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의 왕좌는 나의 것, 아수스 지포스 GTX 580

이기성 wlrl@itdonga.com

그래픽카드의 양대 산맥 엔비디아와 AMD가 맞대결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수년이 흘렀다. 양사의 엎치락뒤치락하는 공방 속에 나날이 발전해온 그래픽카드는, 현재에 이르러 PC 하드웨어 시장을 통틀어 가장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자고 일어나면 신제품이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래픽카드 시장. 지난해에는 한발 앞서 시장 선점한 AMD가 HD 5000 시리즈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렇다면 엔비디아는 두 손 놓고 보고만 있었을까? 그건 아니다. 엔비디아 역시 지난해 중순 GTX 400 시리즈를 새롭게 선보이며 격렬하게 저항해봤지만 경쟁 제품에 비해 높은 발열과 소비전력, 그리고 만족스럽지 못한 성능 때문에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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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다 할 타개책을 찾지 못하고 있던 엔비디아가 GTX 400 시리즈 출시 이후 8개월 여 만에 그래픽카드의 왕좌를 탈환하기 위한 신상 그래픽카드, ‘지포스 GTX 580’을 선보였다. 이번 신제품은 체면을 구겼던 지난 승부의 과오를 발판 삼아 현존 최고의 성능(단일 그래픽)으로 왕좌를 탈환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은 엔비디아의 야심작이다.

발등에 떨어진 명성 회복과 그래픽카드 왕좌 탈환, 이 두 마리 토끼를 거머쥐기 위해 나선 엔비디아의 야심작을 ‘아수스 지포스 GTX 580 ENGTX 580 D5 1.5GB(이하 아수스 GTX 580)’ 리뷰로 살펴보도록 하자.

◆ 눈에 띄는 변화 없음. 내실 다진 ‘아수스 지포스 GTX 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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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지포스 GTX 580은 GTX 400 시리즈와 비교해 기본적인 베이스(GPU, 설계구조 등)에서 큰 차이가 없다. 그래픽카드 기판의 길이는 물론 쿨러의 모습도 비슷해 외형만으로 신상 그래픽카드의 특징을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특성상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는 아수스 GTX 580은 기판의 길이만 약 27 cm에 달해 슬림형 케이스를 고려하고 있는 사용자에겐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전후 길이가 35 cm이상인 미들급(표준) 케이스를 추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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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작동을 위해 필요한 보조 전원 커넥터가 상단을 향하고 있어, 일단 장착만 하면 설치가 까다롭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GTX 580은 GTX 4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8핀 + 6핀, 2개의 보조 전원을 필요로 하며 제원상 소비전력은 244W로 전보다 아주 약간 줄어들었다(GTX 480의 제원상 소비전력은 250W).

지포스 GTX 480이 체면을 구긴 이유 중에 손꼽히는 것이 바로 ‘엄청난 발열’이다. 불같은 성능 때문에 불같이 뜨거울 수 밖에 없다고?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를 받아들일 만한 소비자는 없을 터. 엔비디아도 이런 소비자의 질타를 의식했는지 쿨링 솔루션 개선에도 손을 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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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GTX 480의 쿨링 솔루션이 히트싱크(방열판) + 블로우 팬(방열판의 열을 밖으로 불어내는 방식) 형태였다면, 아수스 GTX 580의 새로운 레퍼런스(기본) 쿨링 솔루션은 히트싱크 내부에 일정 공간을 마련해 내부에 들어찬 냉각수가 수증기 형태로 순환하며, 보다 효과적으로 발열을 억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는 차이가 없지만, 전보다 진일보한 쿨링 솔루션이 탑재됐음은 분명하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은 외형적인 모습, 이제부터가 본론이다. 지포스 GTX 580의 그래픽 프로세서(이하 GPU)는 GTX 400 시리즈에 탑재된 페르미(GPU)와 크게 다르다고 말할 순 없지만, 엔비디아에 따르면 구조 개선을 통해 성능을 높였다는 것이 차이다. 구조 개선을 통해 달라진 GF110 GPU는 480개였던 쿠다 코어의 수가 512개로 늘었으며, 작동 속도 역시 772MHz(기존 700MHz)로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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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다 코어의 증가와 수율 개선을 통해 빨라진 작동 속도는 분명 성능 향상을 기대해볼 만한 변화다. 여기에 엔비디아는 지포스 GTX 580이 GTX 480에 비해 최대 1.4배 가량 성능이 향상됐다고 말하고 있으니, 실제 성능은 이후 테스트를 통해 확인해보도록 하자.

이밖에 또 다른 성능 향상 요인으로는 메모리 작동 속도가 빨라졌다는 점을 얘기할 수 있겠다. 지포스 GTX 580은 384비트 메모리 인터페이스에 1,536MB 용량까지 GTX 480과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 다만 작동 속도가 4,008MHz로, 3,696MHz에 보다 빨라졌기에 GPU 성능 향상과 맞물려 어느 정도 시너지 효과가 나올지 궁금하다.

