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용적 구성의 완전 무선 이어폰,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2010년 애플은 WWDC(세계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나의 iPhone 찾기’, ‘나의 Mac 찾기’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기능은 같은 애플 ID로 로그인한 기기에 연결된 네트워크나 GPS를 활용해 기기의 물리적인 위치를 표시하고, 분실 및 도난 시 기기를 잠가 보안을 유지한다. 2019년에는 ‘나의 찾기’로 명칭이 바뀌면서 한 차례 업데이트됐다. 나의 찾기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은 물론 애플워치와 에어팟, 에어 태그 등 다양한 애플 기기의 위치를 지도로 볼 수 있다.

에어팟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나의 찾기’ 기능은 상당히 유용하다. 에어팟 에어나 프로 등의 완전 무선 이어폰은 크기가 작고 낙하 위험이 있어서 한번 잃어버리면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나의 찾기 기능을 사용하면 제품이 마지막으로 연결되어있던 위치를 지도로 확인하고, 해당 위치에서 이어폰이 소리를 내도록 설정해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나의 찾기 기능은 애플 제품에서만 사용할 수 있어서 아이폰과 타사 이어폰을 연결해서 쓰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에어팟 프로와 비슷한 인이어(커널)형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에어팟 프로와 비슷한 인이어(커널)형 이어폰이다. 출처=IT동아

그런데 모바일 액세서리 전문 기업인 벨킨(Belkin)이 지난 달 공개한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SOUNDFORM Freedom True Wireless Earbuds, 이하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가 애플의 ‘나의 찾기’ 기능을 공식 지원해 눈길을 끌고 있다. 애플 이외의 브랜드가 출시한 음향기기 중 ‘나의 찾기’를 지원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균형있는 완성도,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벨킨이 두 번째로 출시한 완전무선 이어폰이다. 귀에 딱 들어가는 초소형 디자인의 벨킨 사운드폼 트루와 다르게 지향성 마이크를 탑재해 통화 품질을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드라이버는 항공우주 산업에서 사용하는 PEEK 플라스틱과 폴리우레탄 탄성체인 TPU를 조합한 7mm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하고 있으며, 20Hz~20kHz의 가청주파수를 지원한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내부 코일에 전기를 흘려 넣어 자력을 유도하고, 내부에서 자력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으로 진동을 일으켜 소리를 만든다. 유닛의 움직임이 커서 저음을 강조하는 데 좋고, 출력이 높은 게 특징이다.

블루투스 페어링은 케이스를 열면 바로 검색 모드로 진입한다. 이때 이어폰 하단에서 파란색 LED가 점등된다. 출처=IT동아
블루투스 페어링은 케이스를 열면 바로 검색 모드로 진입한다. 이때 이어폰 하단에서 파란색 LED가 점등된다. 출처=IT동아

디자인은 검은색과 백색 두 개가 있고, 뚜껑을 열어 내부의 이어폰을 꺼낸다. 이어폰은 자석으로 부착돼 뚜껑이 열리거나 뒤집어져도 떨어지지 않는다. 케이스 후면에는 공장 초기화 버튼이 있고, 전면 LED를 통해 충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가 50% 이하일 땐 빨간색, 이상일 때 노란색, 완충 상태일 때 흰색 LED가 점등된다.

케이스는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케이스는 무선 충전을 지원한다. 출처=IT동아

충전은 케이스 후면에 있는 USB-C 타입 케이블을 USB 포트에 연결해서 충전한다. 케이스를 완전히 충전하는데 1시간 30분이 소요되고, 무선 충전을 통해 충전할 수도 있다. 배터리 사용 시간은 제조사 기준 8시간 연속 재생하며, 무선 충전 케이스를 통해 28시간을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배터리 사용시간은 최대 36시간이고, 15분 충전으로 2시간 동안 재생할 수 있다.

크기가 다른 세 쌍의 이어 버드를 제공해 사용자 귓구멍에 크기를 맞출 수 있다. 출처=IT동아
크기가 다른 세 쌍의 이어 버드를 제공해 사용자 귓구멍에 크기를 맞출 수 있다. 출처=IT동아

이어폰은 스피커를 귓속에 삽입해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인이어(커널) 형태고, 약한 물줄기에 저항하는 IPX 5등급의 생활 방수가 적용돼 가벼운 빗줄기 정도는 막는다. 이어폰 크기는 3개의 이어버드를 함께 제공해 귀 크기에 맞게 이어폰 삽입구를 바꿀 수 있다. 마이크는 이어폰 끝부분에 위치해있다.

이어폰 조작은 하우징 바깥쪽을 터치한다. 출처=IT동아
이어폰 조작은 하우징 바깥쪽을 터치한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을 활용한 조작은 측면 바깥쪽을 터치하는 방식이다. 양쪽을 한 번씩 가볍게 누르면 볼륨조절, 두 번씩 누르면 재생 및 일시 정지, 세 번씩 누르면 이전곡과 다음곡 설정이다. 걸려온 전화는 왼쪽을 두번 눌러 받고, 오른쪽 두 번을 누르면 전화가 꺼진다. 아울러 양쪽 이어폰을 2초간 누르면 통화가 거부되거나 음성 비서를 호출한다.

