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스트릭 (2) 고객 유입? 차별적 포지션을 찾아라

피곤한 시대, 마사지 기기 홍수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필자가 네이버 또는 카카오톡에 접속하면 마사지기 광고가 보이기 시작했다. 만성 피로에 쩔어 사는 걸 아는 걸까? 아마도 그렇다기보다는, 오늘을 사는 현대인 누구나 피곤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테니 이런 광고가 넘쳐나는 것이 아닐까.

피로회복이라하면 예전에는 박카스와 같은 드링크류가 떠올랐다. 요즘에는 마사지기, 온열침대 등 제법 고가의 제품이 떠오른다. 생각보다 큰(7000억원 규모) 시장답게, 검색 포털에 ‘마사지기’를 치면 누워서 쉬는 침대형부터 총처럼 생긴 것, 파스처럼 붙여 진동을 주는 것까지 각양각색의 마사지 기기가 쏟아져 나온다. 어떤 제품이 더 나은지 고르려면 고주파, 저주파, 미세전류가 무엇인지 알야야 한다. 이런것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또 한 번 피곤이 밀려온다.

근막이완 마사지기, 스트릭?

여전히 피곤한 가운데 스타트업 스트릭을 만났다. 스트릭의 오환경 대표는 젊고 말도, 마사지도 잘한다. 뭐든 잘하는 그였지만, 자부심을 잔뜩 담아 제품을 설명하더니 역시나 이해하기 어려운, 혹은 내가 전혀 이해하고 싶지 않은 어려운 단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필자는 근막이완도구 'IASTM'이라는 용어는 처음 들어봤다. 스트릭에서 몇 HZ, 몇 RPM의 미세전류와 미세진동이 나온다는데 그게 높은건지 낮은건지, 그래서 얼마나 좋은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스트릭 사진
스트릭 사진

스트릭의 마사지기 ‘스트릭 프로’는 엄연히 고기능성 전문제품이다. 그런데, 우리와 같이 마사지에 큰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팔아야 하다보니 ‘누구나 쉽게 전문가 수준의 마사지 효과를’이라는 가치제안을 제시한다.

누구나 쉽게 전문가 수준의 마사지 효과를 준다는데 뭐가 문제인가? 고객에 대한 가치제안(Value Proposition)으로서 나름 명확하지 않은가? 맞다. 그 가치제안의 명확성은 문제가 없다. 문제는 다른 경쟁사들도 모두 이와 대동소이한 고객가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사의 광고를 잘 들여다 보라. 그러면 그들도 ‘전문가의 제품’이라거나 ‘쉽고 편하게 전문가의 마사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랑하고 있다. 심지어 의사 또는 물리치료사와 같은 의료인이 등장하는것도 이쪽 광고들의 불문율이다.

마사지건 C사의 제품소개 중 일부
마사지건 C사의 제품소개 중 일부

스트릭은 첫 제품을 출시한 후 약 2년간 생각만큼 성장의 폭을 넓히지 못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필자가 가장 먼저 집중한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수십개의 경쟁사가 이구동성으로 전문가의 제품임을 주장하고 있는 혼돈의 시장에서 과연 스트릭은 어떤 차별적 포지션을 갖고 있는가?.

스트릭의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

비즈니스모델 관점에서 보면 어떤 마사지 기기 회사든 제품을 열심히 만들고 SNS, 블로그, 유튜브로 광고하고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하는 전형적 패턴을 벗어나지 않는다. 침대형 제품처럼 고가의 제품은 구매와 렌탈 중 선택할 수 있다는 것, 저가형 제품은 판촉물 등 B2B거래의 대상이 된다는것 정도만 다를 뿐이다.

스트릭 또한 이런 틀에 박힌 비즈니스모델을 벗어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일례가 압력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통증부위를 찾아내고 이에 대한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스트릭의 기술
스트릭의 기술

위와 같은 IOT형 비즈니스모델로 고객가치를 차별화한다면 스트릭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필자의 개인적 의견은 '다소 부정적'이다. 왜냐면 성장의 플라이휠 모델, 즉 고객유입 – 구매 – 경험 – 공유 – 후속고객유입으로 이어지는 경로(Path)에서 ‘고객유입’이라는 문제가 풀리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저 IOT 결합 제품이 기존의 마사지기 대비 ‘차원이 다른 획기적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객유입의 문제 또한 풀리겠으나, 그 정도 영향력을 가졌다고 판단되지는 않는다.

