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파이가 제일 잘하는 '개인화', 어떻게 구현되나
[IT동아]
각 사용자의 성향이나 취향, 사용패턴 등에 서비스를 맞춘다(최적화)는 의미의 '개인화(personalization)'는 이제 전 세계 인터넷 서비스의 공통 지향점이 됐다.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분야에서는 '넷플릭스'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스포티파이'가 사용자 개인화 적용의 표준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스포티파이의 개인화는 서비스 이용 시작 직후부터 바로 적용되어, 음악을 들을 때에 따른 음원 추천은 물론, 앱 기능 전반에 걸쳐 사용자 개인에 맞춰진다. 수천 가지가 넘는 '시그널'을 토대로 개인화가 이뤄지는데, 사용자가 어떤 음악을 듣는지, 어떤 음악을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지, 사용자와 비슷한 취향의 다른 (전 세계) 사용자들은 어떤 청취 습관이 있는지 등을 비교, 분석한다. 서비스 이용 시간대, 음악 청취 순서, 음원 발매일 등 자잘한 요소도 빼놓지 않는다.
스포티파이의 개인맞춤 서비스는 당연히, 사용자가 듣는 몇몇 노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수 많은 사용자의 청취 시그널, 데이터를 오랜 기간 축적, 분석한 결과로 이뤄진다. 오디오 음원 업계의 연구개발 센터라는 평을 들을 만큼 인공지능 알고리즘과 머신러닝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 세계 최대의 음원 스트리밍 업체로 발돋움했다.
개인화 서비스를 통한 새로운 음원이나 아티스트 추천의 경우, 사용자가 이미 알고 있는 뮤지션이나 인기곡이 아닌, 그동안 몰랐던 곡이나 뮤지션이지만 자신의 취향에 맞는(혹은 맞을 가능성이 높은) 곡을 지속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3억 4,500만 명 이상의 전 세계 스포티파이 가입자의 청취 데이터를 토대로 한 맞춤형 서비스다.
스포티파이의 대표적인 '알고리즘형 플레이리스트'로, '새 위클리 추천곡', '신곡 레이더', '데일리 믹스' 등이 있다.
새 위클리 추천곡은 매주 월요일에, 각 사용자의 취향과 청취 습관에 맞춰 새로운 음원을 추천한다. 신곡 레이더는 매주 금요일에, 사용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뮤지션 또는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원을 추천하며, 데일리 믹스는 매일 최대 6개까지, 사용자가 즐겨 듣는 음악과 새로운 추천곡을 함께 추천하는 메뉴다. 이들 플레이리스트의 곡 구성은 3억 4,500만 명 사용자마다 모두 다르다.
스포티파이 뮤직팀에는 몇 가지 주요 업무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에디토리얼'이다. 전 세계 스포티파이 사용자들이 들을 음악을 큐레이팅(선별)하는 음악전문가 역할을 담당하는데, 새로 출시되는 전 세계 음원을 거의 모두 섭렵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들이 수 많은 음악을 듣고 새로운 곡과 기존 곡을 토대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면, 이후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이를 좀더 최적화하는 절차다. 결국 전 세계 사용자들의 청취 경험을 개선, 향상시키기 위해, 인공지능 기술 이전에 뮤직팀의 '인간적' 노고가 선행되는 것이다.
즉 스포티파이 내부에서는 '인공지능 vs. 인간'의 대결구조가 아닌, '인공지능 and 인간'의 협업구조를 지향한다. 인공지능이 인간 활동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 중에는 순전히 인간의 귀와 손만으로 선별되는 것도 있다. 이를 테면, 'RapCaviar' 같은 플레이리스트는 인공지능 협조 없이 인간의 감각에 의거해 만들어 진다. (RapCaviar는 스포티파이 내 가장 큰 힙합 장르 플레이리스트로, 전 세계 1,300만 명 이상이 팔로우하고 있다.)
7,000만 곡 이상의 음원과 40억 개 이상의 플레이리스트를 토대로, 전 세계 3억 명 이상의 사용자가 매일 스포티파이로 음악을 듣고 있다. 이때 발생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고도의 인공지능/머신러닝 기술로 분석해 사용자에게 다시 적용한다.
스포티파이 머신러닝 부문 토니 제바라(Tony Jebara) 부사장은, 사용자가 검색, 청취한 곡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 이를 토대로 사용자를 위한 개인 맞춤형 플레이리스트 또는 개인화 서비스를 구현하는 일이 머신러닝 그룹의 핵심 업무라 언급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머신러닝 디렉터로 활동하다 최근 스포티파이에 합류했다.
그에 따르면, 스포티파이의 머신러닝 기술은 데이터 속 단순 패턴이 아닌 인과관계를 찾는데 주력한다. 수 많은 사용자들의 청취 데이터간 인과관계를 분석함으로써, 그들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사용자가 굳이 검색할 필요가 없어진다. 듣고 싶거나 들을 가능성이 높은 곡을 엄선하고 이를 앱 최상단에 배치하는데 머신러닝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는 또한,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 둘다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뮤지션과 사용자에게 맞는 최적의 콘텐츠를 매칭하는 건 동일하지만, 콘텐츠 수(음원, 플레이리스트, 팟캐스트 등 포함)에 있어서는 스포티파이가 월등히 많기 때문에 좀더 복잡하고 섬세한 머신러닝 기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스포티파이의 개인화는 뮤지션/아티스트나 팟캐스터 등에게도 적용된다. 뮤지션이 전 세계 새로운 팬과 연결될 수 있도록 청중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뮤지션 자신의 곡이 얼마나 다운로드되거나 스트리밍 재생됐는지, 어느 시간대에 주로 듣는지 알 수 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팬과의 연결고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뮤지션이나 아티스트는 'Spotify for Artists' 앱을 설치하면 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