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김영우 pengo@itdonga.com

요즘 PC방 근처를 지나다 보면 저마다 최고 성능의 PC를 구비하고 있다는 내용의 큼직한 광고 현수막을 쉽게 볼 수 있다. 워낙 PC방이 많다 보니 PC의 사양이라도 높여야지 차별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움직임을 PC관련 업체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PC방을 대상으로 한 판매 마케팅 활동도 활발하다.

특히 눈에 띄는 업체가 AMD 제품을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대원CTS(http://www.dwcom.co.kr/)다. 대원 CTS에서는 AMD의 ‘페넘II’ CPU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PC방 업주에게 3개월 할부 조건 및 인기 게임인 ‘아이온’의 정량제 쿠폰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오는 6월 31까지 진행한다고 한다. 여기에 AMD의 ‘라데온’ 그래픽카드까지 함께 구매하면 아이온 정량제 쿠폰이 추가로 제공된다니 조건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

다만 PC방 업주들이 우려하는 점이라면 CPU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과 인지도를 갖춘 인텔 CPU가 아니라 인지도에서 인텔이 비해 약한 브랜드인 AMD의 제품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혹시나 ‘싼 게 비지떡’이 아닌가, 믿고 살만 한가 걱정을 할 만하다.

동일한 환경하에서 경쟁사 제품과의 비교

그래서 직접 테스트를 해 보았다. 대원CTS의 프로모션 제품 중에 가장 상위 제품이자 AMD를 대표하는 플래그십(Flagship) CPU이기도 한 ‘페넘II X6 1100T 블랙에디션’을 탑재한 PC, 그리고 인텔의 2세대 코어 CPU 중에 가장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코어 i7 2600K를 탑재한 PC를 함께 준비, 같은 환경에서 어느 정도의 성능을 발휘하는지 비교해 보려고 한다. 일단 양쪽 제품의 대략적인 사양은 다음과 같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2)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2)

위 사양표를 보면 알겠지만 사실상 두 제품은 동급이라고 하기 어렵다. 코어의 수를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인텔 코어 i7 2600K가 우세하다. 게다가 코어 i7 시리즈는 물리적으로 하나인 코어를 둘로 나눠 쓰는 ‘하이퍼쓰레딩’ 기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4코어임에도 운영체제 상에서는 8코어 제품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코어 i7 2600K는 보다 미세한 공정으로 제조되기 때문에 소비전력도 페넘II X6 1100T보다 적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4)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4)

다만, 페넘II X6 1100T는 코어 i7 2600K보다 약 10만원 정도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성능이 다소 뒤지더라도 그 이상의 가격적인 혜택이 있다면 커버가 가능할 수도 있는데(PC방처럼 수십 대의 PC를 교체해야 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 과연 그러한지 실제로 테스트하며 검증해 보자.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3)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3)

테스트에 사용한 두 PC는 CPU와 메인보드를 제외한 나머지 사양이 완전히 동일하다. 삼성전자의 4GB DDR3 메모리와 씨게이트의 바라쿠다 XT 하드디스크(2TB)를 얹었으며, 그래픽카드는 대원CTS의 프로모션 대상 제품이기도 한 ‘파워컬러 라데온 HD 6850’을 사용했다.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이용한 성능 측정

①윈도우 7 체험지수 비교

일단은 가장 일반적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윈도우 7의 ‘체험지수’ 항목을 살펴보았다. 윈도우 7의 체험지수는 해당 PC를 구성하는 각 부품의 대략적인 성능을 나타내며, 7.9점이 최대 점수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5)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5)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6)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6)

확인 결과, 양쪽 시스템은 완전히 동일한 점수를 기록했다. ‘메모리’, ‘그래픽’, ‘게임 그래픽’, ‘주 하드 디스크’ 항목이야 양쪽이 완전히 동일한 부품을 사용했으니 점수가 같은 것이 당연하지만 ‘프로세서(CPU)’ 항목까지 같은 점수가 나온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윈도우 7 체험지수는 테스트 과정이 워낙 간단해서 절대적인 성능적인 지표가 되지 못하므로 참고사항 정도로 생각하도록 하자.

