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스마트폰+태블릿PC+디카, 합체! 꿈의 노트북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가 하나로 합쳐진 올인원 IT기기 ‘후지쯔 라이프북 2013(이하 라이프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겉모양은 여타 노트북과 다를 것이 없지만, 노트북 곳곳에 스마트폰, 태블릿PC, 디지털카메라를 장착할 수 있는 홈이 패였다. 3개의 각기 다른 IT기기를 이 홈에 끼웠을 때 비로소 온전한 노트북 모양이 완성되는 것. 마치 공상과학만화의 변신합체로봇을 보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합치는 게 가능해?
태블릿PC를 꽂을 수 있는 공간은 노트북 키보드 부분이다. 태블릿PC를 떼어내면 일반 태블릿PC처럼 쓸 수 있고, 노트북에 꽂으면 가상 키보드가 된다. 또한 태블릿PC의 화면과 노트북 모니터를 듀얼 스크린으로 쓸 수도 있다.
스마트폰은 노트북 앞부분에 뚫린 홈에 거치한다. 태블릿PC와 다른 점은 거치했을 때 완전히 들어가지 않고 스마트폰 윗부분이 밖으로 노출된다는 것이다. 탈착이 수월하도록 스마트폰 자체가 손잡이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카메라를 꽂는 부분은 노트북 상판이다. 디지털카메라의 렌즈 부분을 위로 해서 홈에 끼워 넣으면 노트북의 일부가 된다. 일반 노트북에 흔히 탑재되는 내장 카메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히 모양만 예쁜 것이 아니다. 이렇게 3개의 IT기기가 ‘합체’하면 단 하나의 전원에서 모든 기기가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기존 노트북으로 IT기기를 충전할 때 사용하는 충전 케이블이 필요 없는 것이다. 또한 IT기기를 장착하는 순간 각 제품과 노트북의 데이터는 즉시 동기화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들어있던 MP3를 노트북에서 바로 감상하거나, 디지털카메라에 저장된 이미지를 노트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야말로 꿈의 올인원 노트북이다.
꿈은 이루어진다
사실 이 라이프북은 실존하는 물건이 아니다. 디자이너 프라샨트 챈드라(Prashant Chandra)가 디자인 전문 웹진 얀코디자인(www.yankodesign.com)을 통해 공개한 컨셉 이미지다. 실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순수 디자인인 것. 챈드라는 “현재 우리가 쓰고 있는 IT기기를 살펴 보면 데이터나 기능이 중복되는 경우가 너무 많다”며 “하드웨어를 공유할 수 있는 노트북 디자인을 제안해 보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완전히 허황된 이야기는 아니다. 챈드라가 꿈꾸는 ‘4단 합체’는 무리더라도 ‘2단 합체’ 정도는 실제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아수스의 ‘패드폰(Padfone)’이다. 패드폰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하나로 결합한 제품으로, 두 제품을 연결시 애플리케이션을 공유할 수 있고 태블릿PC의 배터리가 부족할시 스마트폰을 보조 배터리로 활용할 수 있다. 아수스는 2012년 상반기에 패드폰을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모토로라도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결합한 ‘랩독(Lapdock)’을 출시한 바 있다. 랩독 자체에는 CPU나 메모리가 들어있지 않지만,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이 랩독 후면에 꽂으면 노트북으로 변신한다. 아트릭스와 랩독은 별도로 판매되며, 가격은 액세서리인 랩독이 본체 아트릭스보다 더 비싸다. 모토로라는 향후 자사제품의 인터페이스 규격을 통일하고, 아트릭스 이외의 다른 모토로라 스마트폰도 연결할 수 있는 ‘랩독 2.0’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컨셉 디자인만을 놓고 ‘동기화의 비현실성’, ‘가격대 성능비’ 등을 운운하는 것은 의미없는 일이다. 노트북,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도 한 때는 상용화가 힘들 것이라고 여겨진 제품들이지 않은가. 모름지기 혁명적인 IT기기는 창의적인 상상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