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모니터의 모범 답안,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VG27AQL
[IT동아 남시현 기자] 제조사 권장 소비자 가격(MSRP)의 4~5배까지 폭등했던 그래픽 카드 가격이 안정적인 가격대를 회복하고 있다. 지난 5월, 주요 그래픽 카드 제조사인 엔비디아가 암호화폐 채굴 성능을 제한하는 LHR(lite hash rate) 기능을 발표하며 암호화폐발 수요 견제에 나섰고, 6월 들어 암호화폐 가격 하락과 동시에 중국 정부의 채굴 금지 선언이 이어진 데 따른 결과다.
현재 그래픽 카드 가격대는 LHR이 적용된 엔비디아 RTX 3060 Ti가 80만 원대 중반, RTX 3070 Ti가 85~110만 원 사이다. LHR이 없는 RTX 3060 Ti는 5월에 최고 250~300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현재는 90~110만 원대에 거래 중이다. 여전히 초기 출고가에 비해 높은 가격이지만, 암호화폐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가 지난 몇 개월 간 몰린 수요가 집중되면서 당분간 그래픽 카드 가격대도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픽 카드 구매를 기다려온 사용자들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언제 또 다시 그래픽 카드가 오를지 모르니 지금이라도 구매할지, 아니면 LHR 그래픽 카드가 시장 가를 끌어내릴 때까지 기다릴까를 말이다. 만약 그래픽 카드 가격 추이를 지켜볼 예정이라면, 지금 시점에서 게이밍 모니터에 투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게이밍 그래픽 카드의 성능은 게이밍 모니터로 완성되기 때문이다.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VG27AQL1A 170 HDR 게이밍(이하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을 통해, 게이밍 모니터의 본질을 알아본다
게이밍 모니터도 고사양, 광색역화··· 어떤 특징 있나
게이밍 모니터와 일반 모니터는 근본부터 다르다. 게이밍 모니터는 일반 모니터와 비교해 1초에 갱신하는 화면 횟수가 3~4배 이상 많고, 반응 속도도 5~10배가량 빠르다. 일반 모니터에는 탑재되지 않는 게이밍 부가 기능과 그래픽 카드 전용 기능 등도 대거 포함된다. 반대로 말하자면, 고성능 게이밍 그래픽 카드를 갖춘 상태더라도 일반 모니터를 사용하면 게임 성능을 다 끌어내지 못한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은 27인치 평면내전환(In Plane Switch, IPS) 패널을 탑재하며, QHD(2,560x1,440) 해상도를 제공한다. 화면 최대 밝기는 HDR(High Dynamic Range) 활성 기준 최대 400니트며, 어두운 부분과 가장 밝은 부분의 밝기 대비인 명암비는 1,000:1이다. 평면내전환 패널은 화면 중앙과 주변부의 밝기가 수직전계식(Vertical Alignment, VA) 패널과 비교해 고른 편이며, 좌우 178도 광시야각을 지원해 측면에서 바라보더라도 화면의 밝기나 색감 왜곡이 적다.
패널이 표현할 수 있는 색상 범위인 색 재현력은 DCI-P3 96%, sRGB 130%에 이른다. DCI-P3는 영화·텔레비전 기술자 협회(SMPTE)에서 제안한 표준 색공간으로, 미국 영화산업의 표준 규격으로 쓰인다. sRGB는 일반 웹 및 사진 공간으로 사용되는 영역으로 일반 사무용 제품이 sRGB 95~105% 내외인 것과 비교해 훨씬 더 많은 색상을 표현한다는 의미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의 색재현력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예시를 준비했다. 흔히 sRGB 모니터는 표현 가능한 색상이 없으면 다른 색으로 대체한다. 반면 광색역 모니터는 표현 가능한 색상이 많아 더 깊고 진하게 색상을 표현한다. 쓰다보면 잘 구분이 안가지만, 두 대를 나란히 놓고 보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해당 제품의 색 재현력의 범위는 게이밍 모니터를 넘어 전문가용 모니터에 가까우므로 사진 및 영상 감상으로는 부족함이 없고, 적절한 보정만 거친다면 아마추어 영상 편집 용도로도 써볼 만 하다.
아울러 HDR 기능도 단순히 지원만 하는게 아니라, 비디오 전자공학 표준 위원회인 베사(VESA)의 디스플레이HDR 400 인증을 취득했다. HDR은 어두운 부분은 밝게 하고, 밝은 부분은 어둡게 해 화면의 대비를 평준화하는 화상 효과로, 대비나 윤곽이 두드러져 일반 화면보다 더욱 심도있는 표현력을 제공한다. 특히 게임에서 HDR 기능의 유무는 중요한데, 예시처럼 HDR을 켰을 때 어두운 곳에 있는 적을 포착하거나, 지나치게 밝은 부분도 어둡게 해 상황을 더 잘 파악할 수 있다.
미인증 제품은 HDR 기능의 유무가 거의 차이가 없지만,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의 HDR은 HDR을 공식 지원하는 OTT 콘텐츠나 게임, 영화 등을 감상할 때 확연한 차이를 제공한다.
외부 입력 인터페이스는 2개의 HDMI 2.0 단자와 1개의 디스플레이 포트 1.2, 오디오 단자, 서비스센터용 포트, USB 포트 활성용 USB 3.0 B타입 포트, USB 3.0 포트 2개가 있다. 이중 HDMI 포트는 대역폭 한계로 최대 144Hz까지 지원하고, 디스플레이 포트 1.2 연결 시에 170Hz 주사율이 활성화된다. 이외에도 제품 조작은 측면의 5방향 내비게이션 키와 4개의 조작키로 진행하고, 2개의 2W 스테레오 스피커로 자체 사운드 출력을 지원한다.