결론적으로 스트릭이 풀어야 할 문제는 ‘고객유입’이다.

차별적 포지션이 중요한 이유

마사지기의 잠재구매자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는 네이버를 열고 ‘마사지기’를 검색한다.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다음, 그 다음페이지를 넘겨본다. 대동소이하다. 진동이 되는 마사지 패드가 대세인 듯 하고 그 중에서 적당한 가격, 적당한 평점을 가진 것을 골라 구매한다. 이와 같은 고객경험에서 이 잠재구매자는 스트릭이라는 제품을 만날 수 있었을까? 아쉽게도 ‘마사지기’라는 검색어를 통해 스트릭이라는 제품을 만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네이버 ‘마사지기’ 검색결과 화면
네이버 ‘마사지기’ 검색결과 화면

구매 의향이 있는 제품의 정보를 찾는 사람 중 대부분은 네이버 검색에 의존한다. 따라서 그 검색어는 ‘고객유입’의 가장 중요한 시발점이 된다. 그렇다면 어떤 단어를 검색해야 스트릭을 만날 수 있을까? 무려 ‘근막이완 마사지기’라고 검색해야 당신은 그 귀한 스트릭을 만날 수 있다.

‘근막이완 마사지기’라는 일반인은 절대 쓰지 않을 검색어를 통해 스트릭의 제품을 찾아 냈다 하더라도 또 하나의 고비가 나타난다. 검색결과에서 진품보다 상위에 버티고 있으며, 생긴 것은 유사한데 훨씬 저렴한 중국산 유사품이 소비자를 유혹한다.

스트릭을 검색하면 유사품이 나온다.
스트릭을 검색하면 유사품이 나온다.

이에 대해 오환경 대표는 새로운 제품인 ‘스트릭 미니’ 출시 이후 검색어를 대대적으로 보완하고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맞다. 검색어를 대대적으로 보완해야 하는 것은 맞으나, 어떤 방향에서 보완할 것인가가 문제다. ‘마사지기’라는 검색어는 너무 비싸고 흔하며 수많은 제품과 경쟁해야 한다. ‘근막이완 마사지기’라는 검색어는 기억조차 어렵다.

도대체 잠재 구매자들은 어떻게 스트릭의 제품을 발견할 수 있을까? 혹은 어떻게 발견하게 만들 것인가? 결론적으로 스트릭만의 포지션이 필요하다. 그 포지션은 즉 스트릭의 대명사, 키워드가 되고 그래야 대명사(키워드)를 통해 고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된다.

차별적 포지션 찾기

일단 시중에 쏟아지고 있는 마사지기들을 구분해보자. 마사지기에 무지한 필자이기에 형태와 기능적 특징을 기준으로 무작정 분류해 보니 대략 이런 그림이 나타났다.

형태, 기능으로분류한 마사지기들
형태, 기능으로분류한 마사지기들

시장에서 소위 히트제품이라고 불리는 것들은 제각각의 포지션을 잡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스트릭의 위치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적어도 저런 분류에 의해서는.

이 혼잡한 시장에서 제각각의 차별성을 내세우기 위해 그 특징들을 나열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 기준이 되는 것은 1) 형태(부착형/핸드헬드형) 2) 기능적특성 (진동/저주파 등) 3) 적용부위 (얼굴, 다리, 어깨 등)이다.

위에 제시한 기준에 따르면, 스트릭이 차별화한 것은 형태뿐이다. 그러다 보니 스트릭은 IASTM이라는 근막이완도구의 디자인이 적용되었다고 설명했을 것이며, 근막이완마사지기라는 어려운 검색어를 활용하게 됐을 것이다.

새로운 분류기준을 통해 스트릭만의 포지션을 잡아야 한다. 기존 경쟁제품들과 구분되는 개념적 분류를 통해 스트릭의 포지션을 만들고, 그 포지션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선점해야 한다.

