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컬러풀 iGame 지포스 RTX 3080 Ti Vulcan OC D6X LHR
[IT동아 김영우 기자] 암호화폐(가상화폐) 시세가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PC용 그래픽카드는 ‘귀하신 몸’이다. 여전히 상당수의 물량을 채굴업자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와중에 가장 답답한 건 게임용 그래픽카드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이머들이다.
그래도 GPU(그래픽 처리 장치)와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게이머들을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이번에 소개할 컬러풀(Colorful)의 iGame 지포스 RTX 3080 Ti Vulcan OC D6X LHR(이하 iGame RTX 3080 Ti Vulcan)도 그 일환이다. 4K급 고해상도 게이밍에 적합한 높은 성능 외에, 암호화폐 채굴 능력을 제한한 LHR(Lite Hash Rate) 설계를 적용했다. 그리고 다채로운 정보 및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는 LCD를 통해 시각적 만족도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채굴 작업 거부, 게이머를 위한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80 Ti는 엔비디아 지포스 30 시리즈(코드명 암페어) 중에서도 최상위급에 가까운 모델로, 이전 세대 제품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0,240개의 쿠다(CUDA) 코어를 통해 연산 능력이 향상되었다. 그리고 한층 현실적인 빛 표현을 하기 위한 레이트레이싱(raytracing)용 RT 코어가 2세대로 진화했으며, AI(인공지능)를 통해 렌더링 화질을 끌어올리기 위한 3세대 텐서(Tensor) 코어도 품었다.
그 외에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높은 384 비트 인터페이스의 GDDR6X 메모리를 12GB 탑재해 4K급 고해상도 환경에서도 원활한 게임 구동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런 높은 성능을 가진 탓에 암호화폐 채굴용으로 ‘싹쓸이’를 당했고, 게이머들은 제품 구경을 하기 힘들었다.
이번에 출시된 지포스 RTX 3080 Ti LHR 버전 역시 대부분의 특성은 기존의 지포스 RTX 3080 Ti와 같지만 암호화폐 채굴능력을 의도적으로 제한해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임 구동 능력은 기존의 지포스 RTX 3080 Ti와 다름이 없다는 점도 엔비디아는 강조하고 있다.
상당한 덩치, 충실한 냉각 시스템
iGame RTX 3080 Ti Vulcan은 이러한 지포스 RTX 3080 Ti LHR의 기본적인 특성에 더해 게이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몇 가지 요소를 더했다. 외형을 살펴보면 기판 길이가 323mm에 달할 정도로 큰 편이고 PCIe 보조전원 역시 8핀 규격 3개를 요구한다. 때문에 상당히 내부 공간이 넉넉한 본체, 그리고 적어도 700~750W 이상의 정격 출력을 발휘하는 파워서플라이(전원 공급 장치)를 갖춘 사용자에게 추천한다.
큰 기판만큼이나 쿨러의 덩치 역시 상당하다. 방열판, 히트파이프와 더불어 냉각액 및 구리 가루로 채운 베이퍼 체임버까지 갖춰 GPU에서 발생하는 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상단에는 90mm 규격의 냉각 팬을 3개 탑재해 빠르게 열을 식힌다. 이 때문에 소음도 클 것 같지만 의외로 그렇지 않다. 제품의 현재 상태에 따라 자동으로 팬의 회전 수가 조절된다. 그리고 유휴 상태, 혹은 부하가 크지 않은 작업(웹 서핑, 문서 작업 등)을 할 때는 팬이 완전히 정지하기도 하므로 의외로 정숙성은 좋은 편이다.
눈 즐거운 RGB LED, 자유롭게 튜닝하는 LCD까지
그리고 쿨러 곳곳에는 다양한 색으로 빛나는 RGB LED가 달렸다. 이를 통해 시각적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A-RGB 3핀 헤더를 지원하는 메인보드를 이용하고 있다면 이를 그래픽카드와 케이블(동봉)로 연결해서 다른 A-RGB 지원 주변기기(CPU 쿨러, 케이스 팬 등)와 같은 색과 패턴으로 빛나게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리고 제품 후면의 금속재질 백 플레이트는 제품이 휘는 것을 방지하고 기판 표면이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큰 쿨러 이상으로 눈에 띄는 건 쿨러 상단에 달린 LCD 화면이다. ‘iGame Status Monitor 3.0’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LCD에는 90도까지 화면 각도도 조절할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와 이미지를 표시할 수 있다. 표시할 수 있는 정보는 현재 시간과 날짜, CPU 및 GPU 클럭 및 사용량, 온도, 냉각 팬 회전 수, 그래픽 메모리 클럭 등이다.