주사율과 가변 주사율, 반응속도가 핵심
게이밍 모니터와 사무용 모니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주사율(Refresh Rate)과 가변주사율(Variable refresh rate) 지원 여부, 그리고 응답 속도다. 주사율은 Hz 단위로 표기하며, 화면이 1초에 몇 번 화면을 갱신하는 지를 뜻한다. 60Hz 모니터는 1초에 60회 화면이 갱신돼 최대 60프레임 영상을 표현하고, 144Hz면 초당 144회 갱신돼 144프레임 영상을 소화한다. 최근의 그래픽 카드는 화면을 부드럽게 표현하기 위해 못해도 수십에서 수백 프레임을 생성해 모니터로 보내는데, 주사율이 높아야 이 프레임을 모두 화상으로 볼 수 있다.
만약 사무용 모니터 수준인 60Hz 모니터로 게임을 플레이한다면 초당 수백 프레임을 생성하는 고성능 그래픽 카드건, 초당 60프레임만 생성하는 보급형 그래픽카드건 60회만 보여주므로 고성능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다 쓰지 못하게 된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의 주사율은 QHD 해상도를 최대 170Hz 주사율로 지원한다. 1초에 화면이 170회씩 갱신되고 있으니 60~120Hz로 움직이는 게임 및 동영상보다도 화면의 움직임이 훨씬 부드럽게 보이며, 게임이라면 그 미묘한 차이가 승리를 결정짓는다. 엔비디아 지포스 RTX 3070 혹은 3080을 활용할 경우, 대다수 최신 게임이 QHD 해상도에 140프레임을 넘지 않을 것이어서 고성능 그래픽 카드의 화면 재생 능력을 온전히 쓸 수 있다.
가변 주사율은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G-Sync Compatible) 혹은 AMD 프리싱크로도 불리며, 그래픽 카드가 보내는 신호와 모니터가 화면을 갱신하는 주기를 일치시키는 기능이다. 원래 게이밍 그래픽 카드가 보낸 신호는 모니터의 재생 주기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서 종종 화면이 끊어지거나 버벅거린다. 이 때 모니터의 설정에서 엔비디아 지싱크 호환이나 AMD 프리싱크를 활성화하면 그래픽 카드가 모니터의 재생 주기에 맞게 신호를 보내 화면 끊어짐 현상 등을 방지한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의 가변주사율 기능은 엔비디아 그래픽 계열 시 지싱크 호환으로 동작하며, AMD 그래픽 카드에서 AMD 프리싱크로 동작한다. MS 엑스박스 시리즈 X/S와 조합하면 FHD 및 QHD 해상도에서 120Hz로 가변 주사율 기능을 쓸 수 있다. 플레이스테이션 5는 가변 주사율을 지원하지 않으며, FHD 120Hz 및 QHD 60Hz로 동작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성능은 응답속도다. 응답속도는 패널이 화면을 띄우는데 소요되는 시간이며, 1ms에 근접할수록 빠른 모니터다. 1ms는 1/1000초라서 실질적으로 체감하기가 어려운 성능이지만, 응답속도가 빠를수록 빠른 화면 전환 시 잔상이 줄어든다. 특히나 비 게이밍 모니터는 응답속도가 20~30ms 이상인 제품들도 있어서 상대적으로 차이가 난다.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의 응답속도는 MPRT(Motion Picture Response Time) 기준 1ms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이미지에서 잔상이 사라지는 시간이 1ms라는 의미다. 해당 성능만 놓고 제품을 평가할 순 없지만, 일반 모니터와 비교해 화면 전환과 스크롤 시 잔상이 적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이외에도 에이수스 터프게이밍 VG27AQL은 화면 전환 시 잔상을 극도로 줄이는 ELMB(Extreme Low motion Blur, 모션 블러 감소) 기능을 가변 주사율과 동시에 활성화할 수 있고, 에이수스 디스플레이 위젯을 활용해 화면 세부 보정이나 게임 부가 기능도 설정할 수 있다.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최대한 활용하길 원한다면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VG27AQL1A 170 HDR 게이밍은 고성능 게이밍 데스크톱을 위한 게이밍 모니터다. 최대 170Hz 주사율을 지원해 QHD 해상도를 초당 170프레임의 끊김없고 부드러운 화면으로 즐길 수 있고, sRGB 130%와 DCI-P3 96%의 광색역으로 색상 표현력도 수준급이다. 가변 주사율과 ELMB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으므로 게이머 취향에 맞게 잔상 여부를 조절할 수 있고, 레이싱·MOBA·시네마·RTS/RPB·FPS·sRGB·풍경으로 구성된 게임 비주얼 모드로 장르에 맞게 색감을 바꿀 수도 있다.
가격은 27인치 IPS, QHD 165~170Hz 구성 제품 중에서는 조금 비싼 편이다. 광색역을 지원하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가변주사율·ELMB 동시 지원은 물론, 전문가용 모니터와 흡사한 세부 설정과 틸트·스위블·엘리베이션·피벗까지 지원하는 고성능 스탠드가 포함되서다. 그래픽 카드 구매 시기를 다소 미루고 있거나, 이미 엔비디아 RTX 3070, 3070Ti, 3080 등 고성능 그래픽 카드를 갖추고 있다면 그 성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에이수스 터프 게이밍 VG27AQL1A 170 HDR을 조합해보는 건 어떨까?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