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가 만들었다니, 그럼 한 번 써볼까?

꽉 끼어 귀가 눌리는 헤드셋, 조금만 써도 손목이 아픈 마우스, 어두운 배경에서 유닛이 구분되지 않는 모니터… 게임 실력을 조금이라도 향상시키기 위해 이름 있는 주변기기를 구입했건만, 막상 사용해보면 오히려 방해가 되는 제품들이 너무나 많다. 일반적인 PC 주변기기들은 인터넷 검색, 동영상 감상 등 일반적인 환경에서 두루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하다 보니 장기간 집중해서 써야 하는 게임 환경의 특수성을 미처 감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변 기기가 그래 봐야 오십보백보라고? 아니다. 게이밍 전용 제품이 괜히 있겠는가. 그 동안 범용 제품에 실망했던 게이머라면 게이밍 전문 업체들이 만든 제대로 된 기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과부 심정은 홀아비가 안다고, 게이밍 전문 업체들은 제품을 어떻게 설계해야 게임에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단순한 상술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다면 프로게이머가 직접 만든 제품은 어떨까. 게임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니 해당 게임을 플레이할 때 어떤 부분이 절실한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술적인 지식이 없기에 실제 제조 공정에 관여하지는 못하더라도, 제품 컨셉을 잡을 때 조언을 한다거나 시제품을 사용해보고 피드백을 주는 것으로도 품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전문 업체와 프로게이머가 함께 만든 주변 기기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유명 게임팀의 이름을 걸고, 7H 프나틱 에디션, 시베리아 V2 나투스빈체레 에디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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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e스포츠 팬이라면 한번쯤 ‘프나틱(Fnatic)’이라는 이름을 들어봤을 것이다. 프나틱은 스웨덴 프로게이머들로 구성된 e스포츠팀으로, ‘카운터스트라이크’, ‘콜오브듀티’, ‘워크래프트3’, ‘스타크래프트2’,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도타’, ‘리그오브레전드’ 등의 유명 게임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06년부터 수차례에 걸쳐 각종 e스포츠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장 유명한 e스포츠팀 중 하나로 자리를 굳혔다.

스틸시리즈의 ‘7H 프나틱 에디션’은 프나틱의 이름을 걸고 발매된 게이밍 헤드셋이다. 기본 바탕은 스틸시리즈의 인기 헤드셋 ‘7H’에서 따왔으며, 밴드 부분에 프나틱을 상징하는 특유의 주황색 로고가 새겨져 있다. 스틸시리즈는 “제품 개발단계부터 프로게이머들과 협력해 설계했다”며 “특정 장소의 미세한 발자국 소리, 숨겨진 총소리 등의 중요한 소리를 완벽하게 재생해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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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나틱이 관여한 제품은 헤드셋 이외에도 또 있다. 게이밍 마우스 ‘센세이’를 바탕으로 만든 ‘센세이 프나틱’이 그것이다. 오리지널 센세이는 은색과 검정색을 조합한 비교적 무난한 색감을 보여주는 반면, 센세이 프나틱은 프나틱을 상징하는 주황색으로 화려하게 포인트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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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스트라이크의 열혈팬이라면 우크라이나 e스포츠팀 ‘나투스빈체레(Natus Vincere), 다른 말로 ‘나비(Na’Vi)’가 만든 ‘시베리아 V2 나투스빈체레 에디션’을 눈여겨볼만 하다. 헤드셋 안쪽에 새겨진 나비 로고와 밝은 노랑색의 화려한 외관이 특징이다.

박성준, 최지성 선수가 만들었다, 벤큐코리아 RL2240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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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큐코리아의 21.5인치 LED모니터 ‘RL2240H’ 개발에는 스타크래프트2 게임팀 ‘스타테일’의 간판 박성준 선수와 최지성 선수가 참여했다. RTS게임 전용 모니터로, 블랙 이퀄라이저(Black eQualizer) 기술을 탑재했다. 이 기술은 게임 화면의 어두운 부분만의 밝기를 높여서 게이머로 하여금 상대편의 움직임을 보다 빠르게 감지하고 반응할 수 있게 도와준다. 또한 RTS 게임에 맞는 캘리브레이션(색상교정)을 제공하는 RTS 모드가 탑재됐다.

박성준 선수의 의견은 디자인에도 반영됐다. RL2240H의 테두리 부분은 하이글로시 화이트로 처리됐는데, 이는 박성준 선수가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색상이다.

그외에 LED백라이트와 풀 HD 해상도 그리고 2ms(G to G)의 응답속도를 보여주는 TN패널과 사용하기 쉽게 디자인된 OSD 메뉴와 D-SUB, DVI, HDMI 등 세가지 연결 단자를 갖추었다.

카운터스트라이크의 전설이 참여한 조위기어 EC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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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이밍 기기 전문업체 조위기어가 만든 광마우스 ‘EC1’과 ‘EC2’의 개발에는 카운터스트라이크 챔피언 ‘히튼(HeatoN)’이 참여했다. 조위기어는 EC1과 EC2를 출시하기 위해 1년 6개월의 시간을 순수 개발에 투자하고 샘플링 단계에서 히튼을 포함한 프로 게이머 수십 명에게 6개월 이상 테스트를 의뢰하여 세밀한 부분을 재조정하고 수정하여 출시하게 됐다고 전했다.

EC1은 유럽과 미국 선수들의 손크기에 맞춘 제품이며, 이보다 조금 작은 EC2는 아시아 선수들의 손크기에 맞춘 제품이다. 500, 1000, 2000 3가지 DPI 조절이 가능하고, 휠의 색상 변화에 따라 현재 설정된 DPI를 파악할 수 있다.

레이저 방식이 아닌 옵티컬 방식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조위기어측은 “레이저 방식은 천 재질 마우스패드와의 마찰로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며 “게이밍 마우스로는 옵티컬 방식이 훨씬 더 좋다”고 주장했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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