필자가 제언하는 포지션은 아래와 같이 일상관리에 적용되면서도 전문가들이 활용하는 개념적 포지션(1사분면)을 정하고 그 포지션에 따른 ‘스포츠 마사지기’라는 키워드를 선점하는 것이다.

마사지기 가운데 스트릭의 포지션은?
마사지기 가운데 스트릭의 포지션은?

스포츠 마사지기는 누구나 떠올릴 수 있을 만큼 익숙한 느낌의 용어라서 검색 등 고객유입에 적합하다. 이 카테고리를 장악한 Dominant Player(주도자)도 보이지 않는다. 검색해보면 익숙한 모양의 마사지기들만 즐비하게 나타날 뿐이다.

차별적 포지션에 기반한 실행전략

스트릭이 ‘이제부터 우리는 스포츠 마사지기’라고 주장한다 해서 고객이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스포츠 마사지기 기업’으로 고객으로부터 인정받고 성장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설명하려 한다.

스트릭의 차별적 포지션에 기반한 실행전략
스트릭의 차별적 포지션에 기반한 실행전략

[고객인지 확대 – 콘텐츠 마케팅]

쉽게 말해 유튜브 마케팅이 필요하다. 오환경 대표가 등장하는 유튜브 콘텐츠가 이미 있으나 솔직히 별로 보고 싶지는 않다. 마사지라는 좁은 범위보다 스포츠, 피트니스로 주제를 확장하고 그에 따른 다양한 전문가가 등장하며 그 전문가의 운동 코칭과 스트릭 마사지기의 활용이 적절히 드러나는 콘텐츠여야 대중성이 확보될 것이다.

또한 스포츠 종목에 따라 피로도가 쌓이는 근육이 다르므로 그에 따른 전문적 관리법을 시리즈로 소개하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스트릭 유튜브 채널
스트릭 유튜브 채널

[채널구축 – 에반젤리스트 육성]

스트릭은 일부 피트니스 트레이너를 통해 이미 제품을 팔고 있다. 기존 피트니스센터에서 흔히 보는 운동기구 또는 영양제 등의 판매기법과 같다. 스트릭은 이 방법이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스트릭은 트레이너 입장에서 수많은 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게다가 회원들에게 뭔가를 추천하고 판매하는 것 자체가 모양 빠지는 일인데 열심히 할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이를 보다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트릭의 마사지기는 전문제품임을 이해해야 한다. 전문제품이므로 ‘아무나 다루는 것이 아닌’ 근육관리의 전문가의 제품이며 그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의 교육과 테스트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

공신력 있는 ‘전문적 자격’을 획득한 트레이너, 즉 ‘스트릭 에반젤리스트’로서의 인증이 제공하게 되면 제품의 제대로 된 가치를 잠재구매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훌륭한 인적 네트워크(채널)가 구축 될 것이다. 에반젤리스트 입장에서도 올바른 근육관리 역량을 갖췄음을 인정받음과 동시에, 제품할인, 판매에 따른 이익 배분 등 다양한 혜택이 있다면 상호간 이익일 수 있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아무도 하지 않는다.

전문 제품은 전문가만 쓰지 않는다

이글을 읽는 독자들 중에 일부는 전문제품, 스포츠 마사지기로 포지셔닝 하면 전문 트레이너만 구매하게 되어 시장을 좁히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염려하실 수 있다. 하지만, 명확한 사실 하나는 전문제품이라고 해서 전문가만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의 집 한 켠에 3년째 방치된 자전거도 전문 제품이고 10년째 방치된 카메라도 전문제품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구매욕구'이고 그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요소'다. 아는 사람만 아는, 그들만의 제품을 소비자들은 원한다. 마사지기 홍수의 시대에서 스트릭이 ‘그들 만의 제품’으로 포지셔닝 되기 바라며 본 BM분석 편을 마친다.

글 / 인사이터스컨설팅 황현철 대표 실전 비즈니스모델 컨설팅 전문가. 19년간 비즈니스 전략, 프로세스, 생산, 품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장 중심의 컨설팅을 수행했으며 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대기업에서 스타트업까지 실체적 비즈니스모델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본격 기업 극화 소설 '비즈니스모델러'의 저자이기도 하다.

정리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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