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의 웹툰 구독서비스 '만타', 웹툰시장의 넷플릭스 꿈꾼다

정연호 hoho@itdonga.com

[IT동아 정연호 기자]

리디가 출시한 만타, 출처=리디
리디가 출시한 만타, 출처=리디

전자책 '리디북스'의 (주)리디가 북미 지역에 출시한 웹툰 구독서비스 ‘만타(Manta)’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미국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고, 출시 4개월 만에 다운로드 50만 건이 넘었다. 매월 3.99달러(원화 4,900원)를 내고 만타에 가입하면, 다양한 웹툰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다.

미국 구글플레이 1위한 만타, 출처=구글
미국 구글플레이 1위한 만타, 출처=구글

리디 만타앱 기본화면, 출처=만타
리디 만타앱 기본화면, 출처=만타

해외 전용 앱이지만, 국내서도 설치, 사용할 순 있다. 만타 앱을 사용해보니 웹툰 콘텐츠 품질이 전반적으로 괜찮은 듯하다. 필자는 평소 리디에서 웹툰/웹소설을 자주 구매하는데, 종종 결제했던 콘텐츠가 만타에서 웹툰으로 제공된다. 다만, 한국에선 정식 론칭하지 않은 만큼 웹툰 대사가 모두 영문이다. 영문을 이해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이들에겐 썩 괜찮은 웹툰 서비스다.

웹툰에 구독서비스를?

대표적인 구독서비스 넷플릭스, 출처=넷플릭스
대표적인 구독서비스 넷플릭스, 출처=넷플릭스

웹툰 구독서비스는 콘텐츠별 유료구매가 정착된 국내에선 낯선 방식이다. 넷플릭스나 멜론같은 멀티미디어 구독서비스는 인기지만, 웹툰 시장에선 아직 구독서비스가 등장하지 않았다. 리디도 한국에선 웹툰을 개별적으로 판매한다.

한국영상대학교 만화콘텐츠과 박석환 교수는, "리디가 북미에서 구독서비스를 선택한 이유는, 리디라는 브랜드를 확고하게 하려는 목적이었을 것"이라 말했다. 그에 따르면, 웹툰을 개별 결제하는 시스템은 웹툰이 부각되는 반면, 구독서비스는 '플랫폼'이 강조된다. 넷플릭스 콘텐츠보다 넷플릭스라는 브랜드가 더 유명하듯 말이다. 해외인지도가 낮은 리디가 북미에서 브랜드를 홍보하려면, 구독서비스가 적절했을 것이다.

또한 웹툰가이드 강태진 대표는 "(웹툰 구독서비스 만타는)독자를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라 분석했다. 개별 웹툰 결제는 사실상 플랫폼 충성도가 떨어진다. 반면, 구독 결제는 독자를 묶어둘 수 있다.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만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또한, “북미시장은 이미 구독서비스에 익숙하고, 인구가 많은 특성상 구독서비스 이용자풀도 넓다"고 덧붙였다. 구독자 수가 늘어날수록 고정 선결제 금액도 많아지기 때문에, 인구수가 많은 북미에선 구독형 서비스 전략이 효과적이다.

이에 대해 리디 측은 "글로벌 콘텐츠 기업들이 구독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고, 전 세계 소비자들이 대부분 구독시스템에 익숙해졌다. 만타는 이런 흐름을 따르는 것이다. 북미 시장에서 개그/로맨스/판타지/직장 등 다양한 장르가 잘 통하리라 판단해 북미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선 쉽지 않은 서비스

한국에서도 웹툰 구독서비스가 정착할 수 있을까? 강태진 대표는 “한국에서 웹툰 구독서비스가 도입되면, (플랫폼과 작가)모두 수익이 반토막날 것이기에 현실적으로 어려울 듯하다. 네이버/카카오 미리보기 서비스 비용이 100원, 200원 정도인데, 단위로 생각하면 적지만 합치면 큰 매출이 된다"고 말했다. 고정 수익이 보장되는 유료 결제 서비스를 굳이 포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네이버 웹툰의 전 세계 유료 콘텐츠 결제액은 8,200억 원을 돌파했다.

국내 웹툰시장에 구독서비스가 도입되면 반발도 나올 수 있다. 박석환 교수는 이에 대해, "한국 웹툰 플랫폼은 '플랫폼 주도형'과 '콘텐츠 업체 주도형'으로 나뉜다. 콘텐츠를 외부 업체와의 계약으로 들여오는 플랫폼은 구독서비스를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텐츠 업체가 반기지 않기 때문이다. 웹툰 플랫폼 대부분은 후자에 속한다. 다만 리디 측은 만타의 한국시장 서비스를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한편, 리디를 비롯한 웹툰 플랫폼의 해외진출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대한민국 문화콘텐츠 시장은 이용자가 1천만 명이 나오면 더는 확대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영화산업만 봐도 관객수 1천만 명을 넘기기가 정말 어렵다. 이에 웹툰 플랫폼 기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웹툰 시장보다는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네이버와 카카오가 해외 성공 선례를 만들어 놨기 때문에, 이후 해외에 집중하는 웹툰 플랫폼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리디 역시 해외 서비스를 시작해 안착한 만큼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하리라 기대된다.

글 / IT동아 정연호(hoh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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