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를 온라인 유통 진출 기회로
[IT동아 차주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를 덮쳤다. 사람들은 외출을 꺼리고 국가간의 교역은 끊겼다. 기업은 상품 판로와 홍보 수단 모두를 잃고 부진에 신음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온라인 유통가는 오히려 세력을 키웠다.
온라인 유통은 백화점·마트 등 전통 오프라인 유통을 누르고 산업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 로드앤드테일러와 JC 페니 백화점, 영국 데버넘스 백화점 등 백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유명 백화점들이 2010년대 이후 속속 파산이나 폐업을 결정했다. 온라인 유통에 밀려난 탓이다.
온라인 유통 대표기업인 미국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오히려 역대 최대 매출(유통 부문에서만 459억달러, 52조6243억원)을 거뒀다.
한국에서도 온라인 유통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하는 주요 유통업체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유통가 총 매출 67조원 가운데 46.3%가 온라인 유통가의 몫이었다. 2021년 상반기에는 유통가 총 매출이 75조원으로 2020년보다 12.1% 늘었다. 온라인 유통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48%로 더 커졌다.
유통 산업은 코로나 19 팬데믹 하에서도 꾸준히 성장했다. 기업에게 온라인 유통은 기회다.
온라인 유통의 장점은 많다. 오프라인 유통보다 시공간 제약을 덜 받는다. 매장이나 집기 없이 PC 한대만 있으면 손쉽게 온라인 유통을 시작할 수 있다. 매장이나 집기가 필요 없으니 초기 투자 비용도 적다. 소비자도 온라인 유통을 선호한다. 매장에 방문하지 않고 필요한 상품을 사면 다음날, 심지어 그날에도 받는 시대다. PC와 스마트폰에 익숙한 소비자는 편리한 온라인 유통을 애용한다.
온라인 유통 공략의 기본은 플랫폼 선정이다. 포털을 비롯한 온라인 사이트에 마련된 스토어, 국내외 대형 오픈마켓이 대표적이다. 최근엔 기술이나 상품을 먼저 선보이고 투자자로부터 제작 자금을 모금하는 크라우드펀딩, 시공간 제약 없이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실시간 쇼핑 라이브커머스도 새로운 온라인 유통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는다.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정한 다음에는 저마다 다른 특징과 장단점에 따라 전략을 세워야 한다. 온라인 스토어와 오픈마켓은 개척하기는 쉽지만, 수만~수십만개에 달하는 경쟁 쇼핑몰들과 겨뤄야 한다. 상품 경쟁력은 기본이고 내 상품을 더 자주 검색되게, 더 돋보이게 하는 철저한 전략을 세워야만 살아남는다.
크라우드펀딩 투자자들은 깐깐한 안목을 갖췄다. 이들을 만족하게끔 하려면 상품성을 계속 보완하고 맞춤형 펀딩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상품을 우수한 품질로 제때 생산하고 배송할 생산 역량도 필수다. 라이브커머스는 제한된 시간 안에 상품을 알리면서 정보와 재미 모두 전달해야 한다.
분명한 기회가 있다. 진입도 어렵지 않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기 어렵다. 그보다 살아남는 것도 힘들다. 기업이 온라인 유통에 관심을 가지면서도 쉬이 뛰어들지 못하는 이유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과학벨트 내 기업의 온라인 유통채널 입점을 지원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다. 대전 신동·둔곡 과학벨트 거점지구, 세종·청주·천안 기능지구에 속한 실력 있는 기업이 온라인 유통 부문에서 활약하도록 돕는 사업이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과학벨트에는 독창적인 기술을 토대로 창업한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기술이나 상품이 아무리 좋아도 소비자의 눈에 띄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좋은 기술과 상품을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인정 받는다면 자연스레 기업의 실적과 성장으로 이어진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대비해 온라인 판로를 만들면 지금은 물론 미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응 가능하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과학벨트 내 50여곳의 기업을 선정해 유통 플랫폼으로의 입점을 지원한다. 온라인 특성에 맞도록 상품성을 개선하고 플랫폼별 특화 마케팅 전략도 세우도록 돕는다. 온라인 스토어와 오픈마켓에 등록할 홍보 영상과 이미지, 크라우드펀딩에 특화된 맞춤형 펀딩 설계, 소비자를 유혹할 라이브커머스 콘텐츠 제작과 방송도 지원한다.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은 “과학벨트 기업의 온라인 경쟁력을 강화해 판로 개척과 소득 창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글 / IT동아 차주경(racingca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