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도난 지키미', 디존아이 배틀크루즈 PC 케이스

PC방을 방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다. 요즘 PC 게임들은 고사양을 필요로 하며 사용자의 세밀한 조작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PC방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다른 PC방과의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게 더 좋은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한다. CPU, 램(메모리), 그래픽카드뿐만 아니라 마우스, 키보드와 같은 주변기기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 요즘 풍토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1)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1)

이렇다 보니 PC방 PC는 도난범들의 주요 표적이 되곤 한다. PC방은 대부분 어둡고 폐쇄적인 구조라 매 순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눈 깜짝 할 사이에 도난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마우스, 헤드셋, 키보드를 훔쳐가는 것은 그나마 애교에 가깝다. 본체를 개방해 하드디스크나 메모리 카드 등을 훔쳐가는 대범형도 있다.

이를 대비해 PC방용 데스크탑 PC케이스가 출시돼 눈길을 끈다. 디존아이에서 출시한 '디지털존 DM-7 배틀크루즈'(이하 배틀크루즈)케이스는 PC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보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인다. 전용 육각렌치와 전용 볼트를 적용해 보안을 강화했다. 뿐만 아니라 PC방에서 사용하기 유용한 기능들을 적소에 배치했다. 이를 테면 SATA 포트를 외부로 노출시켜 케이스를 개방하지 않고도 하드디스크나 CD-ROM 등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육각렌치라고 해서 다 똑 같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PC 케이스는 십자 드라이버용 나사로 옆면을 잠근다. 요새는 손으로도 풀 수 있는 나사를 쓰는 케이스도 많다. 가정용 PC라면 이 같은 방식이 편하고 효율적일 수 있다. 그러나 PC방의 경우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도난 사고 때문이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2)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2)

배틀크루즈는 전용 나사와 육각렌치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나사는 일반 육각렌치로는 풀 수 없게 설계돼 있다. 나사 가운데는 뾰족한 돌기가 솟아 있고, 육각렌치는 가운데 홈이 파여있어 서로 딱 맞는다. 도난 문제에 대해 '전용키'를 두는 것처럼, 어찌 보면 1차적인 방법이지만 가장 효과적인 도난 방지법이기도 하다. 여분으로 일반 나사도 제공하기 때문에 육각 나사가 필요 없는 가정에서는 이를 사용하면 된다.

그러나 전용육각렌치를 분실하면 골치가 아프다. 육각렌치 크기가 작아 분실 우려도 크다. 또기본적으로 육각렌치를 한 개만 제공하니 잘 보관해야겠다.

PC방에 최적화된 기능

PC방은 많은 사람이 사용하기 때문에 주의 있게 관리해야 한다. 하드디스크 백업이나 포맷은 물론 최신 게임을 수용할 수 있는 PC 업그레이드도 필수다. 이 때 마다 수십 대에 이르는 PC를 하나씩 개방하기란 대단히 번거롭다. 배틀크루즈는 이 같은 번거로움을 해결하는 두 가지 기능을 갖췄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3)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3)

첫 번째는 서랍형 하드디스크 베이다. 배틀크루즈의 상단을 보면 전용 나사로 잠긴 부분이 있다. 이를 풀면 서랍식 하드디스크 베이가 보인다. 은색의 고리를 당기면 서랍이 나오는데 여기에 하드디스크를 장착하면 된다. 이 같은 구조는 하드디스크에 문제가 생겼을 시간 편하고 빠른 교체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서랍을 빼고 넣을 때 다소 뻑뻑한 감이 있고, 평행을 잘 맞추지 않으면 비스듬히 들어가 몇 번을 다시 시도해야 했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4)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4)

두 번째로, 외부로 노출된 4핀 전원포트와 SATA포트를 꼽을 수 있다. 서랍식 하드디스크 베이 아래에 보면 4핀 전원포트, SATA포트를 포함, 2개의 USB 포트, 마이크/오디오 단자가 있다. 배틀크루즈의 4핀 진원포트와 SATA포트를 이용하면 외장 하드디스크나 CD-ROM 등을 곧바로 연결해 PC관리를 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 게다가 두 포트 모두 케이스 상단에 위치해 외부 하드디스크를 올려두기에도 좋다. PC방용 케이스라 CD-ROM 장착 공간을 따로 두지 않았으나 필요 시 이와 같이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5)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5)

