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기 가능 스마트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 런던서 공개
지난 2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삼성전자는 자사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날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의 런칭 행사를 갖고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11월 내 LTE 지원 모델로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 노트에는 전자유도식 스타일러스펜(S펜)이 내장돼 마치 종이에 글씨를 쓰듯이 세밀한 필기를 할 수 있는 것이 특징. 또 1280 x 800 해상도의 HD 슈퍼 아몰레드 5.3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스마트폰의 휴대성과 태블릿 PC의 활용도를 모두 갖췄다. 1.4GHz 듀얼코어 프로세서, 800만화소의 후면 카메라 및 200만화소의 전면 카메라,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버전(진저브레드) 등을 탑재했다.
갤럭시 노트는 지난 9월 독일에서 개최된 IFA 2011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당시 바다2.0을 탑재한 ‘웨이브3’, ‘갤럭시 탭 7.7’, ‘슬레이트 PC’ 등 삼성전자의 다양한 제품이 전시됐지만,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갤럭시 노트였다. 전시 부스를 추가로 설치해야 할 정도로 관람객들이 몰렸으며, 평소 제품에 호의적이지 않던 외신 및 IT 전문매체들도 이례적으로 호평을 쏟아냈다. 인터넷 중계를 본 국내 소비자들도 관련 카페를 잇따라 개설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유튜브를 통해 런던 현지에서 열리는 갤럭시 노트 런칭 행사를 생중계했다. 행사 생중계는 국내 시각으로 28일 새벽 2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동아닷컴(www.donga.com/event/galaxynote/samsung.html)을 통해서도 중계됐다.
펜과 터치스크린의 만남, 이것이 바로 디지로그
“스타일러스펜은 필요 없습니다. 누가 그 불편한 것을 쓰겠습니까?”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처음 공개할 때 했던 말이다.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워낙 아이폰이 주는 충격이 컸던 데다가 수많은 사람들이 정전식 터치 방식 스크린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기에 ‘침묵의 나선(자신이 소수 의견에 속한다고 생각하면 입을 다무는 현상)’으로 침잠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스타일러스펜의 빈 자리는 채워지지 않았다. 필기가 필요할 때마다 사람들의 아쉬움은 점점 커져갔다. 미세한 조작이 힘든 정전식 스타일러스펜으로는 이 갈증을 채울 수 없었다.
갤럭시 노트는 필기 기능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꼭 맞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노트에 탑재된 S펜에는 태블릿 제조사로 유명한 와콤의 전자 유도식 터치 방식이 도입됐다. 전자 유도식은 전용펜 이외에는 인식하지 않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에 손가락이 닿아도 이중 입력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리고 필압이 약하면 옅게 써지고, 강하면 진하게 써지는 등 실제 필기할 때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또한, 별도의 건전지가 필요 없어 관리하기도 편하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결합한 ‘디지로그(Digilig)’ 제품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에 자사가 개발한 필기용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 ‘S메모’도 탑재했다. 다양한 색깔과 굵기로 필기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그림도 세밀하게 그릴 수 있다. 이렇게 메모를 완성하고 나면 텍스트 변환 기능을 사용해 이미지가 아닌 텍스트로 저장할 수도 있다. 문자입력방식에도 필기인식기능이 추가됐다. 가상키보드에 있는 펜 모양의 아이콘을 선택하면 일일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누를 필요 없이 S펜으로 글씨를 쓸 수 있다.
삼성전자는 S펜의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를 공개해 “서드파티 개발자들도 관련 어플을 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지금 당장은 삼성전자가 직접 만든 어플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스마트폰의 휴대성, 태블릿PC의 해상도
갤럭시 노트의 화면 크기는 스마트폰 ‘갤럭시S2’보다 크고, 태블릿 PC ‘갤럭시 탭’보다 작다. 5.3인치 크기의 화면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중간 지점. 두 제품군의 중간에 위치해 주머니에 쏙 들어갈 정도로 부담 없는 크기임에도 엔터테인먼트 및 멀티미디어 용도로 사용하는데 손색이 없다.
사실 5인치 스마트폰은(국내에 출시한 제품 중) 델의 ‘스트릭’이 먼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스트릭은 화면만 클 뿐, 해상도는 기존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인 800 x 480이었다. 반면 갤럭시 노트의 해상도는 태블릿 PC급인 1280 x 800이다. 디스플레이도 현존 최고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HD 슈퍼 아몰레드가 탑재해 빠른 반응 속도, 고화질 해상도, 자연색 재현, 180도 시야각 등을 갖췄다. 이것이 갤럭시 노트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장점을 합쳐놓았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화면 크기가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를 스마트폰으로도, 태블릿 PC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갤럭시S2로 영화를 볼 때처럼 화면크기에 아쉬움을 느낄 필요도 없고, 큼직한 갤럭시 탭으로 전화를 받는 민망한 상황이 연출되지도 않는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모두 필요한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글 / IT동아 서동민(cromdandy@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