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대리의 잇(IT)트렌드] 클럽하우스는 이제 끝난 거 아냐?
[송대리의 잇(IT)트렌드] 불붙는 음성 SNS 전쟁! 클럽하우스와 카카오 음
전국 직장인, 그 중에서도 열정 하나만으로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대리님들을 위한 IT 상식을 전하고자 합니다. 점심시간 뜬금없는 부장님의 질문에 난감한 적 있잖아요? 그래서 저 송대리가 작게나마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부장님, 아니 더 윗분들에게 아는 ‘척’할 수 있도록 정보 포인트만 쏙쏙 정리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테슬라, 클럽하우스, 삼성, 네카라쿠배 등 전세계 IT 소식을 언제 다보겠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피곤한 대리님들이 작게나마 숨 한번 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1. 요즘 클럽하우스 얘기는 많이 없네? 불과 얼마 전까지 이곳저곳에서 얘기를 들었던 것 같은데.
올해 1분기였죠. 열풍(?)일 정도로 클럽하우스에 많은 사람이 전세계에서 관심을 보였습니다. 소위 말해 핫했죠. 클럽하우스는 음성 SNS입니다. 저도 한때 빠졌었는데요. 글로벌 기업 대표, 연예인 등 셀럽이 많이 활용하면서 ‘인싸(인기 많고 활발한 사람) 앱’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셀럽이 방을 만들면 수천, 수만 명이 모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고, 발언권을 얻어가며 소통했죠.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았습니다.
네이버 트렌드를 통해 확인한 클럽하우스의 네이버 검색 지수는 2월 1일 ‘1’에서 같은 달 8일 최대치인 ‘100’으로 치솟았다가 다시 며칠 만에 급락했어요. 그렇게 검색 지수는 2월말까지 서서히 낮아져 3~4까지 추락했습니다다. 4월부터 ‘0’으로 완전히 내려갔구요.
2. 그러게. 요즘 주변에서 클럽하우스 얘기는 거의 못 들은 것 같아. 갑자기 이렇게 인기가 식은 이유는 뭐야?
저도 클럽하우스를 많이 이용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2월부터 음악방을 운영했고,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데요. 확실히 사용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한창 인기를 끌었던 초기에는 하루 평균 500명 정도는 들어왔거든요. 지금은 2~30명 정도에 불과합니다. 많이 줄었죠. 한 때 클럽하우스 가입을 위한 초대장을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거래할 정도로 관심을 끌었는데 말이죠.
갑자기 인기가 떨어진 클럽하우스를 두고 설왕설래 말이 참 많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방금 전 언급한 초대장이에요. 너무 폐쇄적이었다는거죠. 돈까지 주고 구매했던 초대장이 오히려 발목을 잡은 셈입니다. 발언권을 얻어야 말할 수 있다는 것도 크게 메리트가 없어요. ‘꼰대하우스’라는 말도 나옵니다. 여러 사람이 토론하듯 말해야 하는데, 종래에 말하는 사람은 몇몇 전문가나 연장자로 한정되기 시작했어요. 그러면서 기성 세대의 ‘나 때는 말이야’가 등장했습니다. 소통이 아닌 호통이 이어지면서, 대화방을 떠나는 분위기입니다.
그리고 요즘 어떤 서비스든 활발하게 활동하는 Z세대를 붙잡는데 실패했습니다. 한마디로 사용자 연령층이 다른 SNS보다 너무 높아요. 클럽하우스는 공식적으로 성인만 가입할 수 있죠. Z세대는 쉽고, 빠르고, 단순하며,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합니다. 너무 진지한 것보다는 말이죠. 다소 무겁고 진지한 토론, 그리고 간혹 등장하는 꼰대의 ‘나 때는’으로 이어지는 콤보는, Z세대의 관심을 못 받기 마련이죠.
초기 클럽하우스 인기를 끌고 가던 셀럽의 발걸음도 뜸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클럽하우스의 매력도 떨어졌죠. 청취자들이 매번 비슷한 질문만 던지니 같은 답변만 반복하는 셀럽도 지쳤을 거에요. 이런 생각도 들었겠죠. ‘여기서 내가 뭐하지? 다른 곳에 가면 더 많은 사람과 대화하듯 소통할 수 있는데?’라고요. 예를 들어볼게요. 구독자 100만을 확보한 유튜버가 클럽하우스에 방을 개설했다고 가정하죠. 그럼 사람들은 이런 질문을 반복적으로 물어봅니다. ‘어떻게 100만까지 갔느냐’, ‘유튜브 알고리즘에 대해서 아는 것은 있느냐’, ‘돈은 얼마나 버느냐’라고요. 지치는거죠.
