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Ultimate! 삼성전자 센스 시리즈 7 게이머
노트북 판매량이 데스크탑을 능가하게 된지가 한참 되었다. PC 시장의 중심이 노트북으로 이동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PC 시장의 큰 축 중 하나인 게이머(혹은 게임매니아)들은 노트북을 좀처럼 사지 않는다. 성능 때문이다. 노트북은 성능보다는 휴대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게임을 원활히 구동하기 힘들다. 다만 해외 시장을 둘러보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 있는데, 델(dell)의 ‘XPS’나 ‘에일리언웨어’ 같은 이른바 ‘게이밍 노트북’의 경우 어지간한 데스크탑을 능가하는 게임 성능을 갖춰 게이머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처럼 게이밍 노트북에 대한 반응이 심상치 않으니 국내 업체들도 손을 놓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이번에 소개할 삼성전자의 NT700G7A, 이른바 ‘센스 시리즈 7 게이머’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제품은 웬만한 PC방용 데스크탑 PC도 저리 가라 할 수준의 막강한 성능을 갖췄고, 여기서 살펴 볼 상위급 모델인 ‘NT700G7A-S73D’의 경우, 멀티미디어 매니아들을 위한 블루레이 드라이브는 물론, 손에 잡힐듯한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까지 제공한다. ‘Ultimate(궁극)’이라는 단어가 참으로 잘 어울리는 삼성의 게이밍 노트북, 센스 시리즈 7 게이머의 면모를 살펴보자.
노트북이라기보단 이동 가능한 데스크탑?
‘노트북은 무조건 휴대용’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용자라면 이번 기회에 생각을 고쳐먹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일단 노트북에 속하긴 하지만 절대로 휴대용이 아니다. 두께는 4.98cm이고 무게가 4Kg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반 노트북용의 2~3배에 달하는 덩치를 자랑하는 전원 어댑터까지 딸려있으니 이를 휴대하면서 쓴다는 것은 크나큰 모험이다. 노트북이라기보단 ‘이동이 가능한 데스크탑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하지만 이런 큰 덩치는 분명히 의도된 것이다. 덕분에 얻은 것도 많기 때문이다. 일단 17.3인치의 큼직한 화면은 보기에도 시원시원하며, 숫자 키패드까지 포함된 풀사이즈 키보드는 활용성이 높다. 특히 노트북용 키보드 치고는 키가 눌리는 깊이가 상당히 깊어서 타이핑 감각도 데스크탑용 키보드 못지 않다(개인적으로 오히려 중저가의 웬만한 키보드보다 훨씬 느낌이 좋은 듯하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의 키보드가 가진 또 하나의 재주라면 백라이트(back light: 후방 조명) 기능이다. 어두운 곳에서 작업을 할 때 특히 유용한데, 게이밍 노트북이라는 개성을 살려 게임을 할 때 특히 많이 쓰는 W, A, S, D 키에만 붉은 색, 나머지 키에는 파란색 조명이 들어오는 모습이 눈에 띈다.
그리고 키보드 우측 상단에는 노트북 사용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모드 다이얼이 있다. 이는 현재 하고자 하는 작업에 따라 각각 최적화된 상태로 CPU 동작 속도 및 화면 밝기를 조절하는 것인데, CPU 속도가 낮을수록, 그리고 화면 밝기가 어두울수록 배터리 소모는 줄어든다. 제공하는 모드는 게임 / 최적 / 도서관 / 최대절전의 4가지다. 게임모드가 성능은 가장 우수하지만 그만큼 전력 소모도 가장 심하며, 최대절전 모드는 그 반대다.
게임모드 시에는 단순히 성능이 향상될 뿐 아니라 냉각 기능이 최대 수준으로 높아지며, 게임 실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몇몇 프로그램(백신 등)이 비활성화된다. 한마디로 게임에 완전히 최적화된 상태로 시스템이 변한다는 의미다.
다양한 포트와 멀티미디어 기능, ‘덩치 값’ 하네
노트북 측면을 봐도 ‘덩치 값’이 느껴진다. D-Sub, HDMI, DP 등 다양한 외부 디스플레이 출력포트를 갖추고 있어서 대부분의 TV나 모니터 등과 연결할 수 있으며, 4개의 넉넉한 USB 포트도 만족스럽다. 특히 이 중 2개는 USB 3.0 규격인데, 기존의 USB 2.0 포트보다 최대 10배 이상 빠르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다. 요즘 출시를 시작한 USB 3.0 규격의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를 가지고 있다면 매우 유용할 것이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멀티미디어 관련 기능도 최상급이다. 특히 이번 리뷰에 사용한 NT700G7A-S73D 모델은 차세대 미디어인 블루레이 디스크를 구동할 수 있는 블루레이 드라이브, 그리고 전용 안경 착용 시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는 3D 디스플레이까지 갖췄다.
