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 PC방 사장님, '업글'하시게요?
한국은 워낙 온라인 게임 시장이 크고 신작도 자주 나오다 보니 온라인 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고성능 PC가 필요하다. 때문에 많은 게이머들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고성능의 PC가 다수 갖춰진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일이 많다. 때문에 PC방 경영자들은 항상 보유한 PC의 성능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기존 PC의 성능이 한계에 달했을 때 PC방 경영자가 택하는 선택지는 완전히 새로운 PC를 구매하거나, 혹은 기존 PC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다. 새로운 PC를 구매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긴 하지만 그러자면 경제적인 부담이 크니 대개 몇몇 부품을 교체하는 업그레이드 쪽으로 방향을 잡는 일이 많다.
그런데 여기서 또 한 번 선택의 기로다. 게임 구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라면 역시 그래픽카드와 CPU를 들 수 있다. 최근 게임들이 3D 그래픽을 강조하기 때문에 CPU만 교체해서는 그래픽 성능 향상 효과가 크지 않으므로 CPU와 그래픽카드를 함께 교체한다. 이 경우 성능 향상은 확실하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그리고 CPU를 교체하려면 메인보드까지 바꿔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부담은 더해진다. 반면, 그래픽카드만 교체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지만 어중간한 그래픽카드로 바꾸면 그다지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는 위험 부담이 따른다.
PC방 사장님들이 지포스 GTX 560 Ti에 주목하는 이유
그렇다면 그래픽카드의 교체만으로 성능 향상 효과를 얻고자 하는 '짠돌이' PC 사장이라면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대개 PC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그래픽카드는 10만 원 후반 ~ 20만 원대 초반 사이의 중상급 그래픽카드다. 하지만 만약 그래픽카드만 교체하는 경우라면 이런 수준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주변에 새로 생기고 있는 경쟁 PC방에서 이미 이 정도 수준의 그래픽카드를 보유했을 것이고 여기에 CPU까지 신형으로 갖췄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그래픽카드만 교체할 경우 이보다 한 단계 높은 30만 원대의 상급형 제품으로 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 CPU의 성능 부족을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카드 자체의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CPU와 메인보드는 기존의 것을 그대로 쓸 수 있으니 종합적으로는 경제적이다. 최근에 엔비디아가 집중적으로 밀고 있는 '지포스 GTX 560 Ti'는 이런 PC방 경영자들이 눈독들일 만한 제품으로, 2011년 4월 현재의 인터넷 최저가 30만 원 근처이며 다이렉트X 11과 같은 최신 그래픽기술을 다수 갖추고 있어 신작 게임들을 플레이 하기에 적합하다.
지포스 시리즈는 모델 넘버 앞에 붙은 2~3자리의 알파벳, 즉 '성능 지표'로 등급을 구분하는 일이 많다. 시리즈 마다 조금씩 기준이 달라 예외가 있을 때도 있지만 대개 GS < GT < GTS < GTX 등의 순으로 성능 지표가 높다. 따라서 지포스 GTX 560 Ti는 상급형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보다 성능이 우수한 지포스 GTX 580, 지포스 GTX 590 등도 있지만 여기부터는 가격이 50 ~ 60만 원을 훌쩍 넘어 100만 원 가까이 가기도 한다. 이런 초고가 그래픽카드는 온라인 게임이 아니라 사양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일부 패키지 게임을 즐기기 위해 나오는 것이므로 온라인 게임 구동 능력을 중시하는 PC방에서는 그다지 필요가 없다.
30만 원어치 업그레이드 vs 50만 원어치 업그레이드
그렇다면 지금부터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자. 테스트 시스템을 3가지로 나누었다. 시스템 1은 3~4년 전에 PC방의 주류를 이루었던 시스템, 시스템 2는 시스템 1에서 그래픽카드만 지포스 GTX 560 Ti 1GB로 업그레이드한 시스템, 그리고 시스템 3은 현재 신설되는 PC방에 주로 쓰이는 PC 사양을 기준으로 시스템 1에서 신형 CPU(코어 i5 2500)와 메인보드(H67), 그리고 중급형 그래픽카드(라데온 HD 5770 1GB)로 교체한 시스템이다. 각 시스템의 구성 및 추가 비용은 다음과 같다. 각 부품 가격은 2011년 4월 현재의 인터넷 최저가를 참고했다.
