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센서, 흔들림 보정…디카 기술 속속 스마트폰에
[IT동아 차주경 기자] 자동 초점과 광학 줌, 연속촬영 등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개발된 첨단 기술들이 속속 스마트폰 카메라에 이식된다. 제조사는 작은 광학계(카메라의 구조) 때문에 드러난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와 단점을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로 극복한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이식된 첫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은 이미지 센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 아이소셀 GN1에 ‘듀얼 픽셀’ 기술을 적용했다. 이미지 센서의 화소에 위상차 자동 초점 기능을 넣은 제품이다.
위상차 자동 초점은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의 콘트라스트 자동 초점보다 동작 속도가 빠르다. 삼성전자는 이어 후속 제품 아이소셀 GN2에 ‘듀얼 픽셀 프로’ 기술을 적용했다. 디지털 카메라의 ‘크로스 센서(위상차 검출 센서를 좌우에 이어 상하로 배치해 검출 성능을 높이는 기술)’와 대등한 성능을 낸다.
이어 ‘잠망경 줌’이 인기를 끌었다. 카메라의 광학 줌은 렌즈 배열을 앞뒤로 움직여 화면 확대/축소 효과를 낸다. 이 경우 광학계 길이가 렌즈가 움직이는 만큼 길어지므로, 두께가 얇은 스마트폰에는 적용 불가능하다. 잠망경 줌은 렌즈 배열을 앞뒤가 아니라 옆으로 움직여 화면 확대/축소 효과를 낸다.
과거 슬림형 디지털 카메라들이 이 기술을 활용해, 본체 두께를 1cm 이하로 얇게 유지하면서 광학 줌을 구현했다.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좋은 기술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화웨이, 샤오미 등 주력 스마트폰 제조사 대부분이 잠망경 줌을 활용해 2배~5배 광학 줌 렌즈를 만든다.
고급 디지털 카메라 수준의 피사체 추적 자동 초점, 연속촬영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도 나왔다. 2021년 출시된 소니 고급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1 III에는 인공지능(AI)·3D 공간인식 센서로 구현한 실시간 트래킹 기능이 탑재된다.
AI로 피사체의 모양과 색상 등 외관을 인식하고 3D 공간인식 센서로 피사체가 움직이는 방향과 속도, 거리를 분석해 예측하는 원리다. 여기에 1초에 10매~20매 고속 연속촬영 기능이 더해진다. 연속촬영할때 초점과 밝기를 고정하는 일반 스마트폰과 달리, 이 제품은 초점과 밝기도 피사체 위주로 실시간 조절한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을 적극 도입할 전망이다. 선봉에 중국 제조사가 섰다. 이미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는 광학 기기 제조사와 손을 잡고 카메라 기술을 연구할 연구소를 세웠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오포는 8월 제품 발표회를 열고 ‘RGBW 센서’와 ‘5축 구동 흔들림 보정 기능’을 개발해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한다고 밝혔다.
일반 이미지 센서는 빛을 받아들일때 R(Red, 빨간색)·G(Green, 녹색)·B(Blue, 파란색) 세가지 색상을 인식한다. RGBW 센서는 W(White, 흰색)색상도 인식한다. 덕분에 빛의 양이 적은 상황에서도 밝고 선명한 사진을 만든다. 앞서 화웨이도 RGBW 센서를 스마트폰에 적용한 경력이 있다. 오포는 RGBW 센서의 단점인 모아레(사진에 줄무늬가 생기는 현상)를 해결하려 RGBW 색상을 합성하는 특수 기술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흔들림 보정 기능은 상하와 좌우 2축, 혹은 2축에 롤을 더한 3축의 흔들림을 감지해 보정한다. 5축 구동 흔들림 보정 기능은 여기에 피치(Pitch)와 요(Yaw) 2축이 추가된다. 더 다양한 방향에서 일어나는 흔들림까지 보정 가능한 이 기술은 최고급 디지털 카메라에 주로 탑재됐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디지털 카메라의 기술을 이식하는 한편, UDC(Under Display Camera, 화면 내장 카메라)나 AI 디지털 줌(AI로 사진을 분석해 디지털 줌의 화질을 좋게 만드는 기술) 등 완전히 새로운 기술을 연구·개발한다. 카메라의 성능과 화질은 스마트폰의 주요 구매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에 스마트폰 업계의 카메라 기술 연구·개발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