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동영상을 감춰 주는 ‘프라이버시 프로텍터’

사내 연애 커플이 있다. 아직까지 회사 내 그 누구도 모르고 있다. 연애 행각이야 퇴근 후나 주말에 벌이면(?) 되지만 문제는 스마트폰이다. 함께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고스란히 저장돼 있기 때문에 자칫 누군가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여다 본다면 금새 탈로 날 것이 분명하다. 특정 사진이나 동영상, 폴더 등에 암호를 걸어 잠그고 싶다. 이들을 어엿비 여겨 출시된 사진/동영상 잠금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이 바로 ‘프라이버시 프로텍터’다. 이름 그대로 사생활 보호 어플이다.

프라이버시 프로텍터는 안드로이드용 어플로 마켓에서 1,000원에 판매되는 유료 어플이다. 물론 마켓을 뒤져 보면 무료 어플도 더러 있지만, 사용이 간편하고 직관적이며 확실하게 사진과 동영상을 숨겨 준다는 점에서 1,000원이 결코 아깝지 않다. 더구나 매일매일 위태로운 ‘줄타기 연애’를 감당해야 하는 사내 커플에게 대단히 유용하다.

프라이버시 프로텍터를 내려 받아 설치한 후 이를 실행하면 몇 가지 알림 사항이 표시되는데, 일단 꼼꼼히 읽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 암호를 설정해야 한다. 최대 숫자 여덟 자리까지 입력할 수 있다. 암호가 등록되면 메인 화면이 나오는데, 사진을 숨기고 싶으면 ‘Image’ 탭을, 동영상을 숨기고 싶으면 ‘Video’ 탭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Image 탭을 선택한 다음 스마트폰의 메뉴 버튼을 터치하고 [공개 이미지 목록]을 선택한다. 그러면 현재 해당 스마트폰에 저장되어 있는 사진 폴더를 섬네일 형태로 표시한다. 프라이버시 프로텍터는 폴더 전체나 각각의 사진 파일을 선택해 숨길 수 있다. 폴더 전체를 숨길 필요는 없으니 둘이 함께 찍은 사진만 골라 숨기면 된다.

이에 숨기려는 사진 파일을 2초 정도 터치하면 하단에 숨김 버튼이 표시되고, 이때부터 파일 선택 모드로 변경되어 여러 장의 사진을 한꺼번에 숨길 수 있게 된다. ‘숨김’ 버튼을 누르면 해당 파일을 새로운 폴더를 생성하여 숨길 것인지, 아니면 원래 폴더와 동일한 이름으로 숨길 것인지를 묻게 된다. 만약 숨겨야 할 사진이 여러 부류(?)라면 필요에 따라 폴더를 생성해 숨기면 된다.

자 이제 잘 숨겨졌는지, 행여 갤러리 어플로 보여지는 건 아닌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의 ‘갤러리’어플을 실행하여 숨김 해당 파일이 노출되는지 점검한다. 다행이다. 보이지 않는다. 다른 사진은 그대로 있는데, 그와의 사진만 안전하게 숨겨졌다. 정말이지 사내 커플에게는 천금 같은 어플이라 아니할 수 없다. 동영상을 숨기는 방법도 이와 동일하다.

이렇게 숨겨진 사진과 동영상은, 앞서 스마트폰 메뉴 버튼을 터치해 나타난 메뉴에서 [개인 이미지 목록]을 선택하면 볼 수 있다. 여기서도 숨긴 방법과 동일하게 특정 파일을 2초 이상 터치한 다음 ‘공개’ 버튼을 터치하면 일반적인 공개 사진으로 바뀐다. 그러면 당연히 갤러리 어플 등에 나타나게 된다.

기본적인 사용법은 여기까지가 전부다. 스마트폰 초보자라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설정’ 탭에서는 다양한 기능 설정을 할 수 있는데, 숫자형 암호가 아닌 손가락으로 패턴을 그려 잠글 수도 있다. 이 밖에 프라이버시 프로텍터 아이콘 자체도 숨기도록 할 수 있다(단 아이콘을 숨기면 홈 화면에서 위젯으로 꺼내야 실행할 수 있다).

참고로 프라이버시 프로텍터를 사용함에 있어 반드시 숙지해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가장 먼저, 사진이나 동영상을 숨긴 상태에서 어플을 제거하지 말라는 것이다. 자칫 소중한 파일을 영영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아울러 사진이나 동영상을 숨기거나 공개하기 전에 갤러리 어플이나 동영상 어플을 반드시 종료해야 한다. 암호를 잊어 버리면 어떻게 할 방법이 없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이럴 땐 개발사에 문의하는 게 좋다).

전반적으로 사내 커플이나 이외 다른 이유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개하기 곤란한 이들(누군가 분명히 있다)에게, 프라이버스 프로텍터는 1,000원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 다만 사진과 동영상 이외에 문서, 이메일 등의 다른 파일은 숨길 수 없는 점이 약간 아쉽긴 하다. 이 어플은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하자는 목적으로 제작된 어플이지, 업무 보안을 위한 것은 아니니 인정하기로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