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 아이패드와 함께한 3주 - 태블릿 PC 활용에 눈뜨다

아이패드, 생활에 편리를 더하다

이쯤에서 아이패드를 지금까지 사용하며 느낀 점을 먼저 밝히고 싶다. 아이패드를 포함한 태블릿 PC는 일상 생활에 큰 변화를 주는 것까지는 아니어도, 약간의 편의성은 더해주는 제품이라고 강하게 느꼈다. 예를 들어, PC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때 다른 기기가 데스크탑 또는 노트북을 대체할 수는 없다. 마치 TV로 PC 작업을 할 수 없는 것과 같다. 반면, 처음에 언급했다시피 아이패드 같은 태블릿 PC는 다른 기기가 대체할 수 있다. 즉, 기존 스마트폰과 데스크탑/노트북 중간에 위치한 태블릿 PC는 사용자의 편의를 돕는 보조 기기 역할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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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로 세상 소식을 접하다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언제 어느 때든 인터넷에 접속해 포털에서 전하는 뉴스를 보거나 뉴스 어플을 설치해 필요한 정보를 쉽게 얻게 되었다. 예전에는 아침에 일어나 문을 열고 배달되어 온 신문을 집어 와야 했지만, 이제는 침대 아래에 있던 아이패드를 들어 뉴스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사실 요즘에는 신문보다 인터넷을 통해 대부분의 소식을 접하기에, 이렇게 바뀐 것이 개인적으로 되려 더 편했다. 게다가 각 신문사에서 앱스토어에 등록한 어플을 이용하면 실제 종이 신문을 보는 것과 차이점도 거의 느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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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대체 기기로 노트북이 있지만, 같은 작업을 노트북으로 하려면 전원을 켜고 부팅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아이패드는 전원을 끌 일이 거의 없기에 홈 버튼을 한번 누르면 바로 화면이 들어온다). 노트북을 대기 상태로 두고 사용하면 부팅할 필요 없이 아이패드처럼 바로 화면이 켜진다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사용한다 해도 노트북은 아이패드보다 크고 무겁기에 불편하다. 데스크탑 PC는 아예 휴대성이 없으니 제외토록 하자.

들고 다니기 편하고, 누르면 바로 화면이 켜지는 아이패드는 언젠가부터 그냥 필요할 때마다 무심결에 찾아 쓰는 기기가 되어 버렸다. TV에서 오락 프로그램, 뉴스, 드라마 등을 보다가 궁금한 점이 생기면 쇼파 혹은 바닥에 있는 아이패드를 집어 들고 검색해 보면 그만이었다. 물론 이것은 노트북, 데스크탑 PC로 대체할 수 있는 작업이긴 하다. 하지만, 같은 작업을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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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 시간에 대한 걱정은?

아이패드를 사용하면서 걱정했던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사용 시간’이었다. 일체형 배터리이기 때문에 용량이 떨어지면 다시 재충전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지금껏 사용하면서 배터리 부족 현상을 겪지 못했기 때문이다(물론 1~2년 정도 사용하면 자체 배터리 수명이 줄어들어 교체해야 한다). 애플 스티브 잡스 CEO가 아이패드를 발표하며 ‘완충 상태에서 동영상 감상을 10시간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 것이 거짓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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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아이패드 배터리 사용시간에 대한 실험 결과는 여러 곳에서 알아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실험한 한 블로거의 결과를 적어 본다. 이 블로거는 아이패드의 와이파이를 켜고, 화면 밝기는 최대로, 스피커 볼륨도 최대로 설정한 상태에서 스트리밍 동영상 감상과 그래픽이 좋은 게임을 내내 실행한 결과 약 6시간에 가까운 사용시간을 확인했다고 한다. 아이패드 분해 사진을 볼 때마다 놀라게 하는 배터리 공간을 생각했을 때, 어찌 보면 이 결과가 당연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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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용 시간이 긴 만큼, 배터리 충전 시간도 그만큼 오래 걸린다(PC와 연결해 두면 충전이 되지도 않는다. 편법이 있긴 하지만, 전용 충전기 어댑터를 이용하는 것이 배터리를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다만 언제 어디서든지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몇몇 상황과 경우에 따라서는 아니다’라고 정의하고 싶다. 예를 들어, 680g에 달하는 아이패드 무게는 지하철이나 버스와 같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서서 사용할 때 무리를 준다. 잠깐 꺼내서 필요한 정보를 보고 다시 넣는다면 모르겠지만, 10분, 20분처럼 다소 긴 시간 동안 계속 들고 사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한 손으로 사용할 만한 크기도 아니다. 애초에 대중 교통을 이용하며 손잡이나 기둥을 잡지 않고 두 손을 다 아이패드에 할애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행동이다.