클럽하우스에서 인기를 얻은 사람을 위한 수익 모델도 부족했습니다. 말하는 사람의 계좌로 바로 현금을 보내는 기능을 업데이트했는데… 좀 애매하죠. 모호합니다. 현금을 보낸다는 것은, 좀… 그렇잖아요.
3. 그럼, 이제 클럽하우스는 끝난건가?
그런데 말이죠. 그게 또 아닌가 봅니다.
지난 4월말, 40억 달러(한화 약 4조 4,000억 원) 규모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시리즈C 투자를 유치했다네요. 벤처캐피탈(안드리슨 호로위츠와 DST글로벌, 타이거글로벌 등)이 투자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1월 평가 받은 기업가치는 10억 달러였는데…, 약 3개월만에 몸값은 4배로 뛰었습니다. 투자 이유로는 경쟁자 등장을 이겨낼 클럽하우스의 성장 가능성, 음성 오디오 SNS라는 신시장 선점 효과 등을 거론했습니다. 트위터가 클럽하우스 인수를 시도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아, 참. 그리고 SNS의 강자, 페이스북이 클럽하우스와 같은 음성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올해 여름 정도라고 하네요.
4. 페이스북도 음성 SNS준비한다고?
네, 맞습니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클럽하우스를 인수한다는 이야기도 많았어요. 자,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클럽하우스 인기는 떨어졌어요. 하지만, 클럽하우스 인기와 별개로 음성 SNS 시장 자체는 시장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겁니다. 클럽하우스의 인기는 유사한 서비스가 많이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떨어진 것 아니냐는 거죠. 그럼 반대로, 사용자만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음성 SNS 시장도 지속 발전할 수 있다는 겁니다.
클럽하우스가 전세계에서 관심을 받던 때를 돌이켜보죠. 아이러니하게도 클럽하우스는 인기를 광고나 홍보로 얻지 않았습니다. 일론 머스크, 마크 주커버그 같은 셀럽들이 사용하면서 인기를 끌었죠. 국내도 마찬가지였어요. 오프라인에서 쉽게 만날 수 없었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니. 그들과 전화통화하듯 대화를 나눌 수 있다니. 그런 심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인기를 끈거죠.
이제 시선을 페이스북으로 돌려볼게요. 이미 여러 셀럽들이 활동하는 페이스북은, 음성 SNS로 확장할 경우 새로운 서비스로 사람들의 관심을 다시 한번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클럽하우스 인수설도 나온거죠. 페이스북은 실제로 SNS 영역에서 사업 확장을 위해 M&A 방식을 적극 활용해왔습니다.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을 인수했죠. 인수 이후 2개 서비스 모두 전세계로 서비스를 넓히며 인수합병을 통한 성공적인 사업 확장 능력을 과시했습니다.
현재 페이스북은 핫라인 이라는 이름으로 음성 SNS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핫라인은 방송 진행자가 청취자의 질문을 보고 답변하는 방식으로, 청취자는 발언할 수 없습니다. 주 목적은 어디까지나 질의 응답입니다. 클럽하우스와는 조금 다르죠.
5. 흠. 다른 회사도 준비하는게 있나?
지난달 트위터도 클럽하우스와 비슷한 '스페이스'를 출시했습니다. 핫라인을 테스트하고 있는 페이스북도 클럽하우스와 유사한 '라이브 오디오 룸'을 올여름에 공개할 예정이구요. 세계 최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도 비슷한 서비스를 준비 중입니다. 미국 대표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도 지난 4월 음성 기반 서비스 '레딧 토크'를 발표했어요. 국내에서도 음성 SNS 시장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음성 SNS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은 분명히 아직도 존재합니다. 직접 해보신분들은 알텐데요. 음성이 주는 가치가 있습니다. 글, 사진과는 달라요. 음…, 딱히 말로 설명하기는 어려운데요. 보다 더 친근하다고나 할까요.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주는 느낌이 강합니다.
6. 국내에서도 음성 SNS를 준비하는 곳이 있어?
