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웹 브라우저 사파리 5 기능 추가
사파리(Safari). 어느 놀이동산에서 버스 타고 사자, 호랑이 등을 구경하거나 아프리카 대륙에서 오지를 탐험하는 그런 사파리가 아니다. 애플의 웹 브라우저 얘기다. 사실 국내 일반 사용자들은 웹 브라우저라면 대부분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하고 있기에 크롬, 사파리, 파이어폭스, 오페라와 같은 다른 웹 브라우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난 한 달(2010년 9월 초~10월 초)동안 IT동아 방문자 동향을 보더라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이용자가 87.36%, 크롬이 4.86%, 사파리 4.37% 등으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하지만, 세계적인 추세는 그렇지 않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점유율이 우리나라처럼 압도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유럽에서는 인터넷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50%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줄어들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면 액티브X(ActiveX)를 설치해야 하는 등의 번거로움이 있어 다른 웹 브라우저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중 사파리는 아이폰이 출시되면서 점점 그 입지를 넓히고 있는 애플의 웹 브라우저로, 최근 ‘사파리 5’로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었다. 이번에 새로 추가된 기능은 무엇인지, 달라진 점은 무엇인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자.
1. 내가 보고 싶은 내용만 본다 – 읽기 도구
지금 사용하고 있는 웹 브라우저를 실행해 보자. 그리고 아무 뉴스나 한번 클릭해 보자. 그러면 화면 위나 아래, 기사 위에 팝업으로 뜨는 광고와 양옆으로 기사 목록, 바로 가기(내비게이션 기능)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어지럽게 따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애플 사파리 5에 추가된 ‘읽기 도구’를 이용하면, 이 부분을 빼고 오직 기사 내용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IT동아 홈페이지의 한 기사를 볼 때, 아래 스크린샷처럼 빨간 부분의 기사만 보여 주고, 나머지 여러 메뉴와 광고 등을 자동으로 보이지 않게 해주는 기능이다.
읽기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사파리 5를 실행하고 웹 브라우저 위의 주소 입력 부분을 보면 오른쪽 끝에 ‘입력 도구’ 버튼이 활성화되어 있는데, 이 버튼이 활성화되었을 때 한번 클릭해 주면 즉시 기사 부분만 뷰어 프로그램으로 띄워 준다. 또한, 해당 기사가 웹 브라우저 상에서 여러 페이지로 나뉘어 있어도, 전체 기사를 한번에 표시해 준다.
해당 뷰어 프로그램에는 기사를 이메일로 보내거나, 프린터로 바로 뽑을 수 있고, 폰트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오직 기사 부분에만 해당하는 것일 뿐,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 글이나, 기사 하단의 댓글 등과 같은 부분에는 적용되지 않으니 참고하도록 하자.
2. 차세대 웹 표준인 HTML5 지원 강화
HTML5는 웹 문서를 만들기 위한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 ‘HTML(Hyper Text Markup Language)’의 최신 규격이다.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액티브X를 설치하지 않아도 기존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플래시나 실버라이트, 자바 등이 없어도 웹 브라우저 자체에서 동영상을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예를 들어, 현재 어떤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그 동영상을 보기 위한 해당 플레이어를 설치해야 가능하다. 플래시 기반의 동영상이라면 플래시를 설치해야 하고, 실버라이트 기반 동영상이라면 그 기능을 설치해야 한다. 다른 동영상 플레이어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여러 인터넷 동영상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는 해당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HTML5는 이러한 번거로운 설치 과정이 없이도 웹 브라우저가 지원하기만 하면, 손쉽게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동영상 시점 전환, 자막 기능, 마크업 기능, 전체화면 보기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애플 사파리 5는 HTML5를 지원해 보다 다양한 효과를 더 편하게 볼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되었다.
한편, HTML5는 데스크탑보다 휴대용 모바일 기기 즉, 노트북, 태블릿 PC,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했을 때 그 효과가 더 크다. 이는 사용시간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기존 동영상을 모바일 기기에서 보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으로 디코딩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배터리가 금방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HTML5가 적용된 웹 브라우저에서 해당 동영상을 보면 이러한 디코딩 과정이 사라져 배터리만으로 좀 더 오랜 시간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이 사파리 5에서 제시하고 있는 HTML5에 대한 다양한 효과는 직접 체험해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http://www.apple.com/kr/safari/download/에서 사파리 5를 다운로드받고 실행한 후에, http://www.apple.com/html5/로 접속하면 된다.
3. 사파리에서 사용 가능한 확장 프로그램 적용
사파리 확장 프로그램은 사용자가 자기 마음대로 웹 브라우저를 꾸밀 수 있는 일종의 애플리케이션이다. 일종의 툴바라고 생각해도 된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메이저리그팀이 오늘 치른 경기 결과를 쉽게 볼 수도 있으며, 트위터와 같은 자주 이용하는 소셜 네트워크의 기능을 웹 브라우저상에서 쉽게 이용할 수도 있다.
다만, 이런 확장 프로그램은 개발자가 해당 프로그램을 등록해주어야 사용할 수 있다. 현재는 대부분 국내보다는 국외 기업이 확장 프로그램을 등록했기 때문에 국내 이용자가 이용할 만한 서비스가 많지 않지만, 추후 유사한 기능을 국내 기업이 개발해 등록한다면 이를 이용할 수 있다(메이저 리그가 아닌 국내 야구 소식, 네이버의 주요 뉴스 링크 등을 쉽게 볼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확장 프로그램은 사파리 확장 프로그램 갤러리(http://extensions.apple.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필요한 기능을 이용자가 설치해 사용하면 된다.
사파리 5, 과연 국내의 반응은?
이렇게 애플 사파리의 여러 기능이 강화된 새로운 버전이 출시되었다지만, 과연 국내 이용자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우리나라에서는 90%가 넘는 사용자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은행, 관공서, 게임 등 주요 웹 사이트 역시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용자의 대부분은 사파리, 크롬, 파이어폭스와 같은 다른 웹 브라우저를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저 인터넷 익스플로러 버튼을 더블 클릭하는 사용자가 대부분이다(윈도우를 설치하면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기본 설치되어 있는 것도 큰 영향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진정 많은 사용자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웹 브라우저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동영상을 보기 위해 윈도우 설치 시 기본으로 탑재되어 있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로만 감상하는 이용자는 거의 없다. 곰플레이어나 KM플레이어와 같은 여러 편리한 기능이 추가된 동영상 플레이어를 사용하듯이 웹 브라우저도 충분히 바뀔 수 있다.
그렇다고 앞으로 국내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사파리 5로 대체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와 같은 여러 웹 브라우저 중 편리한 것을 선택해 사용하면 된다. 다양한 웹 브라우저가 출시되며 각자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지금, 향후 국내에서는 어떤 웹 브라우저에 사용자가 손을 들어줄지 궁금하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