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제 반값만 내고 통화하세요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란 자체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하지 않고, 기존의 이동통신사업자(MNO, Mobile Network Operator)인 SKT, KT, LGU+에게 통신망을 임대해 사업을 하는 통신사업자를 말한다. 일반 소비자에게는 MVNO보다는 흔히 별정통신이라는 호칭으로 더 익숙하다. 혹자는 MVNO와 제 4 이동통신사업자를 혼동하기도 하는데, 제 4 이동통신사업자는 기존의 이동통신사업자처럼 자체적으로 통신망을 구축해야하는 신규사업자를 의미하는만큼, 둘은 전혀 다른형태의 사업자다.

비록 자체적인 통신망은 없지만, 이동통신에 가입하면 주어지는 멤버쉽서비스나 각종 할인혜택 등을 없애고, 회사의 마진을 줄이는 방식을 통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보다 저렴한 가격에 통신 서비스를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대표적인 MVNO로는 프리텔레콤, 에넥스텔레콤, NRC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은 인지도가 낮고,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도 적으며, 결정적으로 소비자에게 익숙한 후불방식과 달리 선결제방식 요금제나 네트워크 마케팅을 선호해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할부금 다 내면 통신비 반값된다?

이런 상황임에도 국내 최대의 유선방송사업자 CJ헬로비전은 KT와 통신망 임대계약을 맺고, 2012년 1월부터 MVNO 시장에 진출한다고 19일 밝혔다. 일단 CJ헬로비전이 발표한 요금제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현재 CJ헬로비전이 내세운 최대의 강점은 바로 ‘유심 스마트플러스’다. 기존에 사용하던 스마트폰으로 해당 요금제로 유심기변을하면, 월 기본료 17,000원에 기존 34,000원 요금제와 동일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단, 단말기 할부금을 완납한 스마트폰이어야 한다. 즉, 이 요금제는 내년에 시행할 예정인 ‘단말기 블랙리스트제도’로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는 CJ헬로비전의 계산이 깔려 있는 셈이다.

블랙리스트 제도란?

단말기(휴대폰 등)를 통신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화이트리스트제도)이 아니라 단말기의 가격을 일시에 내고 대리점, 인터넷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제도를 의미한다. 현재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화이트리스트제도와 병행해서 실시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2012년에 시행될 예정이다.

약정을 걸고 스마트폰보조금을 받는 형태의 요금제도 있다. 월 28,000원을 내는 ‘헬로스마트28’요금제의 경우 음성은 150분, 문자는 250건, 데이터는 100MB를 제공한다. 이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34,000원대 요금제와 비슷하다. ‘헬로스마트37’도 44,000원을 내는 요금제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약 6,000~7,000원의 요금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헬로스마트47의 경우 음성은 330분을 제공하고 데이터는 1GB를 제공한다. 이에 비해 기존 이동통신사업자의 54,000원을 내는 요금제의 경우 음성은 300분, 데이터는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기존 사용자중 상당수가 54,0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선택하는 이유는 바로 무제한 데이터 제공 때문이다. 하지만 CJ헬로비전의 요금제는 무제한 데이터 제공이 없다. 헬로스마트 47보다 더 비싼 요금제도 데이터는 최대 1GB만 제공한다. 음성통화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은 무제한 요금제를 제공하지 못하는 것의 반대급부로 풀이된다.

이렇게 약정을 걸고 스마트폰보조금을 지급받는 조건으로 사용하는 요금제는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이정도 서비스로는 MVNO의 한계인 단말기 부족, 멤버쉽 혜택 부재 등을 극복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CJ헬로비전도 이점을 인식하고 있다. 삼성 ‘갤럭시넥서스’, 팬텍‘베가레이서’, KT테크‘테이크타키’와 같은 최신 단말기를 확보하고 CJ와의 연동을 통해 CGV멤버쉽 카드 적립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기존의 MVNO와는 그 규모부터 다른 CJ헬로비전이 최대 50%까지 저렴한 요금제를 내세워, 소비자에게 관심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