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2와 함께한 한 달 - 하드웨어와 디자인 (3)
마지막으로 LG G2의 하드웨어와 디자인을 얘기할 차례다. G2는 네모난 디자인을 채택한 전작 옵티머스G와 달리 동그란 디자인을 채택했다. 옵티머스G 프로를 줄여놓은 느낌이다.
뒷면 버튼에 주목
디자인적으로도 흥미로운 점이 많다. 일단 전면, 측면에 어떤 버튼도 존재하지 않는다. 극단적으로 간결한 디자인이다. 전원, 음량조절 버튼은 제품 뒷면으로 이동했다. 그 동안 그 어떤 국내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한 디자인이다.
전원, 음량조절 버튼은 왜 뒤로 이동한 걸까.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이 대형화됨에 따라 측면 버튼을 누르기 힘들어진데다, 실수로 떨어트리는 일이 잦아졌다"며,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쥐는 동선을 고려해 검지손가락이 닿는 위치로 버튼을 이동했다"고 밝혔다. 수긍이 간다. 실제로 스마트폰을 손에 쥘 때 검지손가락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놀고 있는 사용자의 검지손가락에 버튼조작이라는 중대한 역할을 준 셈이다. 실제로 쥐어보니 기존 측면 버튼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편리했다. 대형 스마트폰은 이제 제품 뒷면에 버튼을 배치하는 것이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화면 크기는 5.2인치, 하지만 크기는 타사의 5인치대 스마트폰과 동일하다. 베젤(테두리)을 최대한 줄여 제품 크기는 유지하면서 화면 크기는 늘렸기 때문.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갤럭시S4와 크기가 동일하다는 뜻이다. 베젤 두께를 줄이기 위해 LG전자는 '듀얼 라우팅(Dual Routing)'이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터치 콘트롤러를 둘로 나눠 측면의 연결선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다.
LCD 디스플레이의 정점
화면의 선명함은 매우 인상적이다. 전작과 동일한 풀HD(1,920x1,080) 해상도 광시야각 IPS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는데, 화면 크기가 줄어들어 선명함은 더 올라갔다. 423PPI 수준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상하좌우 어디서 쳐다봐도 색상 왜곡이 없다. 일반 웹페이지를 열어보니 모든 글자를 선명하게 읽을 수 있었고, 풀HD 동영상을 실행해보니 디테일이 살아있어 한층 실감났다. 디스플레이는 도저히 흠잡을 데 없는 '완전체'에 가깝다.
또, LG전자 관계자는 옵티머스G에 채택한 '제로갭터치' 기술을 채택해 제품 두께를 더 얇게 할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제로갭터치란 전면 유리, IPS 디스플레이, 터치필름을 일체화시킨 기술이다.
한층 오래 사용할 수 있어
LG전자는 전력소모를 줄이기 위해 'GRAM(Graphic RAM)'이라는 화면 관련 기술을 채택했다. 정지 화면일 때 프로세서를 쉬게 하고 대신 GRAM이 화면을 표시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사용시간을 조금이나마 더 연장할 수 있다. LG전자는 약 1.1배 연장된다고 밝혔다. 사실 스마트폰 전력 소모는 프로세서보다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이 정도면 꽤 선전한 셈이다.
배터리는 국내 사용자들이 그리도 염원하는 교체형을 채택했다. 용량은 2,610mAh, 다른 5인치 대 스마트폰과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해외용 G2의 경우 일체형 배터리를 채택한 대신 용량이 3,000mAh에 이른다. 어느 쪽이 낫다고 감히 결론을 내릴 수는 없다. 어떻게든 국내 사용자들이 단점으로 지적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LG전자의 고민이 느껴진다.
실제로 화면 밝기를 50%로 맞추고 HD급(1,280x720) 동영상(파일 형식 MP4)을 계속 실행해본 결과 약 8시간 30분 동안 제품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하루 종일 동영상을 감상해도 배터리의 부족을 느낄 일은 없을 듯하다. 인터넷만 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하루 종일 야외로 돌아다니며 7시간 동안 제품을 사용했는데, 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배터리 충전량이 30% 가량 남았다(LTE 연결 기준, 화면 밝기 50%). 설사 배터리 충전이 다 떨어지더라도 '완충'된 다른 배터리로 교체하면 그만이다.
성능은 최고, 다만...
프로세서는 퀄컴 스냅드래곤800(2.26GHz)이다. 사실 삼성전자, 팬택, 소니 등 타사의 고급 스마트폰 대부분이 스냅드래곤800을 채택했다. 흠잡을 데 없는 성능을 보여주지만, 성능으로 차별화는 쉽지 않을 듯하다. 메모리는 2GB, 저장공간은 32GB다.
성능이 뛰어난 덕분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상위권의 유명게임을 모두 정상 실행한다. 동영상 재생 능력도 뛰어나다. 풀HD 해상도의 MP4, AVI, MKV 파일을 모두 정상 재생했다. MP4 파일의 경우 60프레임의 영상도 끄떡없다.
물론 LTE-A(어드밴스드)도 지원한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용으로 출시되는 모델은 LTE-A를, KT용으로 출시되는 모델은 LTE만 지원한다. 아직 KT가 LTE-A를 상용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부 통신칩셋은 LTE-A를 지원하는 만큼 KT가 LTE-A를 상용화하면 KT용 G2도 LTE-A에 연결할 수 있을 전망이다. 리뷰용 제품 역시 KT용이라 LTE-A의 속도를 측정하지 못했다.
내부 저장공간은 32GB(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약 24GB)이며, 마이크로SD 카드로 확장할 수 있다. 마이크로SD 카드는 64GB까지 인식한다.
LG전자가 그다지 강조하지는 않지만, AC 규격의 와이파이(Wi-Fi)도 지원한다. N 규격보다 한층 빠르게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N, AC 규격을 활용해 혼선이 적은 5GHz 대역 무선 주파수로 무선 공유기에 연결할 수 있다. 각종 신호가 뒤섞여있는 사무실에서 유용하다.
제품 하단에는 스테레오 스피커와 헤드셋 연결 단자가 존재한다. 스테레오 스피커는 스마트폰치고 무난하며, 하단 헤드셋 연결 단자는 주머니에 제품을 넣고 사용할 때 유용하다. 아이폰, 넥서스에 이어 G2까지 하단 헤드셋 연결 단자를 채택한 점을 감안하면, 이제 헤드셋 연결 단자는 스마트폰 하단으로 이동하는 것이 대세인 듯하다.
제품 완성도는 흠잡을 데 없지만, 굳이 지적하라면 한층 빠른 속도로 PC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USB 3.0을 지원하지 않는 게 아쉽다. G2에 내장된 스냅드래곤800 칩셋은 USB 3.0을 지원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G2는 LG전자가 총력을 기울인 제품답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모든 면에서 현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거기에 광학 손떨림 보정, 무손실 음원 재생 등 다른 스마트폰에서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기능을 더했으니 금상첨화다. 만약 지금(9월) 어떤 스마트폰을 구매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LG G2라고 답할 수 있다. 하반기 타사 스마트폰과 경쟁에서 G2가 상당히 의미있는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LG G2와 함께한 한 달 - 카메라와 음질 (1) http://it.donga.com/15877/
LG G2와 함께한 한 달 - 소프트웨어 (2) http://it.donga.com/15879/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