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조 인수의 결과?"… MS, 엑스박스 팝업 광고 논란

권택경 tk@itdonga.com

[IT동아 권택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가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에서 전체화면 광고를 띄웠다가 때아닌 논란에 휩싸였다.

외신과 해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엑스박스 전원을 켰을 때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 광고 화면을 전체화면으로 출력하고 있다.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는 오는 10일 출시 예정인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간판 게임이다.

북미 지역 엑스박스 이용자들에게 표시된 '콜 오브 듀티' 광고 / 출처=톰 워런 X(트위터) 계정
북미 지역 엑스박스 이용자들에게 표시된 '콜 오브 듀티' 광고 / 출처=톰 워런 X(트위터) 계정

광고 화면은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3’ 소개와 함께 제품 구매 버튼을 표시한다. 나가기 버튼을 눌러야 비로소 엑스박스 홈 화면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된다. 해당 광고는 북미 지역 이용자를 대상으로만 출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이같은 전체화면 광고를 띄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출시됐던 ‘스타필드’, ‘포르자 모터스포츠’ 등 기존 퍼스트파티(콘솔 제조사 직속 개발사) 작품도 비슷한 방식으로 광고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광고는 마이크로소프트가 687억 달러(약 90조 원)를 들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인수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어진 일이라 더욱 주목받는 모양새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이 광고가 “엑스박스가 이제 콜 오브 듀티를 소유하게 됐음을 상기시킨다”고 지적했다.

엑스박스 이용자들 반응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게임 구독 서비스인 게임패스로 제공되는 등의 혜택을 기대한 상황에서 오히려 판촉 광고를 보게 된 상황이기 떄문이다. 앞서 액티비전 블리자드 측은 ‘콜 오브 듀티: 모던워페어3’를 연내 게임패스에 추가할 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출처=마이크로소프트
출처=마이크로소프트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690억 달러를 썼으니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다”는 비아냥 섞인 반응이 나왔다. “거의 무례하게 느껴질 정도”, “구토를 유발한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 이용자들도 있었다. X(구 트위터)에서도 “엑스박스 콘솔에 500달러, 게임패스 구독에 월 17달러를 냈는데 왜 광고까지 봐야하냐”며 불만이 터져나왔다.

영국 게임 매체 VG247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콜 오브 듀티를 소유한 이후 처음 보인 판촉 관련 행보”라며 “이게 엑스박스에서의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의 시작이라면, 엑스박스 이용자들은 걱정할 권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회성 광고일 뿐이며,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며 옹호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한 X 이용자는 “나가기 버튼을 누르면 영원히 사라진다”면서 “사람들은 마치 엑스박스를 켤 때마다 30초 짜리 영상 시청을 강요받는 것처럼 굴고 있다”는 글을 남겼다. 다른 플랫폼들도 비슷한 팝업 광고나 배너 광고를 활용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마이크로소프트에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며 비판한다고 관련 논란을 되레 꼬집는 의견도 있었다.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대신 무작위로 노출하는 방식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 매체 더버지의 톰 워런은 “특히 거슬리는 점은 게임을 이미 예약 구매했거나 사전 설치한 경우에도 이러한 팝업이 나타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좋아하거나 자주 듣는 아티스트의 새 앨범을 추천해주는 스포티파이의 예시를 들면서 “좀 더 개인화된다면 스포티파이처럼 유용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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