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겸 전자책?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비스킷탭'

안수영 syahn@itdonga.com

직장인 K씨는 최근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 겸 전자책을 읽기로 결심했는데, 스마트폰보다는 화면이 큰 단말기가 필요했던 것. 전자책을 읽을 만한 기기들을 살펴보니, 크게 e-ink(전자잉크) 단말기와 태블릿PC로 나눠볼 수 있었다. e-ink 단말기는 눈이 편안하지만 오직 전자책을 보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태블릿PC는 e-ink 단말기보다 값이 비싼데다 독서에 집중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기기를 사야 할까? (관련 기사: http://it.donga.com/15661/)

만약 K씨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전자책 UI(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태블릿PC'는 어떨까? 그런 단말기를 이용한다면 태블릿PC처럼 다양한 기능을 이용하면서도 전자책에 집중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은 기기가 지난 달 출시된 인터파크의 '비스킷탭'이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깔끔한 디자인, "무난하네"

비스킷탭의 모양새는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PC와 유사하다. 앞면은 흰색이며 뒷면은 은색으로 제작돼, '아이패드 미니'와 비슷해 보인다.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이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비스킷탭 화면 크기는 7인치로 기존 전자책 단말기(대개 6인치)보다 크며, 무게는 350g으로 다른 전자책 단말기보다 약간 더 무겁다.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지만, 제품 너비와 무게가 아쉽다. 여성의 경우 한 손으로 쥐기가 버겁기 때문이다. 화면 크기는 7인치로 하되 베젤(스마트 기기에서 화면을 둘러싸는 테두리 부분)이 얇았다면 어땠을까. 무게도 경쟁사 제품 대비 약 2배가 차이 난다. 참고로 지난 달 출시된 '크레마 샤인'의 무게는 185g이다.

그래서인지 손에 쥐는 느낌이 좋지는 않았다. 제품 뒷면 재질이 알루미늄이라 미끄러운 것도 한몫 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복잡한 장소에서 이용할 경우, 손에서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홈 버튼, 취소 버튼 등은 별도의 버튼이 아닌 화면 하단에 내장됐다. 이는 독서를 하다가 버튼이 눌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하단에 아무런 버튼이 없는 것이 어색할 수도 있겠지만 이내 적응될 것이다. 이는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G2'도 그렇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한편, 전자책 단말기이지만 태블릿PC이기도 한 만큼, 상단에는 이어폰 연결 단자가 마련됐으며 하단에는 HDMI, 마이크로 SD 카드 슬롯 등이 배치됐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전자책 감상에 적합한 UI, "합격점"

전원을 켜면 전자책 UI가 나타나는데, 이는 아마존 킨들파이어와 유사하다. 책장처럼 디자인된 화면은 세로로 3칸으로 나뉘어 있는데, 디자인이 참 예쁘다. 상단에는 읽을 수 있는 책 목록이, 가운데에는 다운로드 대기 전자책 및 추천하는 전자책 목록이, 하단에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배치됐다. 여기서 앱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탑재된 앱과 동일한 것이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이 전자책 UI는 서비스를 이용하는데도 상당히 편리했다. 먼저 상단에서 최신 베스트셀러 전자책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상단에서 보여주는 책들은 모두 라이트 버전으로, 비록 일부분이지만 무료로 읽는 재미가 있다. 인터파크는 매달 베스트셀러 라이트 버전을 통해 해당 도서를 100페이지 가량 무료로 선보인다. 라이트 버전을 이용하다 마음에 드는 책은 구입해서 읽으면 된다. 즉, 마음에 드는 책을 고르기 편리하다. 본 리뷰어도 라이트 버전으로 제공된 소설 '트와일라잇'을 읽고 결국 모든 시리즈를 구입하게 됐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하지만 최신 베스트셀러 전자책 목록이 한 달에 1번만 바뀌는 것이 아쉽다. 매주 신간이 쏟아지고 베스트셀러가 갱신되는 만큼, 일주일에 1번씩은 바뀌었으면 한다. 그래야 새로운 책을 자주 살펴보고 구입할 수 있겠다. 또한, 해당 목록을 독자가 수정할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불가능하다. 독자가 원하는 대로 도서를 넣고 뺄 수 있도록 개선되었으면 한다.

화면 가운데에 배치된 추천 전자책 목록도 만족스러웠다. 책을 고르기 어려워하는 독자들이 많은데 추천 전자책을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향후에는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독서 패턴을 분석하거나, 취향/성별/나이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선호할 만한 책을 추천해 주었으면 좋겠다. 현재의 추천 전자책 목록은 모든 독자들에게 동일하게 제공되는데, 독서 취향은 사람마다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비스킷탭 내에서 전자책 결제도 할 수 있으며, 결제한 책은 화면 가운데에 있는 '다운로드 대기 전자책' 목록에서 볼 수 있다. 책을 누르면 다운로드를 할 수 있으며, 다운받은 책은 상단 도서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이 매우 편리했다. 전자책을 편리하게 감상할 수 있도록 UI에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었다.

다양한 콘텐츠 감상 가능, 아쉬운 점도

비스킷탭 해상도는 1,280X800으로 고해상도는 아니지만 독서하기에 무난한 수준이다. 책 읽는 데 고해상도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왕이면 다홍치마. 비단 전자책뿐만 아니라 인터넷이나 다른 앱을 이용할 때도 화면이 선명했다.