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것이 각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들어간 추가 비용이다. 시스템 1은 예전에 쓰던 것이니 당연히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고 시스템 3은 CPU와 메인보드, 그래픽카드를 함께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니 당연히 가장 많은 추가 비용(50만 원)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래픽카드만 교체한 시스템 2의 추가 비용은 그 중간(30만 원)이다. 그리고 운영체제의 경우, 최신 운영체제인 윈도우 7이 있지만 아직도 가장 많은 PC방에서 윈도우 XP를 쓰고 있다는 것을 고려해 세 가지 시스템 모두 윈도우 XP를 설치했다.
게임 구동을 통해 알아본 업그레이드 효율
이번 테스트는 각 시스템에서 동일한 게임을 구동, 같은 장면에서 일정시간을 플레이 하는 동안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평균 60프레임이 넘으면 더할 나위없이 쾌적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으며 30프레임 전후라면 완벽하진 않아도 플레이에 지장이 없는 원활한 수준으로 본다. 이 점을 고려하여 테스트 결과를 보도록 하자. 참고로 이번 테스트에서 모든 게임들의 그래픽 옵션은 모두 '최상', 그리고 해상도는 1280 x 1024로 맞췄다.
1. '아이온' 테스트(필드)
가장 먼저 해본 테스트해본 게임은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MMORPG인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2008년 말에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게임이지만 지금 기준으로 봐도 그래픽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사양이 낮은 PC에서는 원활한 플레이가 힘들다. 일단 지역이 넓은 '베르테론 습지'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며 20분 정도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시스템 1에서 그래픽카드만 지포스 GTX 560Ti로 교체한 시스템 2가 가장 높은 프레임을 기록하는 것으로 측정되었다. 베르테론 습지는 지대가 넓긴 하지만 다른 플레이어들의 등장은 많지 않은 곳이다. 이 점을 기억하고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도록 하자.
2. '아이온' 테스트(마을)
두 번째 테스트는 '베르테론 요새'다. MMORPG에 등장하는 이런 마을은 접속 플레이어의 수가 많아서 한 화면에 상당히 많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표시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엔 때문에 어느 정도 성능을 갖춘 PC에서도 화면이 부드럽게 표시되지 않고 뚝뚝 끊기곤 한다. 테스트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CPU(코어 i5 2500)와 그래픽카드(라데온 HD 5770)를 동시에 업그레이드한 시스템 3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동시 접속자가 대량으로 화면에 표시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CPU의 성능이 우수할 때가 원활한 플레이에 유리하다. 하지만 시스템 2 역시 시스템 1에 비하면 눈에 띄게 성능이 향상된 것을 느낄 수 있어 CPU의 성능 부족을 그래픽카드의 힘으로 상당부분 커버한 것으로 보인다.
3. ‘테라’ 테스트(필드)
다음 테스트에 활용한 게임은 아이온과 같은 MMORPG 장르의 게임이지만 한 단계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테라'다. 테라는 나온 지 반년도 밖에 되지 않은 신작 게임답게 새로운 그래픽 기술이 다수 적용되어 있다. 우선 '벨리카 근교'의 필드를 20분 정도 누비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벨리카 근교에는 산 및 강, 바위 등의 구조물들이 방대하게 펼쳐져 있으며 이러한 구조물들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각종 특수 그래픽 효과가 많이 쓰인 것이 눈에 띈다.
아이온의 필드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가장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갖춘 시스템 2가 가장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특히 시스템 3과의 프레임차이도 제법 커서 이렇게 캐릭터가 아닌 배경이 강조되는 그래픽을 묘사할 때는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중요시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4. '테라' 테스트(마을)
다음에는 테라에 등장하는 대표적인 마을인 벨리카 성의 내부에 위치한 '자유의 광장'이다. 이곳에는 많은 플레이어들이 좌판을 벌이고 아이템을 팔고 있기 때문에 항상 화면을 가득 매울 정도로 많은 캐릭터들이 동시에 등장한다. 이번에도 이 근방을 20여 분 정도 돌아다니며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테스트 결과, 아이온 테스트 때와 마찬가지로 CPU와 그래픽카드를 함께 업그레이드한 시스템 3이 가장 우수한 성능을 발휘했다. 다만 아이온 마을 테스트와 달리 시스템 2와의 차이가 상당부분 좁혀진 것이 눈에 띈다. 아무래도 새로운 그래픽 기술이 많이 들어간 게임이다 보니 신형 그래픽카드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것이 아닌가 짐작해 볼 따름이다.
