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미숙한 대처로 시장 점유율을 잃어 가고 있는 노키아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손을 잡고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 2종을 영국 런던에서 처음으로 공개했다. ‘루미아(Lumia)800’과 ‘루미아710’으로 이름붙은 이 제품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심비안을 버리고 윈도폰을 탑재한 노키아의 첫 제품이라는 의미 이외에도 앞으로 노키아가 대처할 스마트폰 시장의 미래를 점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1)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1)

같은 날 KT의 표현명 사장도 트위터를 통해 루미아710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밝혔다. 정확한 출시일은 알 수 없지만, 조만간 국내에서도 윈도폰7을(드디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미 해외에서는 약 1년 전부터 윈도폰7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출시되기 시작했으며, 국내의 경우 한국어 지원 문제로 인해 출시가 지연됐다(윈도폰7 초기 버전에서 한국어는 지원 대상이 아니었고, 최근에 이르러 윈도폰7 망고 버전부터 지원이 되고 있다).

*윈도폰7 망고 버전 발표 참고기사: http://it.donga.com/newsbookmark/5680/

윈도폰, 윈도모바일을 지울 수 있을까

윈도폰7, 그리고 윈도폰7 망고. 스마트폰에서 운영체제가 중요한 것은 이제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다. 스마트폰에 PC처럼 복잡한 운영체제는 어울리지 않는다. 애초에 운영체제를 탑재하는 기기 자체가 다르고, 사용하는 대상 자체가 다르다. MS는 값비싼 대가를 치루고서야 이 사실을 잘 알게 됐다.

아이폰이 ‘스마트 혁명’을 이끌고 왔을 무렵, MS는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PC용 운영체제의 모바일 버전인 윈도모바일을 출시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발표에 따르면 MS의 모바일 운영체제는 2009년 2분기 9.3%에서 단 1년 만인 2010년 2분기 5.0%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맛보았다. 이후 윈도모바일은 6.5버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스마트폰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싶었지, ‘PC’를 사용하고 싶지 않았다. PC 모니터에서나 보던 블루 스크린을 스마트폰에서도 보기를 원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2)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2)

다만, 국내 시장에서는 조금 달랐다. 아이폰3Gs가 처음 국내에 들어온 2010년 연말, 삼성전자는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옴니아2를 대항마로 내세우고 대대적인 홍보를 가했다. 이에 2010년 3월 윈도모바일은 국내 시장 점유율 56.3%에 달하는 결과를 냈다. 하지만, 이 성과가 길게 이어지지는 못했다. 약 1년이 지난 2011년 1월 국내 시장에서 윈도모바일을 탑재한 스마트폰의 시장점유율은 11.3%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그로부터 다시 약 1년이 지난 지금, 윈도모바일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3)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3)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윈도폰7은 과거 윈도모바일의 그림자를 하루빨리 지워야만 한다. 다행히 가시적인 성과는 조금씩 보이고 있다. 이전 윈도모바일과 확실하게 달라진 타일형태의 메인 화면처럼, 모바일 운영체제다운 인터페이스로 대폭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한 한 때 전세계 스마트폰 및 휴대폰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성했던 노키아와 손을 잡으며 각 시장조사업체의 전망도 점점 상향조정되고 있다. 오는 2015년에는 MS 윈도폰이 20%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4)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4)

*윈도폰7에 대한 참고기사: http://it.donga.com/plan/2434/

국내에 선보일 첫 윈도폰7 루미아710은?

국내에 조만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루미아710은 갤럭시S2나 아이폰4S처럼 프리미엄급 제품은 아니다. 오히려 같은 날 선보인 루미아800이 기본적인 사양은 더 높다. 루미아710은 보급형 제품에 속한다. 이는 KT의 홍보 전략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미 국내 프리미엄급 스마트폰 시장은 iOS의 아이폰과 갤럭시S2 등으로 대변되는 안드로이폰으로 포화상태다. 즉, 보급형 시장에 대한 반응을 먼저 살펴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먼저 각 제품 간 기본 사양을 알아보자.

루미아800은 3.7인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1.4GHz 싱글코어 스냅드래곤 프로세서, 512MB 메모리(RAM), 16GB 저장공간,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듀얼 LED 플래시) 등을 탑재했다. 그리고 아이폰4와 같은 마이크로 유심을 사용하며, 색상은 블랙, 블루, 핑크 세 가지로 출시된다. 제품 두께는 12.1mm이며, 무게는 124g이다. 특히, 제품 전체가 일체형 디자인으로 제작되어 있어, 1,540mAh 용량의 배터리가 내장된다. 즉, 아이폰처럼 교체할 수 없다. 이외에 음성 네비게이션 기능 ‘노키아 드라이브’ 기능이 내장되어 있으며, MS 스카이 드라이브 25GB(웹 하드와 같은 서비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5)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5)

루미아710의 기본사양은 루미아800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외형 디자인 중 모서리 부분이 약간 곡선으로 제작되어 있으며, 후면 카메라가 500만 화소급으로 조금 낮다. 출시가격은 루미아800이 420유로, 루미아710이 270유로이며,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66만 원과 42만 원 수준이 된다. 제품 가격 경쟁력만으로 보면 현재 출시되고 있는 70~80만 원대의 프리미엄급 제품보다 약 20~40만 원은 싸다.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6)
윈도폰7을 품은 노키아, 앞으로 다가올 그들의 미래는? (6)

노키아 스테판 엘롭 CEO는 “루미아800이야 말로 진짜 윈도폰7 스마트폰이다. 노키아의 높은 완성도와 디자인을 접목시켰을 뿐만 아니라, 윈도폰7 모바일 운영체제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다”라고 자신했다. 노키아 루미아 시리즈는 그간 쇠락의 길을 거듭했던 심비안을 버리고, 잠시 미고(MeeGo)로 숨을 돌린 이후, 다시 한번 일어서기 위한 노키아의 마지막 자존심일지도 모른다.

소리소문 없이 시작된 MS의 국내 윈도폰7 진출

MS도 얼마 전까지 만해도 영문으로 서비스되고 있던 윈도폰7 홈페이지(http://www.microsoft.com/windowsphone/ko- kr/)를 한글로 바꾸며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채비를 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윈도폰7의 앱스토어인 ‘마켓플레이스’를 엿볼 수 있다는 점. 스마트폰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은 그 개수와 종류가 경쟁력이라고 할 정도로 중요하다. 현재 마켓플레이스는 ‘앱’과 ‘게임’으로 구분되어 있고, 등록되어 있는 앱도 상당수에 이른다.

특히, MS는 얼마 전부터 개발자를 위한 개발 툴, API 등을 공개해 어플을 늘리기 위한 준비도 착실히 진행해왔다. ‘the iPhone/iOs to Windows Phone 7 API mappinf tool’로 명명된 기술 지원을 통해 기존 아이폰 어플을 윈도우폰7용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즉, 아이폰 어플 개발자를 위한 윈도우폰7용 가이드를 제공하겠다는 것. 윈도를 탑재한 PC와의 연동도 장점이다. 이외에 워드, 파워포인트와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 등 다양한 PC용 프로그램과도 쉽게 연동할 수 있다.

국내에 노키아의 루미아710이 출시되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제조사도 윈도폰7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윈도폰7 스마트폰을 해외에 출시한 경험도 있고, 다양한 모바일 운영체제를 선보일 것이라고 천명한 전례도 있기 때문. 과연 MS와 노키아가 지금까지의 아픔을 딛고, 국내외 시장에서 반등의 기회를 잡을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