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로 ‘미니’ PC를 찾는다면, 앱솔루트코리아 Giada N20
본 기자는 직업상 상당히 다양한 PC 제품을 만져보는 편이다. 그 중에서는 특히 고성능의 제품이 상당수인지라 자연스럽게 PC를 보는 눈 또한 높아진 상태다. 그러다 보니 조금이라도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을 사용하면 확실히 답답함을 느끼기 마련이다.
이런 본인에게 있어 고성능보다는 작은 크기나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PC들, 이를테면 ‘아톰(Atom)’ CPU를 탑재한 ‘넷탑’이나 ‘넷북’같은 기기들에게 호감을 느끼기는 어려운 일이다. 물론, 그렇다 하여 이런 기기들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모든 PC 사용자가 고성능을 필요로 할 리가 없으며, 개인적인 취향이나 경제사정, 그리고 활용 능력 등에 따라 위와 같은 기기들도 충분히 제 몫을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본 기자는 아톰 CPU를 탑재한 PC를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가 매우 조심스럽다. 특히, 2008년 즈음에 나온 초기형 아톰 CPU는 처리속도가 너무나 느려서, 이를 탑재한 PC를 사람들에게 추천했다가는 10명에 5명 이상은 불평을 하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이런 본 기자가 아톰 CPU를 탑재한 미니 PC의 리뷰를 쓰게 되었다. 바로 앱솔루트코리아에서 출시한 ‘Giada N20’이다. 과연 이 제품이 본 기자의 편견을 극복하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호감을 줄만한 작고 세련된 외관
내부 사양이 어떠한지는 나중에 생각하기로 하고, 일단 외관만 봐서는 Giada N20은 상당히 호감을 받을만한 제품이다. PC라기 보다는 유무선 공유기나 조금 큰 외장하드에 비할 정도도 컴팩트한 크기에, 고광택 표면 처리가 어우러져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본체를 세로로 세워 사용할 때 사용하는 알루미늄 재질의 스탠드도 제법 감각적인 디자인이라 보기가 좋다. 그리고 본체 표면에 있는 전원 버튼 주변을 C자 모양의 LED로 둘렀는데, 버튼이 있는 쪽의 반대편 표면에도 C자 LED를 위치시켜 본체를 어느 쪽에서 보더라도 일체감 있는 디자인을 느끼게 하는 점이 호감을 가지게 하는 또 한 가지의 요소다.
그리고 본체 후면을 살펴보면 2개의 USB 2.0 포트 및 유선랜 포트, 그리고 모니터 출력용 D-Sub 포트가 우선 눈에 띄며, 무선랜은 본체에 내장되어 있다. USB 포트가 다소 부족한 느낌이 들지만 이 정도면 PC로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인 것은 다 갖춘 것 같은데… 뜻밖에도 음성 출력 포트가 없어서 스피커나 에어폰을 어디다 꽂아야 할지 당혹해하는 사용자들도 있을 것이다.
이 때는 HDMI 포트와 S/PDIF 포트를 활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HDMI 포트는 영상뿐 아니라 음성도 한꺼번에 전달하기 때문이다. 화질과 음질도 좋아서 HD TV와 연결할 때 유용하다, 그리고 S/PDIF는 디지털 방식의 앰프와 연결하면 5.1채널 입체 음향의 출력도 가능하다.
그런데 HDMI 포트를 가진 모니터나 TV, 혹은 디지털 앰프가 없는 사용자들은 다소 막막할 것이다. 이 때는 본체 상단의 커버를 열면 일반적인 음성 입출력 포트가 있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다만, 이 경우엔 상단의 커버를 연 상태에서 케이블을 꽂아두어야 하므로 보기에는 다소 거추장스럽기도 하다.
참고로, 이 상단커버에는 SD / MMC / MS 방식의 메모리 카드를 꽂을 수 있는 카드 리더와 USB 2.0 / e-SATA 겸용 포트도 함께 위치하고 있다. e-SATA를 지원하는 외장 하드는 USB 2.0 규격의 제품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의 전송이 가능하므로 참고하자.
본격적인 사용을 하기 위한 준비
외관을 살펴보았으니 다음은 직접 사용을 해볼 차례다. 키보드와 마우스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별도로 구매하던지 기존에 사용하던 것을 유용해야 한다. 대신 Giada N20에는 전용 리모컨이 동봉되어있어서 아쉬움을 달래주고 있다. 이 리모컨은 영화나 음악 등의 멀티미디어 감상에 최적화 되어있으며, PC의 전원도 켜거나 끌 수 있다. 아무튼 키보드와 마우스, 모니터 및 전원 어댑터를 연결한 후,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누르니 지원 LED에 불이 들어오며 모니터 화면도 켜졌다.
헌데 초기 화면 이후에 운영체제를 찾을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뜬다. 왜냐하면 Giada N20는 윈도우 등의 운영체제를 없이 하드웨어만 팔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매 형태는 운영체제 값을 뺀 만큼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어차피 PC를 사용하려면 운영체제를 구매해 설치해야 하니 차후 추가 비용이 들 수 있고, 번거롭기도 하다.
게다가 Giada N20는 ODD(CD나 DVD 드라이브)가 없기 때문에 운영체제의 설치 작업이 간단하지 않다. 별도로 판매하는 외장형 ODD를 사용하거나 USB 메모리에 윈도우 파일을 넣어 설치해야 한다. 윈도우 7의 경우, 제조사인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윈도우 7 원본 디스크에서 추출한 이미지 파일을 USB 메모리에 넣어 설치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므로 참고하자(해당 소프트웨어는 http://store.microsoft.com/Help/ISO-Tool 에서 다운로드 가능하다).
