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8x1536, '뉴 아이패드'는 왜 이런 해상도?
7일 발표된 애플의 ‘뉴 아이패드(이하 새로운 아이패드)’의 성능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바로 '2048x1536'에 달하는 생소한 형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다. 요즘 PC 모니터에서 많이 쓰는 1920x1080 해상도에 비해 1.5배 넓은 화면을 표현할 수 있다. 어째서 애플은 이런 일반적으로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일까?
답은 바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호환성이다. 기존 아이패드용으로 제작된 앱을 새로운 아이패드에서도 이상 없이 실행하기 위함이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에는 아이패드 전용으로 제작된 17만개에 달하는 앱이 있다. 이런 수많은 앱은 경쟁 제품과의 시장 쟁탈전에서 아이패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원동력이다. 웹 서핑, 휴대성 등은 다른 태블릿PC가 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수많은 앱만은 타 태블릿PC가 따라 할 수 없는 ‘아이패드’만의 강점이다. 애플은 이러한 수많은 앱을 새로운 아이패드에서도 이상 없이 실행하기 위해 2048x1536이란 특이한 해상도를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아이패드, 앱 호환성을 유지하면서 고해상도의 이점을 얻다
2048x1536은 기존 아이패드의 해상도 1024x768을 정확히 네 배 넓게 늘려놓은 것이다. 따라서 별다른 수정을 더하지 않아도 기존 아이패드용으로 제작된 앱을 화면 크기에 맞춰 늘려서 보여줄 수 있다. 과거 아이폰3Gs용으로 제작된 앱을 아이폰4에서 실행하기 위해 지원했던 기능을 새로운 아이패드에도 탑재한 것이다. 다만 제작사에서 수정을 더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늘려서 보여주는 것이기에 이미지가 뿌옇게 보이는 단점이 있다.
이것이 보기 싫다는 사용자를 위해 기존 해상도와 1:1로 매칭해 선명하게 보여주는 기능도 물론 존재한다. 대신 화면에 표현되는 크기가 1 / 4로 줄어들 것이고 외곽에 검은 여백이 생길 것이다.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아이패드의 화면비율, 결국 사용자에게 이득
만약 애플이 기존 아이패드의 4:3 화면 비율을 포기하고 16:9같은 엉뚱한 화면 비율을 새로운 제품에 적용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일단 기존 앱들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게 되거나, 혹은 화면을 꽉 채우지 못하고 외곽에 여백을 남겨두고 사용해야 한다. 심지어 실행조차 되지 않은 앱도 생길 것이다. 현재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갤럭시탭과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제품)의 상황이 이러하다.
이러한 사용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앱 개발자들은 새로운 화면 비율에 맞는 새로운 앱을 개발하거나, 기존 앱의 화면 비율을 변경해 다시 출시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새로운 아이패드와 같이 해상도는 높이면서도 화면 비율을 그대로 유지한다면 이런 애로사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과거 아이폰4가 출시됐을 때의 상황과 앞으로 새로운 아이패드가 출시되면서 펼쳐질 상황은 동일할 것이다. 아이폰4가 아이폰3Gs용으로 출시된 앱과의 호환성을 지키면서 새로운 아이폰4 전용 앱도 실행할 수 있었던 것처럼, 새로운 아이패드 역시 기존 아이패드용 앱을 실행할 수 있으면서도 새롭게 제작된 전용 앱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 앱과의 호환성을 지키면서 고해상도 화면을 탑재한 애플의 이번 신제품이 기대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