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새마을금고중앙회, RPA 도입으로 업무 혁신 꿈꾼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지난 4월 21일, 유아이패스(UiPath)가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루마니아 태생의 기업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것은 유아이패스가 처음이며, 상장 첫날에만 공모가인 주당 56달러보다 23.1% 높은 69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기업 가치를 입증했다. 유아이패스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전문 기업으로,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ICT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들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유아이패스는 2005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데스크오버라는 회사로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드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2012년부터 RPA로 사업 방향을 전환하면서 분위기가 역전됐다. 데스크오버는 2013년 유아이패스 데스크톱 오토메이션을 출시해 RPA 시장 가능성을 열었고, 2015년부터 유아이패스로 사명을 변경하며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기에 이른다. 유아이패스는 2021년 기준 전 세계 7,900여 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포천 500대 기업 상위 50개 기업의 50%가 이용할 정도로 광폭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유아이패스 RPA에 적극적
가트너(Gartner)는 2021년 전 세계 RPA 시장 규모가 19억 달러(2조 1,800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며, 코로나 19로 촉발된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에 힘입어 2024년까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IT 기술 도입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국내 기업들 역시 전 세계 시장의 RPA 도입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특히,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유아이패스와 오토메이션 애니웨어와 더불어 세계 3대 RPA 기업 중 하나인 블루프리즘까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우리나라 RPA 시장 분위기는 더욱 달아오르고 있다.
RPA에 가장 적극적인 업계는 금융업이다. RPA 소프트웨어는 컴퓨터가 특정한 알고리즘으로 동작하도록 구성하며, 정량적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일수록 정확도와 활용도가 높아서 금융업계의 관심도 높다. 하지만 보안이나 개인정보 등의 문제로 초기 도입부터 실용화 단계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경영진의 확실한 의사가 있어야 RPA를 추진할 수 있다. 올해 유아이패스 RPA를 도입한 MG 새마을금고중앙회의 사례를 보자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전국 1,300여 개 새마을금고의 업무를 지원하고, 투명한 경영을 위해 지도 감독하는 업무를 맡은 기관이다. RPA 도입에 앞서,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컴퓨터 화면상에서 주변 환경에 변화가 있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기획했다. 여러 자료를 동시에 다뤄 화면에 여러 자료가 나열되더라도 인식 문제가 없는 자동화 체계를 찾은 것인데, 유아이패스의 RPA 플랫폼이 이 조건에 맞았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 IT기획본부 정병옥 부장은 “유아이패스 플랫폼은 자동화 워크플로 과정이 드래그-앤-드롭 방식으로 운영되며 오류 수정도 빠른 편이다”라고 평가하며, “효율성을 위해 병렬 처리가 가능한 것도 중요한 조건이었다. 이러한 개발 편의성과 디버깅 용이성을 고려해 유아이패스 플랫폼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은행권이 도입한 RPA, 어떻게 혁신 이루나?
유아이패스로 RPA를 구축한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3단계에 걸쳐 RPA 보급을 계획하고 있다. 1단계는 RPA 시범 및 검증 단계로 중앙회 내부망을 구축하는 것, 2단계는 내부망과 연계된 외부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내년에 추진하게 될 3단계는 전국에 있는 1,300여 개 새마을금고에 RPA를 도입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전국의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은 각자의 업무를 유아이패스 RPA로 자동화해 업무 효율을 끌어올리게 된다.
현재 MG새마을금고중앙회는 계정계 시스템에서 보고서 작성, 자료 검증작업, 예탁금 처리, 회계 결산 등의 업무에 RPA를 도입한 상태다. 보고서 작성의 경우, 업무 화면을 조회하고 결과 자료를 엑셀로 다운로드한 후 편집하는 모든 과정이 RPA를 통해 자동으로 진행된다. 업무 가능 범위도 단순 보고서화를 넘어서 PPT 파일, 워드 파일 작성 등 모든 작업이 가능해 기존에 하루가 걸리던 작업이 1~2시간 이내에 완료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RPA를 활용해 내부망 시스템에 쌓인 보안 자료를 정리하는 ‘클린봇’이나 보안 패스워드를 관리하는 ‘패스워드봇’ 등을 구축하는 등 활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RPA 도입 과정 중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임직원과의 소통도 중요한 주제다. 로봇이 업무를 대신한다는 것 자체가 일자리를 빼앗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서다. 정 부장은 “처음 RPA를 도입할 때 사전에 많은 홍보를 하였고, 현업부서의 참여를 적극 독려했다”라며, “현업으로부터 요청이 많은 프로세스 중 ROI(투자 자본 수익률)가 높은 업무 순서부터 RPA로 처리하여 실제 효과를 증명한 것이 확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초기에는 이런 시각이 나왔지만, 현재 RPA 도입에 대한 내부 조사에서는 92%가 긍정적으로 답할 만큼 내부 만족도가 높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부망으로 자동화한 업무는 약 26개며, ROI를 따져보았을 때 1년에 약 12.52명의 임직원이 충원된 효과를 확인했다. 보고서 작성이나 자료 검증 등에 소모되던 시간을 모았을 때의 결과다. MG새마을금고중앙회가 내년에 3단계 RPA 도입을 시작하면, 전국의 1,300여 개 새마을금고와 3,200여 개의 본지점이 RPA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를 통한 노동생산성 개선과 업무 혁신성은 더 큰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확산하는 RPA, 더 큰 시장 가능성 노린다
금융업계의 RPA 도입은 장기적으로는 당연한 수순이다. 갈수록 기업은 디지털화하고 있고, 다뤄야 하는 데이터의 총량은 늘고 있다. 반면 임직원 한 명이 다룰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은 한정돼있어서 기계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나 현재의 RPA는 규칙 기반 자동화로 동작하지만, 향후 인공지능과 자연어 처리 성능이 향상되면 능동적인 추론 기반 자동화까지 가능해지며 더 많은 분야에 RPA를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 RPA의 사용이 확실시되는 분야일수록, 지금부터 RPA를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