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시어터의 시대를 연 영상 매체 - DVD(Digital Versatile Disc)

김영우 pengo@itdonga.com

홈시어터의 시대를 연 영상 매체 - DVD(Digital Versatile D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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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어터의 시대를 연 영상 매체 - DVD(Digital Versatile Disc) (1)

1976년에 VHS(Video Home System) 방식의 VCR 및 테이프가 등장하면서 극장이 아닌 가정에서도 영화를 마음껏 영화를 시청하는 이른바 ‘홈 비디오’의 시대가 활짝 열렸다. 하지만 VHS는 아날로그 방식의 비디오 테이프를 저장 매체로 삼기 때문에 화질이나 매체의 수명 등의 한계가 분명했고, 이러한 문제점은 디지털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1990년대에 이르러 극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VHS를 대체할만한 홈 비디오용 매체 중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1982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CD(Compact Disc)였다. CD는 1990년대 초반에 이르러 음악용 매체로 널리 보급되었고, 매체의 장점이 이미 검증된 상태였다. 특히, 디지털 방식으로 데이터를 담기 때문에 여러 번 재생하거나 복사해도 원본의 품질의 저하되지 않고, 디스크의 크기(지름 12cm)가 작아 휴대가 편한 것이 장점이었다. 실제로, 1993년에 CD에 영화를 담아 볼 수 있는 ‘비디오 CD’ 규격이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CD는 디스크의 용량이 700MB 정도로 적어서 고화질 영상을 담기에 적합하지 않았다. 그리고 당시에는 데이터의 용량을 압축하는 코덱(Codec) 기술이 열악했기 때문에 데이터의 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영상의 화질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비디오 CD용 영상 데이터를 압축하는데 쓰인 코덱 규격은 압축률이 낮은 MPEG-1 규격이었는데, 이를 이용해 제작된 비디오 CD는 화면 해상도(정밀도)가 352 x 240 정도라 이전에 쓰이던 VHS와 화질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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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외에 1978년에 나온 LD(LaserDisc)라는 광 디스크도 있었다. LD는 화질과 음질이 우수했지만(일부 LD 타이틀의 경우, 이후에 나온 DVD와 맞먹을 정도의 품질을 자랑했다) 디스크의 크기가 LP 레코드와 비슷할 정도(지름 30cm)로 커서 휴대 및 관리가 불편했고, 디스크 및 재생 기기의 가격도 매우 비싸서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지 않았다.

VHS의 뒤를 잇는 영상매체, DVD의 탄생

그래서 1990년대 초반에는 CD만큼이나 편리하고 LD만큼이나 화질이 우수한 새로운 영상 매체를 만들기 위해 많은 업체들이 개발 경쟁을 벌였다. 그 결과물로 도시바, 파나소닉, 파이오니아 등이 연합해서 개발한 SD(Super Density Disc), 그리고 소니와 필립스에서 개발한 MMCD(Multi Media Compact Disc)등이 등장했지만, 업체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이들은 실용화 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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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SD와 MMCD 진영은 서로의 특징을 모두 받아들인 새로운 매체를 개발할 것을 합의했고, 그 결과물로 나온 것이 바로 ‘DVD’다. DVD의 표준은 1995년에 처음 발표되었으며, 1996년부터 DVD 규격의 영화 타이틀 및 플레이어가 시장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참고로, DVD라는 이름은 개발 당초에는 ‘Digital Video Disc’의 약자였지만, 영화 감상 외에 데이터 저장용으로도 DVD가 쓰인다는 것을 고려, ‘Video(비디오)’를 ‘Versatile(다기능)’으로 바꾼 ‘ ‘Digital Versatile Disc’로 바뀌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영화 타이틀 DVD에 한정하여 Digital Video Disc라는 표기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DVD의 특징

