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차세대 CPU·GPU로 슈퍼컴퓨터 시장 쐐기 박는다
[IT동아 남시현 기자] 인텔이 2021 국제 슈퍼컴퓨팅 컨퍼런스(ISC)에서 고성능 컴퓨팅(High Performance Computing, HPC) 수행을 위한 차세대 인텔 프로세서(이하 사파이어 래피즈)와 GPU(이하 폰테 베키오)에 관한 최신 정보를 추가로 공개했다. 고성능 컴퓨팅은 방대한 양의 고급 연산을 처리하기 위한 슈퍼컴퓨터 및 컴퓨터 클러스터를 포괄하는 컴퓨터 분야로, 정부·국방·학술·에너지·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된다.
인텔 프로세서는 이미 전 세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최근에는 AMD와 엔비디아와의 경쟁도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인텔은 사파이어 래피즈와 폰테 베키오를 통해 향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고,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트리시 댐크로거(Trish Damkroger) 인텔 고성능 컴퓨팅 그룹 총괄 및 부사장은 “HPC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선 사용 가능한 모든 컴퓨터 리소스와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며 “인텔은 CPU, XPU, 원API(oneAPI) 툴킷, 엑사스케일급 DAOS(Distributed Asynchronous Object Storage) 스토리지 및 고속 네트워킹을 통해 엑사스케일 컴퓨팅을 향한 기술 발전을 주도하고 있다”라며 “사파이어 래피즈는 이미 고객사에 제공해 테스트 중이고, 올해 말에 생산하기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 폰테 베키오는 2022년에 발표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인텔 사파이어 래피즈, 어떤 프로세서인가?
올해 4월, 인텔은 데이터 센터 가속을 위한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이하 아이스레이크)를 공개했다. 아이스레이크는 첫 10nm 공정 기반의 고성능 컴퓨팅 프로세서로, 새로운 아키텍처와 향상된 메모리 대역폭을 갖춘 게 특징이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여기서 더 진보된 10나노 인핸스드 슈퍼핀 공정과 고성능 구현을 위한 고대역 메모리(HBM)가 내장되며, DDR5 메모리도 공식 지원한다.
사파이어 래피즈 기반 플랫폼은 기존 PCIe 4.0 대비 향상된 입출력 대역폭을 제공하는 PCIe 5.0을 기반으로 해 확장성이 크게 늘어나고, 차세대 서버용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는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1.1 등 고성능 컴퓨팅을 가속할 수 있는 기능들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컴퓨팅, 네트워킹, 스토리지 전반에 걸쳐 지금보다 더 다양하고 고차원적인 활용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메모리 및 인터페이스 지원 뿐만 아니라 고성능 컴퓨팅 및 인공지능 작업 수행 능력 향상을 위한 기능도 포함된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차세대 인텔 딥러닝 부스트(DL Boost)와 머신 러닝 워크로드 가속화를 위한 새로운 x86 확장인 인텔 어드밴스드 매트릭스 익스텐션(Advanced Matrix Extensions, AMX)가 함께 적용된다.
폰테 베키오, 인텔 GPU의 기준점 될 것
폰테 베키오는 인텔의 차세대 그래픽 아키텍처인 Xe 그래픽의 HPC 라인업 제품군이다. 인텔 Xe 그래픽은 ▲ 모바일 플랫폼에 최적화된 Xe-LP(저전력) ▲ 데스크톱 및 게이밍 제품군인 Xe-HPG ▲ 데이터 센터용 멀티 타일, 고확장성 GPU인 Xe-HP ▲ HPC 및 인공지능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Xe-HPC로 나뉜다. 이번에 추가 내용이 공개된 폰테 베키오는 Xe-HPC 라인업 제품군이며, 레이어를 적층하는 인텔 포베로스(Forveros) 3D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고대역 메모리와 기타 여러 지적 재산을 포함한 IP를 패키지 하나에 통합한다.
폰테 베키오는 OCP 가속화 모듈(OAM, OCP Accelerator Module) 폼 팩터와 하위 시스템에서 고성능 컴퓨팅에서 요구하는 자원에 맞춰 연산 성능을 확장 및 축소하는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인텔, 슈퍼컴퓨터 시장은 더욱 공고히 한다
인텔은 2021년 말에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하고, 2022년 초에 폰테 베키오 기반 Xe-HPC GPGPU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사파이어 래피즈와 폰테 베키오와 관련된 자세한 코어 수나 소비 전력, 메모리 성능 등에 대해 공개되지 않았으나, 최근 몇 년 간 지지부진했던 인텔의 공정률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10나노 슈퍼핀 기반 3세대 제온 스케일러블이 공개된 지 1년도 되지 않는 사이에 이미 10나노 상위 공정의 프로세서를 제조해 테스트까지 들어간 상황이기 때문이다.
7nm 공정의 폰테 베키오가 2022년에 출시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지만, 대만 TSMC가 공정을 수행하기로 한 만큼 과거처럼 공정 문제로 인해 지연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