블루레이 디스크에 담긴 풀 HD급 고화질 영화 감상은 물론, 손에 잡힐 듯 생생한 3D 영상의 게임 및 영화도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시중에 3D 영화가 담긴 블루레이 타이틀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영화 매니아에게 있어 3D 디스플레이와 블루레이 드라이브를 함께 갖춘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제법 매력적인 솔루션이다.
PC방 컴퓨터도 울고 갈 막강한 성능
센스 시리즈 7 게이머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역시 막강한 컴퓨팅 성능이다. NT700G7A-S73D 모델 기준으로 2세대 코어 i7-2670QM CPU 및 라데온 HD 6970M 그래픽카드, 그리고 8GB의 DDR3 메모리를 갖췄는데, 이 모두 노트북용 부품 중에는 최상급이다. 특히 2세대 코어 i7-2670QM CPU의 경우, 4개의 코어(CPU의 두뇌)를 갖춘 쿼드코어(Quad Core) CPU인데, 하나의 코어를 둘로 나눠 마치 코어 수가 2배로 늘어난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하이퍼스레딩(Hyper-Threading) 기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운영체제에서는 총 8개의 CPU를 갖춘 것으로 인식하고 동작한다. 이는 특히 동시에 여러 가지 작업을 할 때 효과적이다.
라데온 HD 6970M 그래픽카드 역시 주목할만하다. 그래픽카드는 특히 게임 구동 성능에 큰 영향을 끼친다. 라데온 HD 6970M는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 표현을 할 수 있는 다이렉트X 11 기술 및 풀 HD급 고해상도 화면을 부드럽게 처리할 수 있는 2GB의 대용량 비디오 메모리를 내장해, 2011년 11월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거의 모든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 가능하나 필요성은 느껴지지 않아
이 정도 사양이라면 사실 현존하는 노트북으로선 거의 한계에 달했다고 할 수 있는데, 만약 이조차도 만족하지 못한다 메모리 및 하드디스크 업그레이드로 좀 더 성능을 높일 수도 있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에서 업그레이드 가능한 부분은 메모리와 하드디스크다. 본체 바닥 중앙에 있는 나사를 드라이버로 풀고 커버를 열면 메모리 슬롯 및 하드디스크 장착 베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NT700G7A-S73D 모델의 경우, 내부에 8GB(4GB x 2) 메모리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으면서 별도로 추가 메모리 장착이 가능한 슬롯 2개를 제공한다. 시중에 팔고 있는 노트북용 DDR3 규격 메모리를 구매해 용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NT700G7A-S73D에 탑재된 HM65 계열 메인보드는 총 16GB까지 메모리 확장이 가능하므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다면 4GB DDR3 메모리 2개를 사서 꽂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드디스크 업그레이드의 경우 보다 융통성이 있다. 일반적인 노트북은 1대의 하드디스크만을 꽂을 수 있지만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2대까지 하드디스크 탑재가 가능하다. 하지만 굳이 업그레이드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할 것 같다. NT700G7A-S73D 모델은 500GB 용량의 하드디스크 2대를 탑재해서 총 1TB의 용량을 제공한다. 1TB라는 넉넉한 용량도 용량이거니와, 7200RPM으로 회전하는 고속 하드디스크이기 때문에 5400RPM 하드디스크를 탑재한 일반 노트북에 비해 속도 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그리고 NT700G7A-S73D 모델의 경우 2대의 500GB 하드디스크 외에도 8GB의 iSSD(integrated Solid State Drive)를 내장하고 있다. SSD는 플래시메모리 기반의 저장매체로, 가격이 비싸서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지만, 자기디스크 기반의 하드디스크에 비해 데이터 처리속도가 훨씬 빠른 것이 장점이다. 센스 시리즈 7에 내장된 iSSD는 교체가 가능한 일반 SSD와 달리 시스템 내부에 고정적으로 자리잡은 SSD다.
이 iSSD는 사용자가 관리하는 별도의 드라이브로 잡히지 않고 캐시(cache)용도로 쓰인다. 자주 사용하는 데이터를 iSSD에 저장해서 운영체제 부팅 속도 및 프로그램 실행 속도를 높이는데 쓴다는 의미다.
7200RPM의 하드디스크와 캐시용 8GB iSSD 덕분인지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전반적으로 반응 속도가 빠른 편이다. 사실 이 정도만으로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만족하겠지만, 좀더 욕심을 부리고 싶은 사용자라면 대용량 SSD를 별도로 구매해 기존의 하드디스크 대신 꽂을 수도 있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SATA 규격의 2.5인치 하드디스크나 SSD를 장착할 수 있다. 다만 대용량 SSD는 상당히 비싸다. 2011년 11월 현재, 256GB 용량의 SSD가 50만 원에 달할 정도다.
