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급형 시장까지 넘본다, 벨킨 YourType 키보드
쓸만한 아이패드 액세서리는 많지만, 믿을만한 아이패드 액세서리는 드물다. 애플이 인증한 벨킨의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다. 단순히 기능과 디자인만 보는 것이 아니라 10년 가까이 애플 액세서리를 만들면서 쌓아온 벨킨의 노하우까지 보는 것이다. 제대로 된 아이패드 액세서리를 살 수만 있다면 조금 비싼 가격 따위는 문제 삼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패드를 노트북으로 만들어주는 키보드 액세서리 역시 마찬가지다. 벨킨의 ‘YourType 폴리오(이하 폴리오)’ 키보드는 디자인에서나 성능에서나 부족함이 없는 액세서리로 꼽힌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리는 제품이다(관련리뷰: http://it.donga.com/review/8866/). 그러나 10만 원을 넘는 가격이 문제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사람들은 눈물을 머금고(?) 저가형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이렇게 단돈 몇만 원 때문에 일어나는 생이별은 소비자에게도 벨킨에게도 참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다행히 벨킨 키보드 라인업에도 보급형이 존재한다. 폴리오의 동생이라고 할 수 있는 ‘YourType 키보드+스탠드(이하 키보드+스탠드)’다. 제품의 핵심인 키보드 자체는 동일하지만 그 외의 부분은 과감히 쳐냈다. 2012년 6월 인터넷 최저가는 7만 원대로 폴리오보다 3만 원 가량 저렴하다. 과연 키보드+스탠드는 알뜰족들의 플랜B가 될 수 있을까?
거품은 빠지고 키보드만 남았다
키보드+스탠드는 제품명처럼 키보드와 스탠드(거치대)를 합쳐놓은 제품이다. 덮개를 열면 120도 각도로 고정되어 그 위에 아이패드를 올려놓을 수 있다. 탈착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기대놓는 방식이기에 아이패드 전 기종에 대응한다는 점이 좋다.
하지만 휴대성은 좀 아쉽다. 아이패드 따로, 키보드+스탠드 따로 휴대해야 한다. 사실 키보드 액세서리 제품 대부분이 이러한 형태라 큰 흠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키보드 및 거치대에 케이스까지 겸한 폴리오를 먼저 경험하고 나니, 키보드+스탠드의 휴대성이 아쉽다. 키보드 기능 자체에 집중하느라 거품을 뺀 것 같은데, 그 거품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게 문제다.
외형의 완성도에도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플라스틱 재질이라 청소하기 편하긴 하지만, 강도가 생각보다 약하다. 몇 번 쓰지도 않았는데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는 생채기가 상판 군데군데 생겼다. 플라스틱이라서 보호필름을 붙일 수도 없으니 더 속상하다. 손톱으로 긁는 정도로는 문제되지 않겠지만, 험하게 쓰는 사람들은 다소 주의를 해야 한다.
전원은 AAA 배터리 2개에서 공급받는다. 이 역시 USB 케이블로 충전하는 액세서리와 다른 부분이다. 어느 방식이 더 나은지는 소비자 취향에 따라 갈린다. 배터리 교체 방식이 교체가 하지만, 바꿔 말하면 갑자기 배터리 용량이 떨어졌을 경우 쉽게 대처할 수 있겠다. 근처 편의점에서 새 배터리를 구매해 바꿔 끼우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키보드는 많은 전원을 필요로 하는 액세서리가 아니다. 장시간 사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되기도 한다.
키보드 성능은 만족스러워
키보드 자체의 완성도는 꽤 높은 편이다. 키를 누르는 느낌은 부드럽고, 소음도 거의 없다. 자판의 간격은 넓고 오른쪽 시프트 키도 길어 오타가 적다. 보통 새로 노트북이나 키보드 등을 구매하면 키보드에 익숙해질 때까지 오타가 많이 발생하곤 하는데, 이 제품에는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블루투스 페어링 하는 법도 간단하다. 아이패드와 키보드+스탠드의 전원을 켜고 아이패드의 블루투스를 활성화 한 후 해당 코드를 키보드로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한 번 페어링 링크가 생성되면 다음부터는 별도의 연결 과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다른 태블릿PC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애플 OS에 최적화된 벨킨 YourType 키보드 특성상 다른 태블릿PC와 연결해 사용할 경우 한/영 변환키 등이 제대로 동작하지 않을 수 있다. 이 때는 태블릿PC 가상키패드에서 바꿔줘야 한다.
케이스 기능의 유무, 득이냐 실이냐
키보드+스탠드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비용이요, 손해는 휴대성이다. 7만 원대의 가격으로 벨킨의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그러나 케이스를 따로 구매해도 3만 원은 족히 써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폴리오처럼 케이스 일체형 제품을 사는 것이 경제성에서는 나아 보인다.
아이패드에 반드시 케이스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일부 사람들은 아이패드 디자인을 가리는 케이스를 배격하기도 한다. 또 마음에 드는 다른 케이스를 이미 구매했을 수도 있다. 즉, 독립적인 키보드 액세서리를 택하느냐 일체형 액세서리를 택하느냐는 오로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달렸다.
또 키보드 사용 빈도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수시로 키보드를 연결해야 하는 ‘업무형’ 사용자라면 일체형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낫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패드 본체만 사용하는 ‘엔터테인먼트형’ 사용자라면 키보드+스탠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