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코드 없이 자유로운 바람, 벨레 W-DC880 무선 선풍기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는데, 최근 선풍기 시장이 그렇다. 최고조의 더위를 기록한 2016~2018년 폭염 당시, USB로 충전하는 휴대용 선풍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배터리 가격이 하락함과 동시에 모터 효율이 높아지면서 1~2만 원으로 선풍기를 휴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손으로 들고 쓰는 형태로 시작한 휴대용 선풍기는 빠르게 부채를 대체했고 접이식은 물론, 탁상 겸용과 타프팬(천장형), 날개 없는 선풍기까지 등장했으며, 올해부터는 목걸이형 선풍기도 심심찮게 보인다.

벨레 W-DC880 무선 선풍기, 배터리가 내장돼 외부에서도 쓸 수 있다.
벨레 W-DC880 무선 선풍기, 배터리가 내장돼 외부에서도 쓸 수 있다.

휴대용 선풍기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지만, 올해는 선풍기 그 자체를 휴대하는 ‘스탠드형 무선 선풍기’까지 등장했다. 이 제품군은 선풍기하면 떠오르는 스탠드형 선풍기에 배터리를 장착해 전원없이 동작하는 제품이다. 220V 전원을 꽂지 않더라도 동작하기 때문에 집안이나 사무실은 물론 캠핑 같은 야외 활동에서도 유용하게 쓸 수 있어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기존 선풍기와 비교해 활용도가 한층 높아진 스탠드형 무선 선풍기는 어떤 제품일까? 이번 달 출시된 벨레의 W-DC880 선풍기로 주요 특징을 짚어본다.

집안에서 캠핑까지, 지금까지 이런 선풍기는 없었다

벨레 W-DC880은 높이 990mm의 스탠드형 선풍기다. 휴대용이지만 작지 않다.
벨레 W-DC880은 높이 990mm의 스탠드형 선풍기다. 휴대용이지만 작지 않다.

지금도 무선 선풍기를 검색하면 수백~수천 개의 상품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 제품들은 초소형 혹은 소형 제품이어서 가방에 수납하거나 책상에 올려놓고 쓰는 정도다. 하지만 벨레 W-DC880은 폭 355mm에 앞뒤 길이 335mm, 높이 990mm의 스탠드형 선풍기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선풍기 하면 떠오르는 그 크기의 선풍기가 맞다.

가장 중요한 휴대성을 살펴보자. 벨레 W-DC880의 무게는 2.7kg으로 누구나 쉽게 들 수 있을 만큼 가볍다. 따로 손잡이가 없기 때문에 무게 중심을 잡고 수직으로 들기가 어렵지만, 무겁지는 않으므로 스탠드를 잡고 가로로 들어도 무방하다. 외관은 바닥면과 날개 부분은 플라스틱으로 되어있고, 모터 부분과 스탠드는 박막 처리된 알루미늄을 사용해 깔끔한 느낌을 준다.

일반 선풍기보다 분해할 수 있는 구성이 많지만, 분해해서 휴대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일반 선풍기보다 분해할 수 있는 구성이 많지만, 분해해서 휴대하는 건 권장하지 않는다.

실제로 들고 나간다면 어떨까? 벨레 W-DC880은 크게 베이스와 스탠드, 모터, 팬 4개의 부분으로 구성돼있다. 사용자가 원한다면 모터와 스탠드를 분리해서 휴대할 수 있지만, 내부에 전원 연결을 위한 접점 단자가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가능하면 분해하지 않고 휴대하는 게 좋다. 그래도 무게가 2.7kg이 불과하므로 집안이나 사무실에서는 그때그때 필요한 위치에 옮겨서 사용하면 되고, 캠핑이나 운동 등 외부에서 활용한다면 차량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

날개는 2중 구조에 13엽으로 되어있고, 12인치 크기여서 일반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14인치보다 조금 작다.
날개는 2중 구조에 13엽으로 되어있고, 12인치 크기여서 일반 가정에서 널리 쓰이는 14인치보다 조금 작다.

모터는 1~12단계까지 풍력 미세 조절이 가능한 브러시리스 DC 모터(BLDC)를 사용했고, 안쪽 4개, 바깥쪽 9개의 총 13엽으로 이뤄진 12인치 날개를 장착했다. 일반적인 BLDC 선풍기의 날개가 14인치니 그것보다는 작다. 제조사가 밝힌 최대 풍속은 48m/s라고 하는데 220V로 연결한 BLDC 선풍기의 최대 풍속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의 체감이다. 물론 이 정도 풍속이면 탁상형, USB 전원 선풍기와 비교해 훨씬 강하고, 가정용으로도 부족함이 없다.