훌륭한 게임 구동능력 + 3D로 만족도 높아
게이밍 노트북을 지향하는 센스 시리즈 7 게이머, 그렇다면 과연 실제 게임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사양만 봐서는 상당한 수준이 기대되지만, 수치상의 사양이 곧 실제 성능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는 생각 이상으로 많다. 특히 NT700G7A-S73D 모델의 경우는 3D 입체영상 출력 기능까지 있기 때문에 호환성의 문제도 걱정스럽다. 실제로 게임을 구동하며 성능을 측정해보고 3D 입체영상 기능도 적극적으로 활용해봤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로 3D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선 일단 기본적으로 설치된 ‘TriDef 3D’ 프로그램을 실행해야 한다. 이 안에서 사진 영화, DVD, 그리고 게임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게임을 선택한 후 ‘검색’을 누르면 노트북 내에 설치된 게임 중 3D 입체영상 출력이 가능한 게임 목록을 검색, 표시한다. 이번 테스트에 사용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와 ‘아이온’은 모두 이에 해당하는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이번 테스트에서 게임의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상’으로 높였으며, 화면 해상도는 1,920 x 1,080으로 맞췄다. 다만 화질 향상 정도에 비해 성능 저하가 심한 안티앨리어싱(anti-aliasing) 옵션은 적용하지 않았다.
FPS(1인칭 슈팅) 게임인 ‘콜오브듀티 블랙옵스’의 경우, 그래픽의 품질이 상당히 높아서 기존 노트북에서는 제대로 플레이 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로 플레이 해보니 그래픽 옵션을 최상으로 높였는데도 불구하고, 초당 60 프레임 내외를 안정적으로 표시하면서 상당히 원활한 진행이 가능했다. 게임 플레이 시 초당 60 프레임 정도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을 정도다. 적들이 한꺼번에 많이 나오는 장면에서 45 ~ 50 프레임 정도로 약간의 프레임 저하가 발생하긴 했지만 플레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특히 3D 입체 모드로 플레이 해보니 입체감이 뛰어날뿐더러 화질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센스 시리즈 7 게이머에 적용된 3D 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3D TV와 동일한 셔터글래스(SG) 방식이다. 셔터글래스 방식은 화질이 우수한 반면, 전자회로가 내장된 전용 안경이 필수이기 때문에 안경 무게가 무겁고 주기적으로 충전이 필요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하지만 NT700G7A-S73D 모델과 함께 보급 중인 SSG-M3750CR 신형 안경(별도 구매)은 2시간 충전으로 최대 40시간 동안 사용이 가능하며, 무게도 28.5g에 불과해서 이전의 단점이 상당히 보완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음에 테스트 본 게임은 MMORPG인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서비스를 시작한지 3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에 속한다. 특히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동시에 접속해 플레이 하는 MMORPG의 특성상, CPU와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없다.
아이온을 실행해 30여분 정도 플레이를 해보니 표시 캐릭터의 수가 많은 마을에서는 40 ~ 50 프레임, 그리고 표시 캐릭터의 수가 적은 필드에서는 60 ~ 70 프레임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정도 수준이라면 웬만한 PC방보다 나은 수준이다. 3D 모드 시의 입체 영상 출력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져 한층 높은 몰입도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만 3D 입체영상으로 보니 캐릭터 제어가 익숙하지 않아 다소 헛갈리기도 했다.
NT700G7A-S73D 모델은 게임 외에 사진 및 동영상도 3D로 볼 수 있다. 다만 이 기능을 원활히 활용하려면 3D 블루레이 타이틀이나 3D 방식으로 촬영된 동영상 파일, 혹은 사진 파일이 필요하다. 그리로 일반 동영상이나 사진도 3D로 전환해 볼 수 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이 경우엔 입체감이 매우 떨어진다. 너무 큰 기대는 하지 않도록 하자.
‘궁극’의 노트북을 얻기 위한 대가
센스 시리즈 7 게이머는 ‘노트북은 휴대용’이라는 선입견만 버린다면 단점을 거의 지적할 수 없을 만큼 막강한 물건이다. 기본적인 컴퓨팅 성능은 물론 블루레이와 3D 입체 영상을 비롯한 부가 기능도 충실하며, 모니터의 화질이나 스피커의 음질, 키보드의 타이핑 감각 등 감각적인 면에서도 국산 노트북치고는 상당히 만족할만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가격이 2011년 11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240만원 대에 육박하기 때문에 단순히 게임을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구매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그야말로 현 시점에서 구할 수 있는 ‘궁극’의 노트북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이 정도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외국 브랜드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게이밍 노트북’ 출시를 국내 브랜드에서도 시도했다는 점, 그리고 그 결과물이 나름대로 만족할만하다는 점에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