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 코어냐 듀얼 코어냐, 선택의 갈림길에 선 당신을 위해

김영우 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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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U(Central Processing Unit)’, 우리말로 '중앙처리장치'는 사람으로 치면 두뇌에 해당되는 부품으로, PC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다. 만약 현재 사용 중인 PC의 성능에 만족하지 못한다면 우선은 그 PC에 장착된 CPU의 성능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의심해볼 만하다.

CPU의 동작 속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단위는 클럭(clock)이다. 클럭 속도를 높이기 위해선 CPU에 좀 더 높은 전압을 공급해야 하고, CPU 내부를 구성하고 있는 ‘트랜지스터’라는 부품을 보다 작게 만들어, 최대한 작은 공간에 많은 트랜지스터를 오밀조밀 집어넣어야 한다.
하지만 클럭이 높아지면 그만큼 발열도 심해지고 이로 인해 PC 안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멀티 코어 CPU 시대의 도래
그래서 최근의 CPU 제조사들은 무작정 클럭을 높이기보다는, CPU 내부에 있는 코어(Core)의 수를 늘려 성능을 높이는 이른바, 멀티 코어(Multi Core) 기술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즉, 1개의 CPU가 2개 이상의 두뇌를 한꺼번에 가지게 된 셈이다.
그 중에서도 2개의 코어를 가진 듀얼 코어(Dual Core) CPU는 이미 대중화되었고, 고급형 PC에 들어가는 코어 4개의 쿼드 코어(Quad Core) CPU도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나아가 코어 6개의 헥사 코어(Hexar Core), 코어 8개의 옥타 코어(Octa Core) CPU도 현재 개발 중으로 조만간 세상에 나오리라 예상된다.

세상사가 다 그렇지만,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실례로 3.2GHz의 클럭에 쿼드 코어를 갖춘 인텔 '코어2 익스트림 QX9770' CPU의 경우 인터넷 최저가가 무려 200만원을 호가하여, 여간 해서는 선뜻 구입하기가 쉽지 않은 수준이다.

최저의 비용 투자로 최적의 성능을 얻고자 하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은 여기서부터 고민이 시작된다. 코어 수는 적지만 클럭이 높은 CPU(듀얼 코어)를 선택해야 할지, 아니면 비록 클럭은 다소 낮지만 코어 수가 많은 CPU(쿼드 코어)를 선택해야 할지 말이다.

비교 제품: 코어 2 듀오 E8500 Vs 코어 2 쿼드 Q6600
코어2 듀오와 코어2 쿼드는 모두 LGA 775 규격의 제품으로 겉모습은 거의 같다. 이에 해당하는 제품으로 3.16GHz 클럭의 듀얼 코어 CPU인 '코어2 듀오 E8500'과 2.4GHz 클럭의 쿼드 코어 CPU인 '코어2 쿼드 Q6600'을 준비했다. 여기서는 이 두 제품을 실제로 비교 테스트하며 각각의 적합한 쓰임새를 가늠해보고자 한다.

제품명 인텔 코어2 듀오 E8500 인텔 코어2 쿼드 Q6600

코드명 울프데일 켄츠필드
소켓형태 LGA 775 LGA 775
코어 수 2개 4개
클럭 3.16 GHz 2.4 GHz
L2 캐시 6MB 4MB x 2

위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코어2 듀오 E8500과 코어2 쿼드 Q6600은 같은 규격의 메인보드에 꽂는 CPU다.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E8500은 클럭이 좀더 높고, Q6600은 코어 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번 테스트에서는 인텔 P35 칩셋의 메인보드와 ATi 라데온 HD3850 그래픽 카드를 장착한 컴퓨터에 두 개의 CPU를 번갈아 끼워가며, 몇 가지 프로그램을 구동해 각각의 성능을 측정하였다. 참고로 성능 테스트는 테스트 환경에 따라 근소한 차이를 보일 수 있으므로 100% 맹신하지는 말기를 권한다.

멀티미디어 매니아들을 위한 씨네벤치(CineBench) 테스트
컴퓨터를 이용해 영화나 음악 등의 멀티미디어를 감상하는 사용자들이 많아졌다. 특히, 요즘은 1,280x720 혹은 1,980x1,080 등의 HD급 고해상도 동영상 파일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데, CPU 성능이 낮으면 이러한 HD급 영상을 원활히 재생하기 어렵다. 그래서 CPU의 멀티미디어 처리 성능을 테스트하여 수치로 기록하는 '씨네벤치(CineBench)'라는 프로그램으로 듀얼 코어(E8500)와 쿼드 코어(Q6600)의 멀티미디어 성능을 확인해 보았다.

