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화면을 TV로 즐기는 가장 편한 방법, 디링크 DHD-131
인텔(Intel)은 단순히 CPU(중앙처리장치) 제조사로 생각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CPU 제조사라기보다 PC 플랫폼(Platform) 전반의 기술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PC 플랫폼은 CPU뿐만 아니라 메인보드(주기판) 및 통신장치(무선 랜 카드 등) 등을 포함하며, 플랫폼의 종류와 구성에 따라 전반적인 성능 및 부가 기능에도 큰 차이가 나게 된다.
최근 인텔이 발표한 PC 플랫폼은 2세대 코어 시리즈(코드명 샌디브릿지) CPU와 6시리즈 메인보드 칩셋에 기반한 것이다. 이 플랫폼은 다양한 신기능을 포함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케이블 연결 없이 무선으로 노트북의 화면과 음성을 TV로 전송할 수 있는 인텔 무선 디스플레이(Intel Wireless Display) 기술, 이른바 와이다이(Wi-Di)이다. 사실 이 기능은 예전에 발표된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고해상도 화면의 전송이 되지 않아서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720p 화질 전송이 가능했다). 하지만 2세대 코어 시리즈에 포함된 와이다이는 1080p 풀HD급 해상도 화면 전송이 가능해졌다.
와이다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2세대 코어 시리즈가 탑재된 노트북(일부 모델은 제외)과 TV, 그리고 TV에 연결하는 와이다이용 무선 신호 수신 어댑터(수신기)가 필요하다. 2세대 코어 시리즈 노트북과 TV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다만, 와이다이 어댑터는 해외에서 먼저 선보이며 국내 출시가 늦어져서, 한동안 와이다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얼마 전 디링크 코리아에서 ‘DHD-131’ 와이다이 수신기를 정식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사용이 가능해졌다. 이에 디링크 DHD-131을 자세히 살펴보고 와이다이의 유용성에 대해서도 검증해 보도록 하자.
어떻게 생긴 물건인고?
DHD-131의 크기는 손바닥보다 약간 큰 정도로, 시중에서 흔히 팔리는 인터넷 공유기와 비슷한 느낌이다. 한가지 다른 점이라면, 무선 신호 어댑터이면서 안테나가 달린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매우 심플하다.
제품 후면에는 각종 출력포트 전원포트, 그리고 전원 스위치가 달려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TV와 연결하는 영상/음성 출력포트다. 노트북에서 전달되는 무선 신호를 어댑터가 받아서 이를 TV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는데, 고화질 HD TV를 위한 HDMI 포트 외에 구형 아날로그 TV를 위한 컴포지트 포트도 있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컴포지트 연결 방식은 SD급 해상도의 저화질 영상만 출력 가능하므로, 되도록이면 HD급 TV와 HDMI 포트를 연결해 사용하도록 하자. 연결 케이블은 DHD-131 제품 패키지 내에 HDMI 케이블을 1개 제공하니 따로 살 필요도 없다. 그리고 5.1채널 입체음향을 AV앰프로 전달하는데 사용하는 S/PDIF 포트도 있다. 5.1채널 홈시어터 시스템이 있다면 유용하게 쓰이겠다.
와이다이 기능을 사용하기 위한 조건
이제 디링크 DHD-131을 직접 사용해보며, 와이다이 기능의 편리함을 느껴볼 차례다. 단, 앞서 언급했다시피 모든 노트북에서 와이다이 기능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니 유의하자. 일단 2세대 코어 시리즈(코어 i3 / i5 / i7) CPU와 인텔 HD 그래픽스 내장 그래픽, 그리고 인텔의 무선 랜 카드의 3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 노트북에서만 와이다이 기능을 쓸 수 있다.
2011년 8월 현재 시중에 팔리는 노트북 중 2세대 코어 시리즈 CPU와 인텔 HD그래픽스를 갖춘 제품은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무선 랜 카드는 인텔이 아닌 다른 회사의 것을 탑재한 제품이 상당수다. 따라서 와이다이 기능을 사용하고 싶다면 노트북 구매 전에 해당 제품의 사양을 자세히 살펴보거나 제조사에게 문의해 보는 것이 좋다.