◆ 명성을 되찾기 위한 엔비디아의 야심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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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입 아프게 떠들어봐야 직접 해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처럼, 이제 엔비디아가 주구장창 내세운 성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직접 확인해볼 차례다.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은 인텔 코어 i7-980X 프로세서, 아수스 X58 메인보드, DDR3 6GB(트리플채널)로 구성됐으며, 윈도우 7 울티메이트 64비트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벤치마크 프로그램 및 게임 테스트를 진행했음을 알린다.

비교 테스트를 위해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엔비디아 지포스 GTX 470, 지포스 GTX 480 등 2종류이며, 기존 그래픽카드 대비 성능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 3D마크 밴티지 벤치마크

지포스 GTX 580 성능 테스트는 ‘상콤하게’ 퓨처마크의 ‘3D마크 밴티지(3Dmark Vantage)’로 시작했다. 3D마크 밴티지는 다양한 3D 그래픽 효과를 구동시켜 PC의 그래픽 성능을 점수로 나타내주는 프로그램으로 그래픽카드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대명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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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 그래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듯이 지포스 GTX 580는 기존 GTX 400 시리즈의 성능을 웃돌고 있다. 이리하여 엔비디아의 말이 결코 틀리지 않았음이 확인됐다. 또한 비교 그래프에 포함시키진 않았으나 지포스 GTX 580의 성능 점수는 경쟁사의 최상위 제품 대비 성능에서 상당히 앞서는 결과이며, 심지어 듀얼 GPU를 채용한 그래픽카드에 거의 근접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그래픽카드의 왕좌를 탈환하고자 한 엔비디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증명한 셈이다.

◆ 스타크래프트2 평균 프레임 테스트

벤치마크 프로그램을 통한 결과를 확인했으니, 이제 실제 게임 환경에서 얼마나 차이를 보이는지 알아볼 차례다. 테스트는 4명의 플레이어가 20여분간 진행한 게임의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게임 시작 후 공방 없이 10여분간 빌드를 올리는 구간과 나머지 10분간 치열하게 공방을 펼치는 구간으로 나눠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또한 테스트를 위한 그래픽은 ‘아주 높음(Very High)’로 설정했으며, 해상도는 2,560 x1,600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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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결과 역시, 예상대로 이전 그래픽카드 대비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을 보이고 있다. 사실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기에 일시적인 프레임 하락폭이 반영되지 않아 결과가 모두 양호하게 나왔다. 그러나 유닛이 대규모로 격돌하는 화면에서 지포스 GTX 580은 GTX 400 시리즈에 비해 프레임 하락폭이 크지 않아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는 데 유리했다.

순간적인 컨트롤로 승패가 좌우되는 게이머에게 프레임 하락으로 인한 렉(지연현상)은 가히 치명적이라 말할 수 있다. 이에 테스트 결과로 보면 지포스 GTX 580의 성능은 이를 충분히 상쇄할만한 그래픽카드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

◆ 테라(오픈베타) 평균 프레임 테스트

패키지 게임의 대명사 스타크래프트2 테스트를 마치고, 온라인 3D 게임으로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어떤 게임을 해볼까 고심하던 차에 때마침 오픈베타를 시작한 NHN의 ‘테라’로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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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는 필드에 비교적 사람이 많은 오후 7시부터 8시 사이에 진행됐으며, 캐릭터 생성 후 첫 번째로 다다른 마을에서 마을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보았다. 그래픽은 시스템 자동 설정을 통해 지정된 5번(1~6까지 숫자가 높을수록 그래픽 우수)을 기준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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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시각 효과와 사실적인 그래픽이 적용된 테라를 즐기는데 있어 테스트에 쓰인 3가지 그래픽카드 모두 훌륭한 성능을 보였다. 그래도 평균 프레임을 확인해보니, 당연하겠지만 아수스 GTX 580의 성능이 단연 우수함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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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그래픽카드로 부족함 없는 아수스 지포스 GTX 580

오랜만에 활짝 웃을 수 있을만한 신제품을 선보인 엔비디아. GTX 400 시리즈의 안타까움을 만회하고자 선보인 GTX 580은, 차세대 그래픽카드를 선보이기에 앞서 HD 5000 시리즈의 흥행으로 AMD 진영으로 넘어간 그래픽카드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고자 하는 의미가 담긴 제품이다.

지포스 GTX 580으로 일단 그래픽카드 왕좌를 탈환한 엔비디아가 이제부터 펼쳐질 차세대 그래픽카드 경쟁에서 다시금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또다시 흥미로운 그래픽카드 대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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