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날이 인기 더하는 예술 테러리스트 '뱅크시(Banksy)'
[IT동아] 뱅크시(Banksy)는 영국을 기반으로 두고 활동하는 그래피티 작가이자 영화감독입니다.
그는 세계 곳곳을 누비며 건물 벽이나 지하도, 담벼락 등에 그래피티 작품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주제도 사회 풍자를 비롯해 파격적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남들이 보지 않을 때 작품을 그린 후 사라지는 뱅크시.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1973년생 백인 남성이라는 것이 유일합니다.
뱅크시는 스스로를 ‘예술 테러리스트’라고 말합니다. 그의 작품은 탈권위주의와 무정부주의, 반자본주의 등 다양한 정치·사회적 주제를 다룹니다. 그 중에서도 자본과 권력에 대한 조롱, 전쟁과 소비에 대한 풍자의 성격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그가 대중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부터입니다. 2005년 이후, 뱅크시는 영국 대영박물관이나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세계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몰래 설치하는 도둑 전시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습니다. 한 번은 뱅크시가 대영박물관에 잠입해 소를 사냥하고 쇼핑하는 원시인이 그려진 돌을 몰래 진열하고 도망갔습니다. 그런데, 8일 동안 관람객들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결국 뱅크시가 자신의 행동을 밝히고 난 후에야 이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행동은 예술을 겉치레로 여기고 제대로 감상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판하기 위한 행위 예술이었습니다.
뱅크시가 대중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라면, 단연 2018년 소더비 경매 사건을 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 ‘Girl With Balloon’에 파쇄기를 설치했고, 약 140만 달러(한화 16억 원)에 낙찰되자마자 작품을 파쇄해 버렸습니다. 부분적으로 조각난 이 작품의 이름은 곧바로 ‘Love is in the Bin(사랑은 쓰레기통 안에 있다)’로 바뀌었습니다.
온라인 예술 자료 사이트 아트넷(Artnet)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소더비 경매 사건 이후 ‘Love is in the Bin’ 소장자는 작품 전시를 허락했다고 합니다. 이에 이 작품은 런던에서 다시 전시되었으며 홍콩, 타이페이, 뉴욕을 거쳐 경매에 들어갈 것이라고 합니다.
‘Love is in the Bin’은 2021년 10월 14일 소더비 런던에서 다시 한 번 경매 거래될 예정입니다. 작품이 손상됐지만, 경매 예상 가격은 500만~800만 달러(58억~93억 원)로 오히려 더 늘었습니다.
날이 갈수록 높아지는 뱅크시의 인기는 그의 경매 수익 순위로도 알 수 있습니다. 2019년 총 낙찰액 약 2,813만 6,216 달러(328억 원)를 기록, 71위를 기록한 뱅크시. 그는 1년 뒤인 2020년 총 낙찰액 6,356만 1,587 달러(753억 원)를 기록해 단숨에 20위로 뛰어오릅니다.
글 / 아트파이낸스그룹 류지예 팀장
※ 아트파이낸스그룹은 뉴노멀 시대를 맞아 금융의 영역을 예술 산업으로 넓혀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위험 대비 수익을 제공할 투자처를 발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홍익대학교 동아시아예술문화연구소와 예술금융 교육, 다양한 세미나도 엽니다. 주 업무는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 예술 부문 비즈니스 컨설팅 및 연구이며 아트 펀드도 준비 중입니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