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테크가 뭐길래] 안전자산? 대체투자? 미술품을 주목하는 이유

불안한 주식, 요동치는 가상자산(암호화폐)…. 기약 없는 시장에 지친 투자자들이 새롭게 관심을 보이는 투자처가 있습니다. ‘안전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술품인데요.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아트테크(Art-Tech, 예술을 뜻하는 Art와 재테크를 합성한 말로, 여러 사람이 적은 금액을 투자해 미술 작품의 소유권을 나누는 재테크)’라고 말이죠. 다만, 주의할 부분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무리 안전한 자산일지라도, 사전에 반드시 꼼꼼하게 따져보아야 하죠. 이에 점점 관심 받고 있는 아트테크 속에서 현명하게 투자할 수 있는, 도움될만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합니다.

안전한 대체투자로 주목 받고 있는 아트테크는 미술품을 대상으로 한 재테크다. 문득 뇌리를 스치는 단어가 있다. 명칭부터 비슷한 아트 컬렉팅이다. 똑같이 미술품을 다루는 아트 컬렉팅과 아트테크, 대체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미술품을 주목하는 이유

아트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한 가지 키워드가 숨어있다. 바로 ‘안전자산’. 말 그대로 투자위험이 낮은 금융자산이라는 뜻이다. 으레 안전자산을 말하면 금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미술품 역시 오래 전부터 금과 함께 손꼽혔다. 미술품은 어떤 점에서 안전성을 인정받았을까?

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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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하는 가치

아무리 비싸게 구매한 상품이라도 추후 재거래 시 가치는 떨어진다. 맞다. 대부분의 재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낮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미술품은 다르다. 감가상각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말 씨티그룹(Citigroup)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 이후 판매된 1만 3,000여점의 미술품을 분석한 결과 오래 소장한 미술품일수록 수익 위험성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미술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는 오히려 상승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블루칩 미술품에서 확연하다. 1980년대 ‘검은 피카소’라 불리며 뉴욕을 휩쓸었던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무제’라는 작품은, 지난 201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약 1,246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았다. 이는 미국 화가 작품 중 최고가였을뿐더러, 작품 가치도 33년이라는 세월 동안 약 6,000배 가까이 상승한 결과였다.

장 미셸 바스키아, 출처: 동아일보DB
장 미셸 바스키아, 출처: 동아일보DB

생전 바스키아와 가까웠던 ‘팝아트의 아버지’ 앤디 워홀 역시 마찬가지다. 미술품 가격지수를 보여주는 아트 프라이스(Artprice) 데이터에 따르면, 앤디 워홀의 작품은 10년 주기로 평균 58% 상승세를 기록한다. 즉, 미술품은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안정적인 투자자산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기준, 블루칩 미술품의 가격지수 상승률은 미국 증권가의 S&P 500 지수 상승률보다 가팔랐다는 아트 프라이스 분석도 이를 뒷받침한다.

2. 타 자산과의 낮은 상관도

미술품의 또 다른 특성은 타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매우 낮다는 점이다. 미리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 변동이나 타 자산의 가격 흐름에 크게 영향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부동산 대책으로 집값이 오르내리고, 각종 이슈로 코스피 주가가 하락했다는 뉴스는 들어봤어도, 미술품 가격이 변동되었다는 뉴스는 쉽게 들어보지 못한 이유다.

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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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이 부동산, 주식, 헷지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각각의 상관도를 분석한 결과, 미술 자산과 타 자산의 상관도는 -0.15~0.34 사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헷지펀드는 0.43~0.78 사이, 주식은 0.13~0.84 사이, 부동산은 -0.16~0.75 사이의 상관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보면 꽤나 낮은 수치다. 뿐만 아니라 2000년 이후 주식시장은 연평균 3.4% 성장했지만, 미술시장은 8.9% 성장했다(아트 프라이스 연구 결과). 지금껏 미술품은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높일 대체투자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변동장일 때마다 더욱 주목받았다.

아트테크, 미술품의 장벽을 허물다

미술품은 부동산 등 타 자산과 달리 각종 세금에서 자유롭다는 점, 유일하게 내야하는 양도세조차 작품 가격 6,000만 원 이상일 때 해당한다는 점 등 매력적인 투자 자산으로 기능했다.

출처: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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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미술품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기본적으로 시장 진입장벽이 높고, 투자 가치가 높은 작품일수록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최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미술품 투자에 대한 수요가 커지기 시작한 건 ‘아트테크’가 기존 미술품 투자의 단점을 다음과 같이 상쇄하기 때문이다.

1. 부담없는 소액투자

아트테크의 가장 큰 특징은 미술품 소유권을 대상으로 '조각 투자’ 또는 ‘분할 소유’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작품 하나당 소유권을 1/n로 분할해 투자 또는 소유할 수 있다. 모수(n)가 커지면 커질수록 소유권 하나당 가격은 저렴해진다. 너무 고가여서 엄두내지 못했던 미술품을 소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것. 기본 비용이 낮으니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으며, (아트테크) 서비스 플랫폼에 따라 다양한 작품에 분산투자할 수도 있다. 실제로 국내 아트테크 플랫폼 TESSA의 경우, 재구매 비율은 45% 이상이다.

테사에서 분할소유권 형태로 거래된 미술품들, 출처: 테사
테사에서 분할소유권 형태로 거래된 미술품들, 출처: 테사

2. 간편한 투자법

따로 갤러리나 경매 현장을 찾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투자 또는 소유할 수 있다. 이전에는 미술품을 구매하거나, 미술품을 감정하는 안목을 높이기 위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했다. 하지만, 아트테크는 아니다. 서비스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클릭 몇 번이면, 투자하려는 작품이 어느 갤러리 혹은 재단을 통해 매입된 것인지, 이전에는 어떤 컬렉터의 소유였는지, 현재 어떤 상태로 보관되어 있는지 등 관련 기록까지 모두 확인할 수 있다.

미술품에 대한 투자자의 수요를 입증하듯, 올 상반기 미술시장은 말 그대로 역대급 호황기였다. 지난 5월, 단 4일간 열린 아트부산의 경우 총 매출액 350억 원을 기록했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상반기 경매 낙찰 총액만으로 지난해 연간총액을 넘어섰을 정도다. 안전자산으로 블루칩 미술품에 대한 수요는 유례없이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주식처럼 미술품에도 투자하는 시대가 아닐까.

글 / TESSA 마케팅실 전하영 에디터
TESSA는 모바일 앱 기반 미술품 투자 플랫폼이다. 미술시장 전문 분석자료를 기반으로 블루칩 작가의 미술품을 엄선, 그 소유권을 소액으로 분할해 안정적으로 미술품에 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이탈리아 근대미술의 거장 루치오 폰타나의 국내 최초 단독전을 개최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경험적 가치를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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