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살리는 영상 기술

이문규 munch@itdonga.com

최근 국내 프로야구계의 큰 별이 둘이나 졌다. 프로야구의 전설로 남은 고 장효조 타자와 고 최동원 투수다. 두 사람은 똑같이 간암으로 투병하다 결국 세상을 떠났다. 생전 각각 삼성라이온스 코치와 한국야구위원회 경기감독관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다 갑작스런 암 발병 후 단 몇 개월 만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조금만 일찍 암을 발견했거나 현대의학으로 암을 완치할 있었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을 야구계의 두 전설을 떠나 보내며 갖게 됐다.

그래도 현대의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그에 따라 불치와 난치는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아직 인간의 의학 기술로 정복하지 못한 병은 에이즈나 암, 그 외 원인 불명의 일부 희귀난치병 정도에 불과하다. 이러한 의학의 발전은 과학의 발전과 무관하지 않다. 현미경의 발명은 세균과 박테리아에 의한 질병을 치료하는데 원동력이 됐고, 내시경과 엑스레이 촬영, 초음파 진단기 등은 개복의 위험을 낮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처럼 과학의 발전과 의료기술의 발전은 정비례 관계로 진행 중이다. 최근 의료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릴 새로운 기술이 등장해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3D입체영상’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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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D입체영상 기술이 접목된 의료장비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의료계에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3D입체영상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로는 실제와 가까운 모습으로 환부를 진찰해야 하는 복강경 수술장비, 초음파 기기, 내시경 표시장치, 안과용 검안장비 등이 대표적이다. 사람 몸 속에 있는 환부를 일반2D화면으로 보면 부감이 제대로 표시되지 않고, 높낮이와 깊이 등의 입체감을 파악할 수 없어 의료진들이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기가 어렵다.

이에 비해 3D입체영상 의료기기는 이와 같은 불편함을 없애고 좀 더 정교한 수술을 가능케 해 이전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이 3D입체영상 기술을 각종 의료기기에 접목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표적으로 지난8월 연세 세브란스 병원에서 열린 국제 의료전문 행사인 ‘다빈치 라이브 심포지엄’에 참가한 국내 한 3D콘텐츠 제작 전문업체는 실제로 수술을 시연하며 진행되는 심포지엄을 3D입체영상으로 생중계하여 호평을 얻은 바 있다. 그 동안 수술 장면을 생중계한 학술행사는 더러 있었지만, 이번처럼 3D입체영상으로 생중계한 것은 이 업체가 국내 최초다.

아울러 3D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업체가 개발한 솔루션이 미국에 수출된 사례도 있다. 국내 한 중소업체의 이 3D 영상 솔루션은 CT(컴퓨터 단층촬영)로 촬영한 영상을 재구성해 심장과 관상 혈관 질환을 진단하도록 하는 솔루션으로, CT, MRI(자기공명영상)등 서로 다른 특성의 의료 영상기기로부터 확보된 이미지를 융합해 병변의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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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의료기술과 3D입체영상의 융합은 의료업계와 3D산업계 전반에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의료기술은 이전보다 훨씬 정교하고 정확한 진단 및 치료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3D입체영상 기술이 이와 같이 맞춤형 의료 서비스로 특화, 발전할 수 있다면 의료계와 3D영상 산업계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이를 국가성장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을 만하다. 특히 3D콘텐츠와 3D소프트웨어 부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중소업체들은 이와 같은 트렌드에 맞춰 3D 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선점하는 유연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 3D 입체영상 기술로 사람을 살리는 일, 이제 더 이상 영화 속의 상상이 아니다.

글 / 설명환, ㈜케이디씨그룹 그룹미래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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