디링크 DHD-131 테스트에 사용한 노트북은 도시바의 ‘포테제 R830’이다. 이 제품은 인텔 2세대 코어 i7-2620M과 인텔 HD 그래픽스 3000, 그리고 인텔 센트리노 무선 랜 카드를 갖추고 있어 와이다이 를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선 공유기와 비슷한 사용법
일단 와이다이를 사용하려면 와이다이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인텔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다. 프로그램을 노트북에 설치한 후, HDMI 케이블로 TV와 디링크 DHD-131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모든 준비가 끝난 것이다.
다음은 노트북과 DHD-131를 무선으로 연결할 차례다. 노트북에서 와이다이 프로그램을 처음 실행하면 주변에 있는 와이다이 어댑터를 검색한다.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이용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해봤다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법을 거쳐 노트북에서 와이다이 어댑터(DHD-131)가 검색되면 이를 선택해 ‘연결’을 누른다. 그러면 TV 화면에 4개의 숫자가 출력되는데, 이는 누구나 접속하는 것을 막기 위한 보안 코드다. 이 4자리 코드를 와이다이 프로그램에 그대로 입력하고 몇 초를 기다리면 TV에 노트북의 화면이 출력될 것이다.
풀HD급의 고화질과 넓은 이용 반경에 ‘만족’
DHD-131을 통해 TV에 출력되는 화면은 노트북의 화면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다. 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화면을 표시할 수 있으며, 노이즈나 선명도 저하 현상 등은 일어나지 않는다. 즉, HDMI 케이블을 이용해 노트북과 TV를 직접 연결할 때와 같은 수준의 화질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케이블을 이용해 듀얼 스크린(하나의 PC에 2개의 모니터를 연결) 환경을 구현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복제(양쪽 모니터에 같은 화면을 표시), 확장(양쪽 모니터에 각각 다른 화면을 표시) 등의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케이블만 없을 뿐이지 사용법은 일반적인 듀얼 스크린 모드와 동일하다.
무선 거리 역시 만족스럽다. TV에서 5미터 정도 떨어진 거리까지는 화면의 움직임이나 화질에 아무런 지장이 없어, 거실이나 사무실 내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만약 약간의 끊김이나 화질 저하를 감수할 수 있다면 10미터 정도 떨어진 제법 먼 거리에서도 이용이 가능하다. 큰 강당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이용한다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다.
와이다이 연결 상태에서 풀HD급 동영상 재생도 화질 저하나 끊김 없이 원활히 TV에 표시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와이다이는 영상뿐 아니라 음성도 함께 전달하기 때문에 더욱 편리하다. 앰프와 스피커 환경이 갖춰지지 않아서 테스트는 해 보지 못했지만, 사양 상 5.1채널의 입체 음향도 전달이 가능하다고 하니 홈씨어터와 PC를 접목하고자 하는 사용자라면 더욱 유용성이 높을 듯 하다.
다만, 유선으로 연결했을 때에 보다 TV쪽에 표시되는 영상의 반응이 한 템포(0.5초 정도) 정도 늦는 감이 있다. 영화를 보거나 프리젠테이션할 때는 거의 영향이 없지만, 빠르게 화면을 조작해야 하는 상황(게임 플레이 등)에서는 약간의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선 통신이라는 특성을 생각해본다면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이렇게 무선으로 연결한 상태에서 아직 게임 등과 같은 화면 전환이 빠른 작업을 즐길 정도는 아니다).
이 제품이 필요한 소비자는?
디링크 DHD-131은 2011년 8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19만 원 정도에 판매 중이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충동 구매를 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편의성과 성능, 그리고 활용성 면에서는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 정도의 비용을 감수하면서 그 이상의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소비자층, 예를 들면 케이블의 사용을 최소화한 PC 기반 홈씨어터를 꾸미고자 하는 AV매니아나 천장에 설치된 빔 프로젝터를 이용해 프리젠테이션을 자주 하는 회사 등에게 추천할만한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