IT동아에서 보유하고 있는 외장형 ODD를 이용, Giada N20에 윈도우 7을 설치했다. 윈도우 7의 설치가 끝난 다음에는 본체와 함께 들어있는 DVD를 이용해 각종 드라이버도 설치했는데 이렇게 하여 한 대의 PC가 완성되는데 4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아무튼 Giada N20에 운영체제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외장형 ODD, 혹은 USB 메모리 및 또 한대의 PC가 필요하다는 점을 잘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다.
듀얼 코어 아톰 CPU와 엔비디아 아이온 그래픽 칩셋 갖춰
운영체제의 설치가 끝났으니 이제부터 Giada N20을 직접 사용해 볼 차례다. 본 제품에 탑재된 CPU는 인텔 아톰 시리즈 중에서도 신형에 속하는 ‘D525’ 모델로, 1.8GHz의 클럭 속도와 2개의 코어를 갖춘 듀얼 코어 CPU다. 싱글 코어 CPU였던 초기형 아톰에 비해 확실히 향상된 사양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엔비디아의 아이온(ION) 칩셋을 갖춰 그래픽 성능을 보강한 점이 눈에 띈다.
윈도우 7 환경 하에서 Giada N20는 그다지 느리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부팅 속도도 그다지 느리지 않고 인터넷 서핑 속도도 양호한 편이다. 테스트 내내 유선랜이 아닌 무선랜으로 접속해서 인터넷을 했는데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할 수 있었다. 가끔씩 화면 전체를 플래시(Falsh) 동영상으로 채우는 사이트에서는 약간 속도 저하가 느껴지긴 했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다.
PC의 대략적인 성능을 가늠해주는 윈도우 7의 ‘체험지수’ 상에서 프로세서(CPU) 항목이 3.5 점으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Giada N20는 5점 근처의 성능으로 측정되었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이 정도면 5 ~ 6 년 정도 전에 쓰던 펜티엄 4 급 PC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런 미니 PC라면 TV와 연결하여 영화 감상을 하는데도 종종 쓰인다. 실제로 40인치 HD TV와 연결해 테스트해 보았다. HD TV와의 접속은 HDMI만 연결하면 끝이니 간단하다. 몇 가지 WMV및 Divx동영상을 재생해 보았는데, HD급(1280 x 720)급의 동영상은 원활히 재생이 가능했으며, 풀 HD급(1920 x 1080)의 동영상 재생도 큰 무리는 없었다. 다만, 풀 HD급의 동영상을 재생할 때 다른 작업을 같이 하면 PC 전체의 속도가 크게 느려지며 동영상의 끊김도 심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동봉된 리모컨은 윈도우 미디어 센터 규격의 것으로, 본래는 윈도우 미디어 센터와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에서만 작동을 보장하지만, 그 외에 우리나라에서 많이 쓰이는 동영상 플레이어인 ‘곰 플레이어’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그 외에 ‘KM플레이어’와 ‘팟 플레이어’에서는 작동하지 않았다.
아톰 기반 미니 PC에서 게임도 할만 한가?
예전에 나왔던 구형 아톰 CPU 기반의 PC는 3D 그래픽 성능이 매우 취약해서 게임을 하는데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Giada N20 위에서 언급한 대로 듀얼 코어 기반의 신형 아톰 CPU와 엔비디아의 아이온 그래픽 칩셋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게임 성능도 어느 정도 보강되었을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Giada N20으로 게임을 구동해 보았다. 첫 번째로 해 본 게임은 FPS 게임인 ‘서든어택’이다. 서든어택은 3D 게임이긴 하지만 나온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요즘 기준에서는 그다지 시스템 요구사양이 높지 않은 편이다. 실제로 Giada N20에서 서든어택은 초당 평균 50 프레임 정도를 꾸준히 유지하며 원활히 구동되었다.
다음에 구동해 본 게임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 2’다. 이 게임은 비교적 최근에 나왔기 때문에 상당한 고성능 PC를 요구한다. Giada N20에서 스타크래프트2를 구동해 본 결과, 그래픽 옵션을 ‘낮음’으로 맞춰도 10 ~20 프레임 사이의 저조한 수치를 기록하는 등,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아톰 기반 PC의 성능이 어느 정도 향상되었다고는 하지만, 캐주얼 게임 정도의 플레이에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신작 게임까지 플레이 하길 원한다면 보다 고성능의 일반 PC를 구매하자.
아톰 기반 미니 PC도 이제는 ‘쓸 만’
이번 리뷰를 진행하기 전, 앱솔루트코리아의 Giada N20가 아톰 CPU를 탑재한 미니 PC라는 이야기를 듣고 여러 가지 면에서 우려를 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보면서 의외로 쓸만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웹 서핑이나 문서 작성 정도의 작업에 있어서는 보급형 수준의 일반 PC와 비교해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 엔비디아 그래픽 칩셋을 장착한 것 치고는 게임 성능이 그다지 뛰어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대신 동영상 재생 능력이나 HD TV와의 연계성 등의 멀티미디어 기능이 이를 상쇄해주고 있어 큰 단점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Giada N20의 가격은 2010년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45 ~ 50만원 정도인데, 비슷한 가격의 일반 PC에 비해 사양은 확실히 떨어지며, 운영체제(윈도우)도 제공하지 않으니 흔히 말하는 ‘가격대비 성능’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이는 미니 PC라는 제품군 자체의 단점이니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성능 대신 공간 활용성, 그리고 인테리어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이 제품의 구매를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