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 10은 2025년 지원 종료?…윈도 11 공개하나
[IT동아 권택경 기자]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015년 ‘윈도 10’를 출시하면서 윈도 10이 마지막 윈도 버전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는 새로운 윈도 버전을 내놓지 않고 윈도 10을 계속 업데이트하면서 개선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이전까지 윈도가 몇 년마다 출시되는 새 버전을 구매해서 써야하는 ‘제품’이었다면, 윈도 10부터는 계속 유지보수를 받는 ‘서비스’ 개념으로 정체성을 바꾼 셈이다.
그러나 최근엔 마이크로소프트 방침에 미묘한 변화가 생긴 듯하다. 윈도 10을 계속 유지한 채로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엎고, 새로운 윈도를 출시하려 듯한 조짐이 보인다. 마침 마이크로소프트는 오는 25일 자정(한국시간)에 윈도 관련 발표 행사를 앞두고 있는데 이날 행사가 단순한 업데이트 발표가 아닌, 차기 윈도를 발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 홈페이지 내 지원문서에 윈도 10 홈 및 프로 버전의 ‘사용 중지 날짜(Retirement Date)’를 2025년 10월 24일이라고 명시한 사실이 최근에 알려지기도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전문 블로거로 유명한 폴 써롯(Paul Thurrott)이 이를 발견해 보도하면서 차기 윈도 출시설에 힘을 실었다. 폴 써롯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별 버전의 지원 종료 시점이 아니라 윈도10 전체 제품에 관한 지원 종료 시점을 명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관계자는 “해당 표기는 최근에 추가된 것이 아니라 지난 2015년 윈도 10 출시 때부터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시점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말하는 ‘사용 중지 날짜’가 정확히 어떤 의미인지도 알 수 없다. 이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관해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답변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가 새 윈도를 준비하고 있다는 건 추측을 넘어선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 차기 윈도는 쉽게 예상 가능하듯 ‘윈도 11’이란 명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윈도 공식 채널에 지난 11일 윈도 시동음을 정확히 11분으로 늘린 리믹스 영상이 올라온 점이나, 이벤트 시작 시간이 현지 시간으로 11시라는 점은 외면하기엔 다소 노골적인 힌트다.
이미 윈도 11 스크린샷에 이어 개발자 프리뷰 빌드도 유출됐다. 지난 15일 중국 포털 사이트 '바이두'에 스크린샷이 올라오면서 처음으로 구체적인 모습이 드러났다. '더 버지'나 폴 써롯 등 관련 매체와 블로거들은 이미 프리뷰 빌드를 직접 입수해 설치한 뒤 작동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윈도 11은 전반적으로 윈도 10X와 비슷한 모습이다. 윈도 10X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2019년 듀얼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태블릿 ‘서피스 네오’ 와 함께 공개했던 운영체제였다. 윈도 10을 대체하는 후속 버전보다는 특수 목적으로 개량한 윈도 10의 파생 OS에 가까웠다.
윈도 10X는 원래 올해 출시 예정이었으나 출시 자체가 취소되고 대신 기존 윈도 10에 일부 기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지난달 18일 윈도 서비스를 담당하는 존 케이블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블로그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우리는 윈도 10X의 기술이 여러 면에서 유용하며,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소비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윈도 10X 기술이 특정 고객에게만 한정되어선 안 된다고 결론 내렸다”고 적었다.
아직 초기 빌드인 데다 공식적인 발표 이전이라 세부적인 변화 내용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윈도 11은 윈도 10X처럼 좀 더 터치 조작에 최적화된 UI를 갖추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작업표시줄 아이콘 배치다. 기존 윈도는 작업표시줄 아이콘이 왼쪽부터 정렬됐지만 윈도 11은 가운데 정렬로 바뀌었다. 다만 원한다면 기존처럼 왼쪽 정렬로 바꿀 수도 있다. 창 모서리도 이전과 달리 둥글게 바뀌었다.
이처럼 윈도 11이 공개될 것이라는 건 이제 공공연한 사실이 되었지만, 아직 의문에 싸인 내용은 많다. 윈도10 이용자에게 어떤 식으로 업그레이드가 제공될지도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11을 기존 이용자에게 유료로 판매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윈도 10도 기존 윈도 7, 윈도 8 이용자에게는 무료로 제공됐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서비스로서의 윈도’라는 노선 자체를 바꿨다고 볼 근거도 없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 10이 마지막 윈도’라던 스스로의 말을 위배하면서까지 이름을 바꾼 새 버전을 출시하는 배경에는 마케팅을 위해 시선을 끌려는 속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름이야 붙이기 나름이니 새 버전이라도 얼마든지 ‘윈도 10’이라는 이름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전 업데이트들과 다른 대대적인 변화를 담았다는 걸 분명히 하기 위해 새 이름을 채택한 듯 보인다. 윈도 11의 자세한 전모는 오는 25일 자정에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글 / IT동아 권택경 (t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