②3D마크 밴티지 점수 비교

다음 테스트는 PC의 3D 그래픽 성능을 측정하는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 밴티지(3DMark Vantage)’다. 3D마크 밴티지를 구동하면 고품질 3D 그래픽을 구동하며 그 동안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 해당 결과를 점수로 출력해준다. 3D마크 밴티지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는 PC는 대개 게임 성능도 우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초기값인 ‘퍼포먼스’ 모드로 두고 양쪽 PC의 성능을 측정해봤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7)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7)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8)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8)

3D마크 밴티지의 결과 값은 CPU 부문과 GPU(그래픽카드) 부분, 그리고 종합 점수로 나뉘어진다. 테스트 결과, CPU 부문 점수에서 페넘II X6 1100T 시스템은 코어 i7 2600K보다 30% 가량 크게 뒤졌으나 종합 점수에서는 10% 정도의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이는 3D 그래픽을 구동할 때 상대적으로 CPU에 비해 GPU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라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CPU 성능의 차이에 비해 실제 게임 구동 성능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적을 수도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실제 게임 구동 능력 비교

①스타크래프트 2 테스트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결과와 실제 게임 성능은 다를 수 있다. 지금부터는 실제로 최근 PC방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을 직접 구동하며 성능을 테스트해 볼 차례다. 참고로 테스트한 모든 게임의 그래픽 품질은 ‘최상’, 화면 해상도는 1680 x 1050으로 맞췄다. 첫 번째로 테스트해 본 게임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다. ‘금속 도시’ 맵에서 총 6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대전을 벌이는 상황을 연출한 뒤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9)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9)

스타크래프트 2 같은 게임은 화면에 동시에 등장하는 유닛의 수에 따라 프레임의 격차가 심하다. 대전 초반에 유닛의 수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페넘II X6 1100T 시스템은 평균 초당 90 프레임, 코어 i7 2600K 시스템은 초당 110 프레임 정도를 유지했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0)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0)

그리고 대전 후반에 100기 이상의 유닛이 혼전을 벌이는 장면에서 페넘II X6 1100T 시스템은 평균 50 프레임, 코어 i7 2600K 시스템은 65 프레임 정도의 성능을 발휘했다. 결과 자체는 코어 i7 2600K 시스템이 더 우세했지만, 페넘II X6 1100T 시스템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라 평가할 만하다. 이는 두 제품간의 가격 차이를 생각해 본다면 납득이 가는 결과다.

②아이온 테스트

다음은 MMORPG인 ‘아이온’이다. MMORPG 역시 한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수에 따라 프레임 차이가 심한 편으로, 특히 성능이 낮은 PC는 마을이나 성에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힘들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1)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1)

우선은 접속자의 수가 많은 ‘엘리시움’ 내부를 20여분 정도 돌아다니며 프레임을 측정해 본 결과, 페넘II X6 1100T 시스템은 평균 40프레임 내외, 코어 i7 2600K 시스템은 평균 50프레임 내외였다. 다만, 이는 수치적인 차이이고 실제로 체감하는 프레임은 큰 차이가 없었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2)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2)

다음은 접속 플레이어의 수가 적은 ‘베르테론 습지’에서 사냥을 하며 20여분 정도를 플레이 했다. 그 결과, 두 시스템 모두 100 내외로 큰 차이가 없었다. 화면에 등장하는 플레이어의 수가 적으면 상대적으로 CPU의 역할이 줄어들고 거의 그래픽카드의 힘으로 구동이 되기 때문이다. 두 시스템의 그래픽카드가 같으니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③테라 테스트

마지막으로 플레이 해 본 게임은 ‘테라’다. 테라는 아이온과 같은 MMORPG 장르의 게임이지만 그래픽 품질이 한층 향상된 것이 특징이다. 아이온을 테스트할 때와 마찬가지로 마을(벨리카 자유의 광장)과 필드(벨리카 근교)로 나누어 초당 프레임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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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3)

테스트 결과, 벨리카 자유의 광장에서 30프레임 내외, 벨리카 근교에서 80프레임 내외로 두 시스템의 평균 프레임에 큰 차이가 없었다. 정확히는 코어 i7 2600K 시스템이 페넘II X6 1100T 시스템에 비해 4~5프레임 정도 더 나오는 정도가 많았지만 이 정도는 오차범위라고 볼 수 있다.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4)
AMD 페넘II X6 1100T, PC방에서 쓸만한가? (14)

테라는 최신 그래픽 기법을 많이 적용한 게임이기 때문에 그래픽카드에 대한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따라서 CPU에 대한 영향이 줄어들어 위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짐작된다.

절대적 성능이 아닌 가격대비 성능을 중시한다면

지금까지 테스트한 것처럼 AMD 페넘II X6 1100T는 확실히 고성능이긴 하지만, 절대적 성능 면에서 경쟁사인 인텔의 2세대 코어 i7에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여러 대의 PC에서 게임을 주로 구동하는 PC방의 상황을 상정해 본다면 비용 투자대비 성능 면에서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절대적 성능 면에서는 인텔,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는 AMD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이야기는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PC방 창업, 혹은 기존 PC의 업그레이드를 생각하고 있는 PC방 업주라면 최근 AMD 관련 유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프로모션에 한 번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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