퀄컴 aptX 지원, 저음 중심의 무난한 음질

블루투스는 5.2 버전이며, 퀄컴 aptX 압축 알고리즘을 지원해 지연이 적고, 향상된 음질을 즐길 수 있다. 입력 지연이 중요한 게임 플레이나 실시간 재생되는 오디오 스트리밍에서 미지원 제품보다 한결 나은 재생 성능을 보인다. 아울러 통화 품질 개선을 위한 퀄컴 cVc(Clear Voice Capture) 8.0 기술도 함께 적용돼 통화 시 주변 배경 소음은 감쇄하고, 음성을 중심으로 전달한다. 통화 음질은 통화 지역과 기종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평가가 어렵지만, 시끄러운 지하철이나 공사 현장 근처만 아니라면 무난하게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

다이내믹 드라이버에 저음 강조 설정이 잡혀있다. 출처=IT동아
다이내믹 드라이버에 저음 강조 설정이 잡혀있다. 출처=IT동아

음질은 누가 듣더라도 저음이 명백하다.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장착한 이어폰 대다수가 저음이 강조되는 편이고,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도 그 룰을 벗어나진 않는다. 저음이 뚜렷하다 보니 평소 듣던 뱅앤올룹슨 E8에서 잘 들리지 않았던 베이스가 살아나는 편이었는데, 반면에 저음역대 비중이 커져서 중음역대를 다소 묻어버리는 경향도 있었다.

콜드플레이의 ‘Higher Power’를 들은 느낌은 드럼 비트와 디지털 음이 보컬까지 덮는 느낌이다. 흥겨운 배경음이 강조되고 세세하게 들리는 편이지만 목소리의 경쾌함이 조금 먹먹하게 들린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Back to black’의 경우, 악기와 배경음이 목소리를 덮어서 보컬에 집중하기가 애매한 느낌을 줬다. 반대로 에드 시런의 'Bad Habits'나 두아 리파의 'Levitating'처럼 애초부터 박자감이 강하고 베이스가 짙은 음악은 감상의 재미를 충분히 더한다. 전반적인 평가는 보컬이나 어쿠스틱 등의 음원보다는 록 음악이나 EDM 계열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애플 ‘나의 찾기’ 지원, 조금 더 쉽게 찾게 도와

벨킨 이어폰이지만, 애플의 '나의 찾기'를 지원한다. 단, 국내에서는 위치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소리로만 찾을 수 있다. 출처=IT동아
벨킨 이어폰이지만, 애플의 '나의 찾기'를 지원한다. 단, 국내에서는 위치 서비스를 지원하지 않아 소리로만 찾을 수 있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은 애플 iOS 14.5, 아이패드 OS 14.5, 맥OS 빅 서 11.1 이상 적용된 애플 기기에서 나의 찾기를 사용할 수 있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의 충전 단자 옆을 보면 버튼이 하나 있는데, 이 버튼을 세 번 연달아 누를때마다 비프음이 두 번 혹은 한 번씩 울린다. 비프음이 두 번 울리면 나의 찾기가 켜지고, 한 번 울리면 꺼진 상태다. 켜진 상태에서 아이폰의 ‘나의 찾기’ 앱을 실행한 다음, 아래에서 ‘물품’ 탭을 선택하고 ‘새로운 물품 추가’를 누른다.

정상적으로 검색이 되면 제품명이 뜨며, 제품을 식별할 이름을 지정한 뒤 나의 물품으로 저장된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애플 지도의 위치 확인 미지원으로 개별 기기의 실제 위치까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케이스에서 소리를 내 확인할 수 있다. 애플 에어팟 시리즈처럼 유닛마다 사운드가 출력되는 게 아니므로 유닛 분실 시 확인이 어렵지만, 최소한 통째로 잃어버렸을 때 찾는 시도를 할 수 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물론 위치 서비스를 지원하는 외국에 거주하고 있다면 훨씬 찾기가 쉽겠지만 말이다.

가격대비 완성도는 수준급, 노이즈캔슬링 부재는 아쉬워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무선 이어폰과 아이폰 12.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출처=IT동아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무선 이어폰과 아이폰 12. 블루투스로 연결된다. 출처=IT동아

벨킨은 스마트폰 액세서리 분야에서는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받는 브랜드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역시 지금까지 벨킨이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고스란히 반영했다는 느낌이다. 제품 외관이나 디자인은 아이팟 프로 못지않게 단단한 느낌을 주며, 터치 컨트롤이나 나의 찾기 지원, 무선 충전도 사용성을 높여준다. 음원 재생 성능이 전형적인 저음 강조형 이어폰이므로 호불호가 나뉘겠으나, 특성이 없다시피 한 저가형 제품보다는 차원이 높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공식 앱이 없어서 이퀄라이저 설정이나 제품 업데이트 등의 지원을 받기 어렵다. 또한, 엑티브 노이즈캔슬링이 없는 점도 단점이다. 노이즈캔슬링은 주변 소음을 분석해 기계적으로 감쇄시키는 기능으로, 최근에는 3~4만 원대 제품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커널형 이어폰 특성상 주변 소음을 밀폐해서 막는 패시브 노이즈캔슬링이 적용됐다고 볼 순 있지만, 기계적 부재 자체에 아쉬울 따름이다. 벨킨 사운드폼 프리덤 트루 무선 이어버즈의 가격은 11만 원대 후반으로 어느 정도 완성도 있는 제품을 찾는 사용자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저음 위주의 신뢰성 있는 물건을 찾는다면 안성맞춤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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