의자에 앉아서 사용하거나, 잘 모르는 곳을 찾아가며 현재 위치 등을 확인할 때(와이파이 모델은 GPS가 없어 와이파이 신호가 없을 때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없다) 등, 잠깐씩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직장인이라면 회의나 미팅 시에 메모 용도로 들고 나가기도 좋을 것이고, 학생이라면 강의 시간에 필요한 것을 입력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겠다. 즉, 오래 들고서 이동하며 사용하기에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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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아이의 장난감으로

올해로 8살이 된 기자의 아들 녀석은 이제 기자가 퇴근해서 집에만 들어가면 제 아빠 대신 아이패드를 먼저 찾는다. 처음에는 아이패드라는 단어가 생소했는지 ‘그거’ 혹은 ‘네모난 거’ 달라 하더니, 이제는 또박또박 ‘아이패드’ 달라고 떼를 쓴다. 아이패드 이전에는 아이폰을 찾던 아이가 더 이상 아이폰은 거들떠도 안본다. 아이폰을 가져가라 하면 “그건 아빠 쓰세요”라며 돌아서 버린다. 참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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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하는가 지켜 보고 있자니 참 이것저것 많이도 한다. 기존 아이폰에 있던 어플이 그대로 들어 있으니 하나하나 실행하는데 거리낌도 없다. 아이패드의 중력센서를 이용한 슈팅 게임, 화면을 터치할 때마다 솟아 올라 앞에서 날아오는 것을 피하는 게임, 타이밍을 맞춰 동전을 쌓는 게임 등 가지각색이다. 요즘은 여기에 몇 가지가 더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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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장기. 말을 움직일 줄도 모르지만, 클릭하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미리 보여 주는 덕에 그냥 혼자서 계속 이리저리 눌러 말을 옮긴다. 그런데 장기 어플은 하나의 아이패드로 2명이서 대전을 하는 형식이라 상대 말이 움직이지 않는다. 때문에 혼자서 양 진영의 말을 움직이며 하기에는 영 내키지 않는지 매일 같이 하자고 조른다. 덕분에 아이에게 말의 종류와 활용법에 대해서 하나씩 가르치는 재미에 빠졌다. 여담이지만, 아이가 요즘에는 고스톱을 좋아하기 시작해 못하게 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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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녀석 때문에 아이패드에는 대부분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을 넣고 있다. 영화를 볼 수 있는 비디오 아이콘을 기본 설정 위치인 하단에 그대로 두었더니 스스로 켜고 끈다. 심지어 알려 주지 않았는데도 화면을 터치해 상단에 있는 조절 바로 원하는 위치로 휙휙 넘기는 재주까지 발휘하곤 한다. 처음에는 아이가 좋아해 애니메이션을 여러 개 넣었더니, 몇 시간이고 계속 빠져들어 지금은 하루에 한 편 정도만 넣어 집으로 배달(?) 중이다. 그래도 간혹 쉬운 영어 동화도 넣어서 교육 목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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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인코딩 시간과 용량이 꽤 늘어났다