씨네벤치는 테스트 옵션에서 싱글 코어만을 사용할 지, 멀티 코어를 사용할 지를 선택할 수 있어 멀티코어 CPU의 성능 테스트에 유용하다. 일단 1개의 싱글 코어만을 사용하게 하여 그 성능을 비교해보았다.

첫 번째 테스트 결과, 클럭이 높은 듀얼 코어가 보다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나온 지 오래된 플레이어나 코덱은 멀티 코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클럭이 낮은 쿼드 코어 보다는 클럭이 높은 듀얼 코어에서 만족스러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멀티 코어 연산 성능을 측정한 두 번째 테스트 결과에서는 그 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듀얼 코어는 2배 정도 성능이 향상되었지만, 쿼드 코어는 4배 가까이 성능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HD 동영상 재생에 많이 쓰이는 H.264와 같은 최신 코덱은 멀티코어 CPU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특히 단순한 재생보다는 동영상의 포맷을 변환하는 인코딩(encoding) 작업에서 큰 힘을 내는데, 앞으로 나올 최신 동영상까지 생각한다면 듀얼 코어 보다는 쿼드 코어를 장만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게임 매니아에게는 어느 CPU를?
3D 게임은 고성능 컴퓨터를 장만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이다. 최근의 게임들은 화려한 3D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강력한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FPS(1인칭 슈팅) 게임인 '파 크라이(Far Cry)'와 '크라이시스(Crysis)'를 직접 구동하여, 1,024x768 해상도에서의 초당 평균 프레임을 측정했다. 당연히 평균 프레임이 높을수록 보다 쾌적하게 게임을 할 수 있다.

'파 크라이'는 2004년에 나온 게임으로 멀티 코어와 같은 최신 기술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게임으로 알려져 있다. 테스트 결과, 듀얼 코어가 쿼드 코어보다 40% 정도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출시 된지 오래된 게임일수록 코어 개수 보다는 CPU 자체의 클럭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으로 테스트한 '크라이시스'는 2007년 말에 나온 게임으로, 아직도 최고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게임이다. 당연히 많은 최신 기술이 적용되었다. 하지만 테스트 결과, 파 크라이에 비해 그 차이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듀얼 코어가 쿼드 코어 보다 15% 이상 높은 성능을 발휘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가장 큰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최근 게임들은 CPU보다 그래픽 카드의 성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고급 컴퓨터 게임을 만족스럽게 즐기려는 사용자라면 쿼드 코어보다는 듀얼 코어를 선택하고, CPU보다는 그래픽 카드 쪽에 더 투자를 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겠다.

그래픽 전문가라면 어쩌지?
그래픽 전문가들은 어도비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그래픽 편집/제작 프로그램을 항상 사용한다. 특히, 이들은 일반 사용자로서는 거의 다루지 않는 엄청난 고해상도 그래픽 파일을 동시에 여러 개 열어놓고 작업을 하는 일이 허다하며, 그래픽 파일에 각종 특수 효과까지 주어가며 작업하는 경우라면 높은 성능의 CPU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따라 이번에는 포토샵 CS3를 이용하여 8,000x6,500 고해상도의 PSD 파일 100개를 동시에 불러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포토샵 작업에서는 위와 같이 쿼드 코어가 듀얼 코어보다 근소하지만 우수한 결과를 냈다. 아마도 포토샵을 전문적으로 사용하는 사용자가 체감하는 성능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여러 개의 작업을 동시에 할 때는 CPU의 코어 개수가 많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라면 쿼드 코어, 일반 사용자는 듀얼 코어
지금까지의 테스트를 종합해볼 때, 클럭이 낮은 쿼드 코어는 멀티미디어나 동시 작업에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반면, 높은 클럭의 듀얼 코어는 게임이나 단일 작업에서 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하는 것으로 알 수 있다.
즉, 동영상 인코딩이나 그래픽 작업을 주로 하는 전문가에게는 쿼드 코어가 적합하고, 게임이나 사무작업을 주로 하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듀얼 코어가 보다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겠다. 물론 쿼드 코어로 게임을 하거나 듀얼 코어로 그래픽 작업을 해도 어느 정도 만족할만한 성능을 보여주기는 한다.
하지만 현명한 소비자라면 자신의 자금사정을 고려해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컴퓨터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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