DVD는 디스크의 크기(지름 12cm)가 CD와 같지만, 담을 수 있는 용량이 크게 늘어났다. 또한, 디스크 한 면에 1층으로만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CD와 달리 DVD는 한 면에 2층으로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한 면에 2층으로 데이터를 담는 것을 듀얼 레이어(Dual Layer), 혹은 더블 레이어(Double Layer) 수록 방식이라고 하며, ‘DL 방식’이라는 약자로 주로 표기된다. 단층 방식의 DVD는 최대 4.7GB, DL 방식의 DVD는 8.54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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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DVD의 또 다른 특징이라면 마치 LP 레코드처럼 디스크 양면으로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경우, 한쪽 면의 재생이 끝나면 디스크를 꺼내서 뒤집어줘야 하는 불편이 있지만, 단면 DVD의 2배에 달하는 데이터를 담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양면 DVD 역시 DL 방식의 데이터 수록이 가능하기 때문에 DL 방식으로 기록된 양면 DVD는 최대 17.08GB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다만, 양면 DVD는 사용이 번거롭고 디스크 생산 단가가 높기 때문에 그다지 쓰이지 않는다. 그리고 일반적인 DVD보다 디스크 크기가 작은 미니 DVD(지름 8cm)도 있다. 미니 DVD는 1.4GB(단면 단층 방식)에서 5.2GB(양면 DL 방식)의 데이터를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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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는 컴퓨터 데이터를 저장하는데도 많이 쓰이지만, 이보다는 영화를 감상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더 강하다. DVD 플레이어나 PC용 DVD 드라이브를 이용해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DVD 규격을 DVD 비디오(DVD-Video)라고 한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DVD 영화 타이틀은 모두 DVD 비디오 규격에 따라 제작된 것이다. 그 외에 음악 감상 전용 규격인 DVD 오디오(DVD- Audio)도 있지만, DVD 오디오용 플레이어가 필요하고 일반인들이 CD와 음질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그다지 보급되지 않았다.

DVD, 홈시어터의 시대를 열다

DVD 비디오에는 MPEG-2 코덱 규격의 영상 데이터가 수록되며, 최대 해상도는 720 x 480이다. 이는 2011년 현재 이용하는 SD급 디지털 방송과 같은 수준의 화질인데, 1995년 당시에는 대단한 고품질로 평가 받았다. 참고로 DVD 비디오에 MPEG-1 코덱 규격의 영상을 수록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이렇게 하면 화질이 비디오 CD와 비슷해지므로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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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 비디오는 영상뿐 아니라 음향 면에서도 이전의 매체에 비해 향상되었다. 대부분의 DVD 비디오 타이틀에는 돌비 디지털(Dolby Digital)이나 DTS(Digital Theater Systems)와 같은 5.1 채널 입체음향이 수록되므로, 음향 시설만 갖춘다면 영화관 못지 않은 웅장한 음향 효과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DVD의 등장으로 인해 가정을 영화관처럼 꾸미는 홈시어터(Home theater)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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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나 음향 외의 편의 기능 측면에서도 DVD 비디오는 이전에 쓰던 영상 매체에 비해 크게 발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복수의 음성 트랙과 자막(최대 8개 음성, 32개 자막)을 하나의 디스크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영화 감상 시에 출력되는 음성과 자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영화 타이틀에 따라 수록된 음성 및 자막의 종류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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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원하는 장면을 선택해서 볼 수 있는 챕터(chapter) 이동 기능을 기본 지원하며, 영화 본편 외에 예고편이나 제작진 인터뷰 등의 추가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는 기능을 넣기도 한다. 그리고 리모컨 조작으로 같은 장면을 여러 각도로 전환해서 볼 수 있는 ‘멀티 앵글(Multi Angle)’기능을 지원하기도 하는데, 이는 일부 자연 다큐멘터리나 성인물 타이틀을 제외하면 그다지 쓰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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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DVD 비디오 및 DVD 플레이어, 그리고 DVD 드라이브는 특정 지역에 발매된 영화 타이틀이 다른 나라에 비공식적으로 판매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 코드(Region code)’를 가지고 있다. 북미 지역은 1번, 서유럽과 일본은 2번이며, 한국 및 동남아시아는 3번이 부여되어 있다. 때문에 미국이나 일본에서 판매된 DVD 영화 타이틀은 한국에서 판매하는 DVD 플레이어나 PC에서 재생이 되지 않는다. 참고로 지역 코드는 DVD 비디오에만 해당되며, PC용 소프트웨어나 일반 데이터를 담은 DVD 디스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DVD 계열 디스크의 종류

비슷하게 생긴 DVD 계열 디스크라도 읽기만 가능한지, 혹은 기록이 가능한지의 여부에 따라 몇 가지의 종류로 나뉘며, 기존의 것과 용도가 같아도 관련 업체들간의 이해 관계에 따라 별도로 탄생한 디스크도 있다.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DVD-ROM(DVD - Read Only Memory)

DVD-ROM은 공장에서 프레스(Press: 압착) 방식으로 제조되므로 짧은 시간에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한 번 생산된 DVD-ROM은 데이터의 읽기만 가능하고, 새로 쓰기나 지우기가 불가능하다. 기업체에서 영화 타이틀(DVD 비디오)이나 컴퓨터 프로그램을 판매/배포할 때 주로 사용한다.