그 외에도 그래픽카드와 사용자가 직접 이미지나 텍스트를 넣어 LCD에 표시되게 할 수도 있다. 동봉된 케이블을 이용해 그래픽카드의 USB 타입-C 포트와 메인보드의 USB 헤더를 연결하면 된다. 컬러풀 iGame 그래픽카드용 전용 소프트웨어인 ‘iGAME Center’를 통해 LCD에 표시되는 정보를 변경 가능하다. 지원하는 이미지 파일 규격은 480 x 128 해상도의 JPG, PNG, GIF다. 특히 움직이는 GIF 파일을 넣는다면 한층 역동적인 화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누르면 더 강력해지는 OC 버튼, 충실한 S/W 지원
성능도 차별화를 했다. 엔비디아 레퍼런스(표준) 규격 지포스 RTX 3080 Ti의 GPU는 1,370MHz의 베이스 클럭으로 구동하면서 고성능이 필요한 상황이면 최대 1,665MHz의 부스트 클럭으로 속도를 높인다. iGame RTX 3080 Ti Vulcan이 경우, 측면 패널에 달린 OC(오버 클러킹) 버튼을 누르면 부스트 클럭이 1,710MHz까지 높아진다. 제조사에서 보장하는 오버 클러킹이므로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참고로 이 제품의 OC 버튼은 단순히 클럭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 탑재한 2개의 바이오스(펌웨어)를 전환하는 역할을 한다. 만약 사용자가 임의로(제조사가 설정한 수치 이상으로) 오버 클러킹을 하다가 시스템이 부팅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발생한다면 다시 OC 버튼을 눌러 바이오스를 기본값으로 되돌리는 것도 가능하다.
제조사가 설정한 수치 이상으로 오버 클러킹을 하고자 한다면 iGAME Center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자. 앞서 설명한 상단 LCD 설정 기능 외에 그래픽카드 및 CPU, 메모리, 네트워크 등의 활동량과 동작 속도,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고 GPU 및 메모리의 동작 클럭, 냉각 팬 회전 속도 등을 자유롭게 조절해 성능을 높이는 기능도 지원한다.
최근의 트렌드에 적합한 인터페이스 구성
측면에는 영상기기 연결을 위한 3개의 DP 및 1개의 HDMI 포트를 갖췄다. DP 1.4a와 HDMI 2.1 규격을 준수하므로 4K UHD(3,840 x 2,160) 해상도에서 120Hz 주사율(1초당 전환되는 이미지 수), 8K(7,680 x 4,320) 해상도에서 60Hz 주사율로 부드럽게 움직이는 화면을 출력할 수 있다. 그리고 화면 전반의 명암비와 색감을 한층 높이는 HDR 기술에도 대응하고 있어 고급 기술을 갖춘 최신 모니터의 성능을 한껏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래픽카드 본체 외의 구성품도 풍성한 편이다. PC 설치 시 그래픽카드의 무게를 지탱하는 지지대 및 그 부속품, RGB LED 연동용 케이블 및 측면 LCD 제어용 케이블, 그리고 제품 조립에 쓰이는 정밀 드라이버 및 나사가 들어있다. 그 외에 설치 작업을 할 때 손 보호 및 미끄럼 방지를 기대할 수 있는 면 장갑, 그리고 청소용 천도 제공한다.
LHR 버전의 실제 성능은?
제품의 실제 성능을 가늠해 보기 위해 AMD 라이젠9 5950X CPU에 32GB의 DDR4 메모리를 탑재한 X570 메인보드 기반 윈도우10 PC를 이용, 벤치마크 소프트웨어 및 게임을 구동해봤다. OC 버튼을 확성화하고 별도의 오버 클러킹은 하지 않았다.
시스템 3D 그래픽 처리 능력을 측정하는 3DMark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구동해봤다. 다이렉트X11 기반의 일반적인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파이어 스트라이크(Fire strike) 테스트에서는 36,430점, 리고 다이렉트X12 기반 최신 콘텐츠 관련 성능을 측정하는 타임 스파이(Time Spy) 테스트에서는 17,336점, 그리고 레이트레이싱 성능까지 측정하는 포트로열(Port Royal) 모드에서는 12,955점을 기록했다.
이전에 테스트했던 LHR 미적용 지포스 RTX 3080 Ti에 비하면 2~3% 정도 낮은 점수지만, 오차 범위의 수준이라 실제 게임 구동 능력의 차이는 거의 없을 것으로 추측된다.
FPS 게임인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콜드 워’를 구동, 화면 해상도는 4K(3,840 x 2,160), 그래픽 품질은 레이 트레이싱을 포함해 최상으로 높인 뒤 캠페인 모드 초반을 20여 분 정도 진행했다. 상당한 시스템 자원을 요구하는 상황임에도 초당 평균 80~90 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며 상당히 안정적인 플레이가 가능했다.
1인칭 액션 RPG인 ‘사이버펑크 2077’ 테스트에서도 역시 만족할 만한 성능을 발휘했다. 화면 해상도를 4K에, 그래픽 품질 옵션은 ‘레이 트레이싱 울트라(+ DLSS 균형)’로 높인 상태에서 초반 나이트시티 구간을 30분 정도 플레이했는데, 꾸준하게 초당 평균 50~60 프레임 전후를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다. 본래 지포스 RTX 3080 Ti가 4K + 레이 트레이싱 환경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긴 했지만 LHR 버전 역시 변함은 없다.
오직 게이머를 위한 제품
컬러풀 iGame 지포스 RTX 3080 Ti Vulcan OC D6X LHR은 만성적인 그래픽카드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게이머들을 위한 위안이 될 수 있는 제품이다. 지포스 RTX 3080 Ti 특유의 우수한 4K급 게임 구동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LHR 옵션을 적용해 암호화폐 채굴 업자의 ‘싹쓸이’로부터 그나마 자유로운 편이다.
그리고 양호한 냉각 시스템과 더불어 화려한 RGB LED, 그리고 사용자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LCD까지 갖추고 있어 PC를 튜닝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물론 이 제품 역시 물량이 아주 넉넉한 편은 아니며, 거래 시세 역시 저렴하진 않다(200만 원대 중 ~ 후반). 하지만 그래도 이런 제품이 꾸준하게 출시되고 있는 점은 게이머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