5. '스타크래프트 2' 테스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최신작이다. 이런 게임들은 등장 유닛이 적은 초반에는 그다지 고성능을 필요로 하지 않지만 유닛의 수가 늘어나는 후반으로 갈수록 프레임 저하가 심하다. 총 6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참여하여 함께 대전을 벌이게 설정한 뒤 전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여 분 후부터 프레임 측정을 시작하여 이후 20분 동안 계속 테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전반적인 성능이 떨어지는 시스템 1이 플레이가 곤란할 정도로 낮은 프레임을 기록한 반면, 시스템 2와 시스템 3이 비슷한 수준으로 높은 프레임을 유지했다. 다만, 평균 프레임은 시스템 2와 시스템 3이 비슷했지만 100명 이상의 극히 많은 유닛이 전투를 벌일 때의 프레임 변동 폭은 시스템 3이 상대적으로 적은편이었다.
6. '더트 2' 테스트
온라인 게임이 아닌 패키지 게임을 PC방에서 플레이 하는 경우가 그다지 많지 않다. 하지만 더트2와 같은 게임은 상당히 요구 사양이 높아서 웬만한 가정용 PC에서는 원활히 즐기기가 힘들다. 때문에 패키지 게임인데도 불구하고 이런 게임을 하기 위해 PC방을 찾는 게이머들도 수는 적지만 분명히 있다. 더트 2의 그래픽 옵션에 있는 벤치마크 모드를 이용해 성능을 테스트해 보았다.
테스트 결과, 시스템 2가 다른 두 시스템을 상당히 차이로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패키지 게임은 온라인 게임과 다르게 대부분 혼자서 플레이 하므로 CPU보다는 그래픽카드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3가지 시스템 중에 가장 고성능 그래픽카드를 갖춘 시스템 2에서 가장 우수한 결과가 나온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금까지 테스트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본다면 CPU와 그래픽카드를 함께 업그레이드하는 경우가 가장 고른 성능 향상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픽카드만 집중적으로 투자해 업그레이드한 시스템도 이에 크게 뒤지지 않는 성능을 냈으며, 일부 테스트 결과에서는 오히려 가장 우수한 성능을 내기도 했다.
특히 각 업그레이드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생각해본다면 위와 같은 격차는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을 정도였다. 위에서 테스트한 결과에서도 그래픽카드만 상급형으로 업그레이드할 때는 30만 원 정도가 소모되었으나 신형 CPU와 중상급 그래픽카드로 동시에 업그레이드 하고 이에 따라 메인보드까지 교체하는 경우에 50만 원 정도가 들었다. 게임 성능 향상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0만 원의 가량의 비용 차이가 발생한 것 이다.
게다가 단지 부품 비용뿐 아니라 업그레이드를 하는 과정에도 제법 큰 차이가 있다. 그래픽카드만 업그레이드 하는 경우에는 단순히 이전에 쓰던 그래픽카드만 빼서 새로운 것으로 끼우면 그만이지만, CPU + 그래픽카드 + 메인보드를 모두 업그레이드 하려면 PC 전체를 완전히 분해해서 다시 조립해야 한다. 일반 가정이 아닌 수십 대의 PC를 갖춘 PC방에서 이런 작업을 하려면 시간적, 인력적으로도 부담이 훨씬 크다.
물론, 그렇다고 하여 PC방에 쓸 시스템은 무조건 그래픽카드만 중요하다는 것은 아니다. 만약 기존의 PC가 없는 상태에서 완전히 새로운 PC를 구매해야 한다면 CPU와 그래픽카드의 균형을 중요시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상태에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한다면 이번에 테스트한 지포스 GTX 560 Ti와 같은 30만 원대의 상급형 그래픽카드에 주목해보도록 하자. 최저의 비용으로 최대의 업그레이드 효율을 내면서 손님들에게도 상당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