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디지털배움터 “추석 명절, 온택트 ‘줌 오락관’으로 정 나눠요”
[IT동아 차주경 기자] 추석은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는 명절이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속담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우리 삶을 매섭게 할퀴고 있지만, 그럼에도 추석은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가족과 친지들을 만날 수는 없지만, 집에서 쉬며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지금의 어려움을 이겨내리라는 희망을 키울 수 있어서다.
지방 자치 단체는 추석 연휴에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는 사람들을 위해 각종 행사를 연다. 이 가운데 전라남도는 수 개월째 이어진 코로나19 팬데믹에 지친 도민을 달랠 ‘디지털배움터 온택트 명절 보내기’ 프로그램을 9월 16일 마련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라남도·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TMD교육그룹(티엠디교육그룹)이 함께 진행 중인 ‘전라남도 디지털역량교육(전남 디지털역량교육)’의 일환이다. 전남 디지털역량교육은 도민들이 PC와 스마트폰, 키오스크(무인 주문기) 사용법 등 디지털 기술을 쉽게 배우고 응용하도록 돕는 온오프라인 교육이다.
전남 디지털배움터 온택트 명절 보내기는 추석에 가족을 만나지 못하게 된 독거 어르신에게 강사·서포터가 찾아가 말동무가 되고, 함께 온라인 라이브 방송과 오락을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행사는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수칙을 지킨 상태로 진행됐다.
행사 주관 기업 TMD교육그룹은 전라남도 내 65세 이상 수강자 가운데 신청 혹은 추천을 받은 가정을 찾아가 이번 행사를 진행했다. 신청자와 강사·서포터는 한 팀이 돼 온라인 화상 통화 앱 ‘줌(Zoom)’으로 ‘추석맞이 줌 오락관’ 프로그램을 즐겼다.
전남 디지털배움터 온택트 명절 보내기의 추석맞이 줌 오락관은 ▲퀴즈로 알아보는 디지털(디지털 관련 신조어, 인물을 소재로 한 퀴즈) ▲디지털, 몸으로 말해요(화상 통화 시 특정 참가자의 화면으로 고정하는 ‘핀 고정 기능’을 활용한 퀴즈) ▲전남 디지털배움터 소개 ▲시상 ▲팀별 소감 나누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행사 분위기는 시종일관 웃음꽃이 피고 박수 소리가 끊이지 않는 등 화기애애했다. 강사·서포터는 줌 오락관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줌 앱을 미리 설정하고 기자재를 점검했다. 두 MC는 참가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조율하며 추석에 어울리는 즐거운 분위기를 돋웠다.
전남 디지털배움터의 추석맞이 줌 오락관에 참가한 도민 박찬규 씨에게 소감을 물었다. 그는 10년 전 부모님을 간병하려 전남 해남으로 귀농했고, 지금은 발효 식품을 연구 중이다.
그는 “평소에도 전라남도 디지털역량교육 강사로부터 여러 디지털 관련 정보를 얻고 궁금한 것도 물어봤다. 그러다가 이번 디지털배움터 온택트 명절 보내기 소식을 듣고 흥미를 느껴 지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줌으로 참가한 비대면 행사가 다소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한 번쯤은 체험해 볼 만한 유익한 행사라고 느꼈다. 초성만 듣고 디지털 단어를 알아맞히기, 강사의 움직임을 보고 답을 짐작하는 디지털 퀴즈 등이 흥미로웠다.”며 “앞서 전남 해남에서 몇 차례 열린 디지털역량교육에서 스마트 기기의 지식을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정부와 전라남도가 노년층에게 스마트폰, PC를 알기 쉽게 가르쳐주는 교육을 많이 열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목포 도민 김경순 씨는 "책으로만 하는 딱딱한 수업이 아니라, 퀴즈를 풀면서 상식도 쌓고 웃고 즐길 수 있었던 유익한 수업이었다. 매일매일 참여하고 싶을 정도다. 전남 디지털배움터 덕분에 추석 전에 기억에 남을 만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서포터 임미영 씨는 "추석에 외로워하실 어르신에게 기쁨을 드릴 수 있을까 염려했다. 하지만, 줌 오락관에 적극 참여하며 웃고 즐기는 어르신들을 보고 기뻤다. 온라인으로 열린 만큼 지역과 관계 없이 모두가 동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전남 해남 삼호학당에서는 디지털역량교육이 이뤄졌다. 설립 22년 째인 삼호학당은 유림의 뜻과 도덕을 가르치는 장소다. 전남 디지털역량교육장으로도 선정돼 주 2회 PC와 스마트폰 사용법을 교육한다. 교육은 매번 어르신 50여 분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
장성년 삼호학당 학장은 “스마트폰은 생활 필수품이다. 노년층이 스마트폰의 기능을 배우고 알면서 즐거움을 느끼도록, 정신 건강과 교양을 함께 얻도록 삼호학당에서의 교육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라남도는 올해 말까지 다양한 형태로 디지털역량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지역 명소, 복지관 등에 설치한 오프라인 교육장 ‘찾아가는 디지털배움터’는 도민과 여행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전라남도는 유튜브를 포함한 온라인 디지털역량교육, 비대면 온택트 행사도 꾸준히 기획할 예정이다.
티엠디교육그룹 관계자는 “추석을 앞두고 어르신들에게 즐거운 시간을 드린 뜻깊은 시간이었다. 전남 디지털배움터를 통해 도민들이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삶 속의 즐거움도 느끼도록 돕겠다. 모두 안전하고 즐거운 명절을 보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