② DVD-R (DVD - Recordable)

DVD-ROM과 비슷한 특성을 가지고 있지만, 공장이 아닌 PC용 DVD 레코더를 통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다만, 한 번 DVD-R에 기록된 데이터는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다. DVD-ROM이 기업용이라면 DVD-R은 개인용이라고 할 수 있다.

③ DVD+R (DVD + Recordable)

DVD-R을 만든 집단과 경쟁 관계에 있는 업체들이 모여 제정한 규격이 DVD+R이다. DVD-R과 DVD+R은 거의 같은 특성을 가진 매체지만, 아주 오래된 일부 DVD 기기에서는 DVD+R이 호환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④ DVD-RW (DVD – ReWritable)

PC용 레코더를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한다는 점은 DVD-R과 같지만, 데이터 기록이 끝난 후에도 이를 지우고 다시 쓸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1,000번 이상 재기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데이터 기록 속도는 DVD-R에 비해 느린 편이다.

⑤ DVD+RW (DVD + ReWritable)

DVD+R을 만든 진영에서 만든 재기록 가능 DVD다. DVD-RW와 거의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⑥DVD-RAM (DVD - Random Access Memory)

DVD-RW나 DVD+RW와 마찬가지로 여러 번 쓰고 지우는 것이 가능한 DVD 매체지만 읽는 속도나 기록 속도, 그리고 데이터 안정성은 더 뛰어나며, 10만번 이상 재기록이 가능하다. 하지만 DVD-RW나 DVD+RW에 비해 보급이 되지 않아 그다지 많이 쓰이지는 않는다.

DVD 드라이브의 종류

DVD를 PC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PC에 DVD 드라이브가 장착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데 DVD 계열 디스크가 워낙 다양하다 보니 DVD 드라이브 보급 초기에는 몇몇 제품에서 특정 디스크가 호환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곤 했다. 하지만 2011년 현재 시장에서 판매되는 DVD 드라이브는 여러 가지 개선 작업을 통해 호환성 문제를 해결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DVD 드라이브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DVD-ROM 드라이브

DVD의 읽기만 가능하고 기록은 불가능한 DVD 드라이브를 가리킨다. DVD 외에 CD도 읽을 수 있다. 일반적인 DVD-ROM 드라이브는 DVD 계열 디스크라면 모두 읽을 수 있지만, 간혹 구형 제품 중에는 DVD+R이나 DVD+RW, 혹은 DVD-RAM을 읽지 못할 때도 있다.

② DVD 콤보 드라이브

DVD-ROM 드라이브에 CD 레코더 기능을 합쳤다고 하여 콤보(Combo: 섞음)드라이브라고 한다. DVD와 CD 계열 디스크 전체를 읽을 수 있으며, CD-R과 CD-RW의 기록도 가능하다. 다만 DVD 계열 디스크의 기록은 불가능하다.

③ DVD-RW, DVD+RW 레코더

DVD 콤보 드라이브의 기능에 DVD-R과 DVD-RW 디스크의 기록 기능을 더한 것은 DVD-RW 레코더, DVD+R과 DVD+RW의 기록 기능을 더한 것은 DVD+RW 레코더라고 한다. DVD- 계열과 DVD+ 계열이 경쟁을 하고 있을 2000년대 초반에는 이렇게 한쪽 디스크만 지원하는 제품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양쪽을 모두 지원하는 ‘DVD±RW(DVD 멀티)’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④ DVD±RW(DVD 멀티) 레코더

DVD- 계열과 DVD+ 계열을 모두 기록할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양쪽 모두 지원한다고 하여 ‘DVD 멀티 레코더’라고도 한다. 그리고 제품 중 일부는 DVD-RAM의 기록 기능까지 갖췄는데, 이런 제품을 특별히 ‘DVD 슈퍼 멀티 레코더’라고 부르기도 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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