전자책 페이지 상단에는 목차보기, 글꼴 크기 조절, 밝기 조절, 책갈피 등 필수적인 메뉴가 배치됐는데,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최근에는 전자책을 볼 때 글씨 크기뿐만 아니라 줄 간격, 글씨 간격, 여백 등도 지정할 수 있다. 반면, 인터파크는 현재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비스킷탭의 문제인줄 알았는데 인터파크 전자책 앱도 그렇더라. 페이지 상하좌우 여백이 지나치게 빽빽했는데 이를 조정할 수 없어 답답했다. 인터파크 측에 문의하니 "업데이트를 통해 개선할 예정이다"라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부분은 빠른 시일 내에 개선되길 바란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책을 다시 읽을 때는 마지막으로 읽었던 페이지를 펼쳐서 보여준다. 또한 동기화 기능을 지원해, 비스킷탭에서 읽던 책을 다른 스마트 기기에서 인터파크 전자책 앱으로 이어서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스마트폰이나 다른 태블릿PC에서 읽던 전자책도 비스킷탭에서 이어 감상할 수 있다.

다른 서점사에서 구입했던 전자책도 비스킷탭으로 읽을 수 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다른 서점사 전자책 앱을 내려받으면 된다. 본 리뷰어도 알라딘에서 구입한 전자책을 비스킷탭에서 읽었다. 그 동안 상당수의 전자책 단말기가 자사 서점사에서 내려받은 전자책만 볼 수 있도록 제작돼 사용자들의 불만이 많았다. 각종 혜택에 따라 여러 서점사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반면, 비스킷탭은 개방성을 추구해 활용도를 더욱 넓혔다.

또한 태블릿PC인 만큼, 네이버/다음 웹툰이나 디지털 잡지도 볼 수 있어 눈이 즐거웠다. 전자책뿐만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를 감상할 수 있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기존의 e-ink 단말기보다 화면이 밝은 것은 장점이지만, e-ink 단말기가 아니기 때문에 장시간 독서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비스킷탭도 태블릿PC이기 때문에 장시간 화면을 보면 눈이 피로하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책을 보면 시력이 떨어질 수 있으니, 밤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한편, 화면을 터치하는 느낌은 '그럭저럭'이었다. 최신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만지는 느낌이 아주 부드럽지는 않다. 그보다는 약간 둔하다. 그렇지만 불편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았고, 사용하는 데 지장은 없었다.

가격 대비 성능 뛰어나, 카메라는 글쎄…

앞서 언급했듯이, 비스킷탭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다. 전자책 UI를 적용했지만 일반 태블릿PC와 똑같이 사용할 수 있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과 같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뿐만 아니라 음악, 동영상, 웹툰, 게임까지 무난하게 즐길 수 있었다. 1.6GHz 쿼드코어 CPU와 안드로이드 젤리빈(4.2) 운영체제, 저장공간 16GB, 메모리(RAM) 1GB를 탑재한 만큼 성능에 손색이 없었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다만, 카메라는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불만스러웠다. 비스킷탭 카메라 화소는 후면카메라가 200, 전면카메라가 30으로 매우 낮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노이즈가 심했고 색감이 누리끼리했다. 물론 전자책을 중심으로 나온 태블릿PC인 만큼, 비스킷탭으로 카메라를 사용할 일은 드물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성능이라면 아예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

한편, 비스킷탭 메인 화면 하단에 배치된 앱 목록에는 앱 이름이 적혀 있지 않다. 아이콘만 달랑 있으니 대체 이것이 무슨 앱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이메일, 인터넷, 계산기 등의 앱은 금세 알아볼 수 있었지만, 설정, 음악, 주소록과 같은 앱은 앱 이미지만으로 어떤 앱인지 알아채기 어려웠다. 물론 메인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앱 메뉴창 버튼을 누르면 비스킷탭에 설치된 모든 앱과 이름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메인 화면에 앱 이름이 적혀 있다면 더 좋겠다.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배터리 용량은 3,800mAh로 스마트폰 배터리보다는 많지만 태블릿PC 배터리보다는 떨어지는 편이다. 예를 들어 애플 아이패드 미니의 배터리 용량은 4,400mAh, 에이수스 미모패드 배터리 용량은 4,270mAh, 구글 넥서스7의 배터리 용량은 3,950mAh다. 타사 태블릿PC에 비하면 배터리 용량이 적다. 전자책을 볼 때는 별 지장이 없었지만, 게임이나 동영상 등의 콘텐츠를 이용하니 배터리가 빨리 소모됐다.

태블릿PC를 원하는 독서 마니아에게 추천

인터파크 비스킷탭
인터파크 비스킷탭

국내에서 전자책 UI를 적용한 태블릿PC가 출시된 것은 비스킷탭이 처음이다. '최초'라는 것은 기대만큼이나 불안정성을 포함한다. 그 동안 없었던 제품이니만큼 신선하고 좋아 보이지만, 괜히 샀다가 낭패를 볼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본 리뷰어도 처음 비스킷탭을 보았을 때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이 정도 가격에 이 정도 성능이면 훌륭하다'고 판단된다. 전자책과 태블릿PC의 장점이 적절하게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가격은 18만 9,000원으로 저렴하다. 이는 아이패드 미니(42만 원) 또는 넥서스7(29만 9,000원)과 비교해도 경제적이다. 단순히 저렴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수준을 갖추었는데도 저렴하다'는 것이 비스킷탭의 가장 큰 매력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지만 비스킷탭이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도 아니고, 카메라를 제외한 불만 사항은 향후 업데이트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비스킷탭은 현재 태블릿PC가 없거나, 전자책 단말기를 구입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이다. 특히 가격 때문에 단말기 구입을 고민했던 사람이라면 비스킷탭은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선물하기에도 적합하다. 반면, 이미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사용하고 있는 이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덜 추천하고자 한다. 기존의 태블릿PC와 기능이 겹치는 만큼 비스킷탭을 또 구매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전자책 단말기는 e-ink 단말기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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