배틀크루즈는 발열 문제에 대해서 나름대로 신경 쓴 듯하다. PC방에 있는 PC는대부분 하루 종일 전원이 켜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그에 따른 발열처리 문제는 대단히 민감하다. 열이 바깥으로 제대로 배출되지 않으면 PC가 오작동할 수 있고, 간혹 부품 고장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틀크루즈의 후면 쿨링팬 크기는 90mm으로, 일반적인 PC케이스가 80mm인 것을 감안하면 약간 큰 편이다. 팬이 크면 아무래도 열을 밖으로 배출하는데 보다 효과적이다. 필요에 따라 측면 통풍구에도 80mm와 120mm 팬을 장착할 수 있다.

게다가 외부 공간이 넉넉해 확장성도 좋다. 컴퓨터 부품 중 발열이 심한 그래픽카드는 대부분 자체 쿨러를 장착해 출시된다. 이 때문에 카드 크기도 커질 수 밖에 없다. 배틀크루즈 내부는 최대 30cm의 그래픽카드도 장착할 수 있을 만큼 널찍하기에 업그레이드와 관련된 확장성 부분에서도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이외에 전반적으로 가볍다는 장점도 있다. 데스크탑 PC 케이스가 가볍다고 한들 큰 의미 있겠느냐 하겠지만 PC방은 그렇지 않다. PC방은 워낙 폐쇄적인 공간이라 PC 내부에 먼지가 가득 쌓일 우려가 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PC를 밖으로 꺼내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이 때 케이스 무게가 가볍다면 분명 유리할 수 있다. 배틀크루즈의 무게는 약 3kg(전원공급기, 메인보드 및 하드디스크 미장착 시)정도다. 실제로도 다른 일반적인 PC 케이스에 비해 가벼운 느낌이었다.

끝으로 배틀크루즈 후면에는 7개의 카드 슬롯이 있으며, 케이스 바닥 면에는 SSD나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수 있는 2.5인치 드라이브 베이도있다. 앞서 살펴봤던 서랍식 하드디스크 베이 아래로 3.5인치 하드디스크를 2개 더 설치할 수 있어최대 3개의 하드디스크를 사용할 수 있다.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6)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6)

다만 전면 커버(베젤)가 투명 하이그로시재질로된 것은 고급스러운 느낌은 내지만 손 떼나 지문, 자국이 잘 묻는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PC방처럼 수시로 사용자가 바뀌는 과정에서 전원버튼을 조작하다 지문이 묻으면 PC방 미관상 그다지 좋지 않을 듯하다. 물론 손님이 나간 뒤 자리 정리를 하겠지만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려다 불필요한 노동력을 소모할 수도 있다.

아쉬운 마감, 가격 문제 고려한다면 경쟁력 생길 수도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7)
'PC방 도난 지키미',디존아이배틀크루즈 PC 케이스 (7)

배틀크루즈는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케이스다. PC방에서 사용하기 적합하고 한 두 번만의 설치 및 조작만으로 간편하게 PC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라 할만 하다. 물론 가정용 PC에 사용하더라도 부족함은 없다.

그러나 수많은 PC방용 케이스 사이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제조 마감 부분을보다 신경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랍식 하드디스크 베이가 뻑뻑한 점을 비롯해, 후면 쿨링팬 옆 메인보드용 각종 케이블이 노출되는 부분의 모서리는 굉장히 날카롭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무심코 조립했다간 이곳저곳 상처가 날 수 있을 것이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사용자 취향마다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선호할 테지만, PC방을 들어섰을 때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문양이 좋다면 다소 허전할 수도 있다.

가격도 PC방 업주의 환영을 받을지 미지수다. 현재(2011년 8월 중순) 인터넷 최저가로 28,000원이며 다른 PC방용 케이스보다 약 10,000원 정도 비싸다. 아무래도 독자적인 나사와 육각렌치, 서랍식 하드디스크 베이 등의 특징을 제공하기 때문으로 보이지만, 수십 개의 케이스를 구매해야 하는 PC방 업주 입장에서 어떤 매력이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글 / IT동아 박준구(zzizizic@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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