지난 6월 8일, 카카오에서 ‘한국판 클럽하우스’를 내놨습니다. 이름은 ‘음(mm)’인데요. 음성 SNS가 떠오르는 이유 중 하나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는 비대면 대화 수요 때문입니다. 음은 클럽하우스처럼 초대장으로 가입하는 시스템도 아니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이 이용하는 카카오 계정을 통해서 가입하고 로그인할 수 있어요. 파급력은 꽤 클거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 음과 클럽하우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자경험입니다. 사용 방법이 크게 낯설지 않다는 거죠. 카카오톡 오픈채팅을 활용해 ‘오픈채팅 만들기’를 눌러 대화방 참여자들과 연동할 수 있습니다. 기존 카카오톡을 활용한 연동은 사용자 확보와 편의성에서 클럽하우스와 견줄 수가 없죠. 이모지를 사용해 운영자와 참여자간 상호 리액션도 할 수 있어요. 좋아요, OK 사인, 웃는 얼굴, 우는 얼굴, 하트 등을 사용할 수 있죠.
얼마 전, 카카오와 음악서비스인 멜론이 함께 브레이브걸스 가수를 섭외해서 음성 방을 열기도 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크게 관심을 끌지는 못했던 것 같네요.
앞으로도 카카오는 음을 알리기 위해 연예인이나 가수 등 셀럽을 섭외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브이 라이브는 연예인들이 팬들과 화상 라이브를 하면서 팬서비스의 일환으로 많이 이용하는데요. 카카오 음은 브이 라이브의 음성 버전으로 생각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한가지 차이점이라면, 브이 라이브는 어디까지나 셀럽 위주로 운영하지만, 카카오 음은 셀럽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죠.
7. 카카오 음이라… 사람들 반응은 어때?
한글과컴퓨터 창업자로 잘 알려진 이찬진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한국 클럽하우스’라는 클럽이 있는데요.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멤버이자, 클럽하우스에서 유명한 이성, 예은, 박현여, hichan 등과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답변은 다양했습니다. 정리해보면 ‘이름을 바로바로 바꿀 수 있고, 이모티콘을 이용할 수 있기땜에 좋다’, 한국에서 만든 앱이니 한국적인 정서가 잘 반영 될 것 같아서 기대한다’, ‘이름을 바꾸는 것이 쉽다는 것은 악용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아프리카TV BJ처럼 음DJ가 나오지 않을까?’, ‘디자인은 이전 클럽하우스가 조금 더 좋은 것 같다’ 등 다양한 의견을 줬습니다.
제 생각을 조금 첨언하자면, 카카오 음은 디자인과 사용 방법이 클럽하우스 너무나 비슷해서 놀랐어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죠. 역으로, 그래서 금세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며칠간 사용한 결과 아직 사용자는 많지 않았어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한가지 느낀 점은 있습니다. 카카오 음은 클럽하우스와 다르게 MZ 세대에 많이 집중하는 느낌이에요. TV광고도 하고 있고, MZ 세대들이 좋아하는 가수 영지와 같은 셀럽을 활용하는 마케팅도 진행하고 있구요.
아직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클럽하우스와 달리 가벼운 주제로, MZ 세대들도 활발하게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된다면, 카카오 음과 같은 음성 SNS도 충분히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지 않게,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콘텐츠는 글, 사진, 음성, 영상으로 전달됩니다. 초기에는 글과 사진이 주된 방식이었는데요. 스마트폰이 주도한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유튜브가 영상이라는 콘텐츠를 일상으로 가져왔죠. 이제 남은 건 음성입니다. 음성의 전통적인 미디어 채널은 라디오였잖아요. 그 이후 팟캐스트와 같은 채널이 등장했지만, 일반 사용자까지 활발하게 사용하는 채널은 아직 없습니다.
음성 SNS는 바로 이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작게 느껴지는 틈새 시장입니다만, 아직 미개척된 상태죠. 역으로 생각하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은 높은 것 아닐까요?
송태민 / IT전문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대기업까지 다양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현재 KBS 라디오 ‘최승돈의 시사본부’에서 IT따라잡기 코너를 담당하고 있으며, '애플워치', '아이패드 미니', '구글 글래스' 등의 국내 1호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는 스스로를 IT 얼리어답터이자 오타쿠라고 칭하기도. 두 딸과 ‘루루체체 TV’ 유튜브 채널, 개그맨 이문재와 ‘우정의 무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어비'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이며, IT 전문서, 취미 서적 등 30여 권을 집필했고, 음반 40여장을 발표했다.
정리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