955U 프로세서(1.4GHz)를 탑재했다. 셀러론이란 이름을 달았다고 무시하진 마시길, 인텔의 최신 프로세서 아키텍처 하스웰을 채택한 최신 보급형 프로세서다. TDP(열 설계 전력)가 15W에 불과한 제품이다. 현존 울트라북에 탑재된 프로세서와 다를 바 없다.

하스웰 아키텍처를 내장했기에 성능은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넷북보다 월등하다. 부팅하고 바탕화면이 나타나는 데 9초면 충분하다. 응용 프로그램을 과도하게 실행하지 않는 이상 느려지는 현상도 없다. 플래시가 포함된 웹사이트만 접속해도 급격히 느려지는 과거 넷북과 대조적인 모습. 메모리는 2GB이고, 저장공간으로 500GB 하드 드라이브를 탑재했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운영체제는 윈도8이다. 사용자가 원할 경우 윈도8.1로 무료 업데이트할 수 있다. 운영체제에 맞춰 인스피론11도 터치스크린을 탑재했다. 구형 터치스크린이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동일한 10점 멀티 터치 스크린이다. 핀치투줌, 더블탭 등 모든 제스처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화면 해상도는 1,366x768로 최근 제품치곤 조금 낮은 편이고, 패널도 광시야각 IPS 패널이 아닌 TN 패널이다. 위 또는 아래서 화면을 쳐다보면 화면의 색감이 변하니 주의하자.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이처럼 쓸만한 성능을 갖췄음에도 크기와 무게는 작고 가볍다. 화면 크기는 11.6인치이고, 제품 무게는 1.44kg에 불과하다. 전원 어댑터도 200g을 조금 넘는 수준에 불과하다. 누구나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제품이란 뜻.

배터리 사용시간도 매우 인상적이다. 화면을 틀어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경우 10시간 30분, MP4 형식 720P 해상도 동영상을 화면 밝기 100%인 상태로 계속 재생할 경우 5시간 35분 동안 사용할 수 있었다. 문서작업만 할 경우 7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제품 재질은 플라스틱이지만, '싼티'나 보이진 않는다. 위와 아래에 은색 펄 코팅을 더했고, 내부는 지문이 묻어도 더러워 보이지 않게 검은색으로 마무리했다. 배터리는 내부에 심어져 있는 일체형이라 제품을 분해하기 전에는 교체할 수 없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저전력 프로세서를 채택해서 소음도 적은 편. 오랜 시간 구동해도 팬에서 시끄러운 소리는 나지 않는다. 그래도 팬리스 제품은 아니니 도서관에서 사용은 자제하자.

키보드를 누르는 감각도 나쁘지 않다. 키피치(키와 키 사이 간격)는 일반 키보드보다 좁은 편이지만, 키스트로크(키가 눌리는 깊이)는 일반 펜타그래프 키보드와 유사하다. 손가락이 작을 수록 더 수월하게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확장 단자도 준수하다. USB 단자 3개(3.0 2개, 2.0 1개), HDMI, 유선랜, 스피커/마이크 겸용 단자, SD카드 슬롯 등을 갖췄다. VGA단자가 없는 점은 조금 아쉽지만, 점점 안 쓰는 추세니까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할 수는 없겠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그렇다면 인스피론11의 가격은 얼마일까.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57만 원이다. 발매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실 구매가는 이보다 저렴할 전망이다. 고급 넷북과 유사한 가격이다.

물론 인스피론11이 완벽한 제품은 아니다.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해상도가 조금 낮은 편이고, 결정적으로 게임 실행 능력이 부족하다. 그래픽 프로세서가 인텔 GMA HD 시리즈이기 때문. 피파온라인3조차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 캐주얼 게임 가운데 서든어택, 카트라이더 정도만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사실 카트라이더도 아이템전을 하면 간혹 화면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게임 성능은 기대하지 말 것.

결론을 내리자면, 인스피론 11은 외근이 잦은 직장인, 문서 작업용 노트북을 원하는 대학생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게임 실행 능력을 제외하면 딱히 단점을 찾을 수 없다. 넷북 대용 제품을 찾는 사용자라면 충분히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이 가격에 정품 운영체제와 터치스크린까지 껴주는 제품은 찾기 쉽지 않다.

델 인스피론11
델 인스피론11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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