상태는 아래의 LED 디스플레이로 표기된다.
상태는 아래의 LED 디스플레이로 표기된다.

제품 조작은 스탠드 하단과 모터 부분 버튼, 그리고 리모컨까지 다양한 방법을 제공한다. 스탠드 하단에 있는 조작 버튼은 터치 방식으로 동작하며, 디스플레이가 LED로 돼 있어 실내나 야간에도 상태를 파악하기 좋다. 조작은 전원과 타이머, 각도 조절, 풍향 조절, 자연풍·수면풍 버튼이 있고, 리모컨 역시 조작 방법은 동일하다. 상단에 있는 버튼은 물리 버튼이며, 전원과 풍속, 3단계 각도 조절을 지원한다. 타이머는 1~8시간까지 설정할 수 있다.

배터리 잔량은 LED 창에 녹색 네모 4개로 표시된다. 표기 방법은 100%부터 한 칸씩 25%다. 배터리는 4,400mAh를 탑재하며, 제조사 기준 최대 12시간 무선으로 쓸 수 있다. 완전히 충전된 상태에서 중간 강도인 6번을 선택하고 돌린 결과에서는 13시간 20분 정도의 결과를 보여주었는데, 단순 계산으로 12번을 선택하면 5~6시간 정도 쓸 수 있다. 단, 중간에 쉬지 않고 끊임없이 연속 사용하는 경우에는 배터리 표기가 실제 잔량과 다르게 표시될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길 바란다.

좌우 각도 조절, 세 단계로 이뤄진다.
좌우 각도 조절, 세 단계로 이뤄진다.
상하 각도 조절, 위 아래로 10도씩 이뤄진다.
상하 각도 조절, 위 아래로 10도씩 이뤄진다.

자동 회전은 생각보다 세부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일단 위아래로 약 10도씩 각도를 꺾을 수 있고, 버튼을 누르는 횟수에 따라 좌우 40도, 90도, 120도로 조절할 수 있다. LED 창의 화면 테두리에 녹색 테두리가 넓게 있으면 120도, 그보다 작아지면 90도, 더 작으면 40도 각도 조절이라는 의미다. 스탠드가 높기 때문에 근거리에서 아래 각도로 바람을 보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지만 40도와 90도 각도 조절을 지원하는 점이 반갑다. 아울러 전원을 끄면 자동으로 헤드가 정면을 바라보도록 원위치된다.

무선의 자유, 상상 이상으로 편리해

요즘같이 더운 때는 하루에도 몇 번 씩 선풍기를 옮긴다. 업무용 공간에 전원을 꽂았다가, 거실로 옮겼다가, 에어컨 앞으로 옮겼다가, 저녁이 되면 환기한다고 옮기고, 밤에는 또 침실로 옮긴다. 자주 옮기다 보니 가정마다 선풍기를 두 대 이상 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선이 없으므로 집안 어디에서도 쓸 수 있고, 운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다.
선이 없으므로 집안 어디에서도 쓸 수 있고, 운동이나 캠핑 등 다양한 용도로도 쓸 수 있다.

하지만 벨레 W-DC880을 활용하면 자주 옮기더라도 매번 코드를 옮길 필요가 없어서 편하다. 전원이 없는 위치로도 선풍기를 옮길 수 있어서 환기나 송풍으로도 더욱 수월하게 쓸 수 있고, 야외에서 그늘막 텐트를 치거나 캠핑을 하는 경우에도 들고 다닐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다른 제품과 달리 스탠드가 높아서 크기가 큰 점은 호불호가 갈리겠으나, 높이가 높아서 집에서 주력으로 사용해도 좋다.

가격은 인터넷 최저가 기준 8만 원대 후반으로 BLDC모터를 장착한 220V 14인치 선풍기와 비교해서는 2~3만 원정도 더 비싸다. 하지만 무선으로 활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고, 실내는 물론 캠핑 용도로도 폭넓게 쓸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실내에서 쓸 스탠드형 선풍기도 필요하고, 휴대 혹은 캠핑용 선풍기도 있었으면 하는 경우라면, 두 가지 역할 모두로 쓸 수 있는 벨레 W-DC880을 선택해보는 건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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