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기 두드리며 음악을? 음원 종량제
지난 16일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음악 산업 상생을 위한 전송사용료 기준 공청회(이하 공청회)’가 열렸다. 공청회에서는 ‘부분 종량제 도입안’과 ‘종량제를 전제로 한 현행 체계 유지안’을 토대로 관계자들의 토론이 있었다. 여기서 종량제란 음원 종량제를 말하는 것으로, 음원 스트리밍 횟수나 내려받은 수에 따라 가격을 매기는 것이다. 현재 음악을 듣고자 하는 음원 이용자(이하 이용자)들은 한달 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음원 정액제를 선호하며, 특히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가장 많이 애용한다. 한 달에 약 3,000원만 내면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얼마든지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공청회에서 "배경음악서비스는 현행체계를 유지하는 대신 스트리밍 서비스와 내려받기 서비스는 종량제를 도입하자"는 의견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현행체계를 유지하고 내려받기 서비스는 종량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했다. 그러나 어떤 의견이 적용되든 이용자의 부담은 늘어난다. 음악을 한 곡 들을 때마다 충전해둔 잔액이 얼마나 남았는지 계산기를 두드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처럼 늘어난 부담을 이용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는 음원사용료 기준을 설정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1년 이내에 유료 음원을 구입한 적 있는 이용자 800명 중에 약 60%의 이용자가 '비싸다' 또는 '매우 비싸다'라고 답했다. 많은 이용자들이 현재의 음원 가격을 비싸다고 여긴다는 의미인데, 여기서 더 음원 가격이 오르면 그 가격을 이용자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격이 높아지면 불법 다운로드가 더 성행할 지도 모른다.
음원 종량제를 환영하는 음원공급자들
음반 제작자와 가수 측은 음원 종량제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인다. 한 곡당 가격이 올라, 얻을 수 있는 수익이 늘기 때문이다, 음원 제작자와 가수 측은 이를 토대로 음원 시장을 보다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기대한다.
음원 종량제는 업체 및 관계자와 이용자간 이익이 충돌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이 논란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공청회를 열어 관계자간에 안건을 교환하는 등 해결책을 찾는 움직임도 있다.
음원 종량제가 음원 시장의 건전성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오히려 음원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불법 음원의 유통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아무쪼록 음원 공급자와 이용자 그리고 정부 부처 간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결과적으로 함께 이득을 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