본 기자는 아이폰을 사용할 때부터 동영상 인코딩을 하기 위해 ‘다음팟 플레이어’를 자주 사용했다(여러 인코딩 프로그램이 있으니 자신에게 맞는 것을 사용하면 된다). 주로 인코딩 작업을 하는 PC에는 인텔 코어 2 쿼드 Q6600 2.4GHz CPU, 2GB RAM, 엔비디아 지포스 8600GT 그래픽 카드가 탑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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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약 1시간 30분 분량의 영화를 아이폰 3Gs용으로 인코딩할 경우 평균 20분 정도 걸렸던 시간이, 아이패드용으로 인코딩 할 경우에는 평균 30분 정도가 걸렸다(고급 설정에서 모든 쓰레드를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을 체크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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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AVI 파일이 아닌 MKV 파일처럼 용량이 큰 것을 인코딩할 때는 여기에 5~10분 정도 더 시간이 추가되곤 한다. 이렇게 오래 걸리는 이유는 아이폰 3Gs의 해상도는 320x 480이고, 아이패드의 해상도는 1,024x768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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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최고급 사양의 PC에서는 이보다 더 빠르게 할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각 가정에서 사용하는 PC 사양은 대부분 본 기자가 사용하는 PC와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아이패드에 동영상을 넣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시간을 오래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언급하고 싶다.

또한, 인코딩이 완료된 파일 용량도 늘어났다. 인코딩 프로그램의 세부 설정(화질을 낮추는 등)을 이용하면 인코딩 시간과 파일 용량을 줄일 수도 있겠지만, 같은 화질과 옵션으로 인코딩할 경우는 당연히 용량이 커질 수밖에 없다. 평균적으로 1시간 30분 가량의 동영상이 1GB~1.5GB 정도 되니 참고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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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얘기지만, 아이튠즈를 통해 인코딩된 동영상을 아이패드로 넣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

전자책과 아이패드의 터치 기술을 이용한 그림 그리기 어플 등에는 10점 만점에 9점 정도는 주고 싶다. 물론, 어떤 전자책과 어플을 설치하느냐에 따라 그 차이가 크겠지만(마음에 들거나 좋은 것은 거의 ‘유료’더라) 대부분의 콘텐츠는 아이에게 딱이었다. 어린이용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것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아이가 전자책에서 나오는 영어 원어를 따라 하거나 스케치가 미리 되어 있는 그림에 색깔 넣는 모습 등을 보니, 교육용 기기로서 아이패드의 활용성도 충분해 보였다. 아직 한글로 제작된 콘텐츠가 많지 않다는 점이 아쉽지만,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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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어머니도 아이패드를?

본 기자의 어머니가 아이패드를 보고 가장 먼저 꺼낸 말씀이 “이것 얼마냐?”였다. 속으로 뜨끔하긴 했지만, 가격은 생각하지 마시고 그냥 한번 사용해 보라고 건네 드렸다. 초기 사용법(전원 켜기, 인터넷 실행, 어플 실행 등)을 간단히 알려 드렸더니, 가장 먼저 실행하신 것은 역시나 고스톱(아… 고스톱은 정말 국민 게임이다). 평상 시에도 데스크탑 PC로 한두 시간 즐겨 하시는 게임인지라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셨나 보다. ‘컴퓨터(아이패드)와 하는 것 말고, 사람과 할 수 있느냐?’라는 물음에 ‘가능하다’ 전해 드렸더니 썩 마음에 들어 하시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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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은 주말 저녁 드라마를 보시다가 여주인공을 보며 ‘저 여주인공 남편이 누구더라…’하고 안타까워 하시길래, 옆에 있던 아이패드로 검색해 보여 드렸더니 이것저것 누르시며 만족해 하신다. 아직 젊은 사람처럼 인터넷을 검색하며 해당 정보를 찾기는 힘들어 하시지만, 화면이 커서 마음에 든다고 한마디 하셨다(어머니는 옵티머스 원을 사용 중이시다). 여담이지만, 지난 주 일요일에는 당신 손주와 서로 먼저 고스톱을 하시겠다고 싸우기도 하시더라.

아이패드를 사용하며, 태블릿 PC의 정체성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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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주간 아이패드를 사용하며, 지금까지 생활했던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을 느꼈다. 여기에서 아이패드, 태블릿 PC를 어떻게 사용할 지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스마트폰, 넷북, 노트북, 데스크탑 PC, PMP 등이 있으면 ‘태블릿 PC가 필요 없다’는 것에는 동조할 수 없다. 아이패드는 단순히 크기만 뻥튀기해 놓은 아이폰이 아니다. 더 편리하게 도움을 주는 보조 기기며, 그 나름의 용도가 확실한 제품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기대되는 것은 앞으로 다양한 어플이 출시될 때마다, 더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점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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