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전문 기업 '블루프리즘' 출범··· RPA 시장 3강 구도 형성
[IT동아 남시현 기자] 미국의 기술연구 및 자문 기업 가트너(Gartner)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 시장이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2024년까지 두 자릿수 비율로 성장하리라 전망했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RPA 소프트웨어 수익이 지난해보다 19.5% 증가한 18억 9천만 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 이유로 전 세계 대기업의 90%가 코로나 19로 입은 피해에 대한 복원력과 확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디지털 프로세스를 비즈니스에 도입할 것이며, 노동과 수작업을 재조정하기 위해 어떤 형태로든 RPA를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기업이 RPA를 통한 비즈니스의 디지털화에 나서면서 RPA 시장 분위기도 갈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업계 최상위권을 두고 다투고 있는 유아이패스와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블루프리즘 3개 사의 글로벌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며, 국내 시장에서도 유아이패스와 오토메이션애니웨어가 양강 구도로 대립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1월 27일, 영국의 블루프리즘이 한국지사를 설립함에 이어 3월 25일 블루프리즘코리아 론칭 행사를 진행하면서 국내 RPA 시장도 삼파전이 될 전망이다.
세계 3강 RPA 기업, 블루프리즘의 국내 진출
가트너가 특정 분야의 기업 기술과 방향, 성숙도 등을 토대로 분석하는 매직 쿼드런트에 따르면, RPA 분야의 선도 기업은 유아이패스와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블루프리즘, 그리고 워크퓨전이 있고, 나이스와 엣지버스 시스템, 코팩스를 도전적인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페가 시스템, 서비스 트레이스는 큰 방향을 그리는 공상가(Visionaries)로 분류하고 있으며, NTT와 삼성 SDS, SAP, 헬프시스템즈, 앤트웍스, 자케이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기술 선도그룹인 유아이패스와 오토메이션 애니웨어는 이미 2018년에 국내에 지사를 설립한 뒤 국내 RPA 생태계를 놓고 경쟁하고 있으며,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들이 두 기업의 RPA를 사용하고 있다. 이미 두 기업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에 블루프리즘의 진출이 늦은 것은 사실이지만, 역으로 보자면 두 기업이 시장을 충분히 개척한 상황에서 진출했다고도 볼 수 있다.
블루프리즘 제이슨 킹던(Jason Kingdon) 회장은 “우리는 자동화 전문 기업으로 지난 몇 년 간 자동화 기술이 품고 있는 가능성에 대해 논의해왔다. 우리는 이 기술을 활용해 실제 인력에 가까운 디지털 워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서 “블루프리즘은 기술의 유연성과 뛰어난 확장성, 엔드투엔드 프로세스로 타사와 차별화한다. 한국 시장에서는 서비스형 로봇(RaaS)과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동작하는 독립형 로봇, 그리고 모든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하이브리드 솔루션 등 모든 기술을 출시할 예정”이라는 뜻을 밝혔다.
이준원 블루프리즘코리아 지사장은 “블루프리즘은 개인보다 기업 및 조직 관점에서 자동화를 바라보는 것이 타사 대비 차이점이다”라며, “미래조직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조직 구성을 갖춰야 하는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그 미래를 위해 디지털 워커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한다”라며 블루프리즘의 차별화된 특징을 소개했다.
블루프리즘의 가장 큰 차별점은 데스크톱이 아닌 엔터프라이즈 등급의 자동화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워커를 중앙 집중식 감사 추적(audit trail)으로 관리하고, 즉시 특정 업무에 투입해 해소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진다. 연동하는 애플리케이션마다 ‘비즈니스 오프젝트’를 정의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객체 기반 주조로 업무 프로세스의 자동화 설계 효율 및 유지 보수 용이성이 극대화한다. 객체 기반 구조로 재사용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조금 더 쉽게 풀어서 말하자면, 데스크톱 자동화 방식의 RPA는 개인이 RPA 소프트웨어를 동작해 말단에서 제어되지만, 블루프리즘은 서버 내에서 가상화된 블루프리즘 디지털 워커가 다중으로 동작하고, 이를 중앙에서 관리해 효율을 끌어올린다.
블루프리즘의 기업 목표는 ‘모든 기업을 위한 디지털 노동자(A Digital Workforce for Every Enterprise)’다. 블루프리즘의 디지털 워커는 멀티테스킹이 가능한 소프트웨어 로봇이어서 인간에 가까운 성능을 낼 수 있고, 일관적이며 생산적이고, 조작 불가능한 업무 기록을 남긴다. 이를 통해 미래의 경쟁력 있는 조직 구성은 인간과 디지털 워커가 조화롭게 협력하는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예를 들어 업무에 활용할 IT 시스템이 개발되면, 인간이 그에 맞춰 업무 방식을 바꿔야 한다. 이때 규제·경쟁 등으로 인한 급격한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나 업무 비효율로 발생하는 간극을 회색 지대라고 하는데, 이 공백을 인간이 채우려면 적절한 직무능력을 갖는 사람을 배치하거나, 재교육 후 재배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IT 시스템으로 이 부분을 메우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블루프리즘의 디지털 워커가 도입되면, 업무 방식이나 시스템 변경 없이 디지털 워커가 설계해둔 업무 프로세스를 로딩해 간극을 메운다.
블루프리즘 국내 진출로 RPA 선택권 넓어져
블루프리즘은 RPA라는 단어를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인 기업이며, 글로벌 RPA 기업 중 유일하게 상장하는 등 경쟁력도 충분하다. 그런 블루프리즘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것은 국내 RPA 시장이 글로벌 경쟁의 주요 무대 중 하나가 될 정도로 성숙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아울러 RPA도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제조사에 따른 UI/UX가 다 다르고, 적용 사례에 따른 최적의 RPA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이미 주요 기업들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더라도, 블루프리즘의 RPA가 시장 점유율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한 자신감에도 충분한 근거가 있다. 블루프리즘은 현재 170여 개 국가에서 2,000여 개 대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컨설팅 업체를 통해 4년 전부터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진출 이전에도 이미 제2 금융권, 카드, 보험사, 제조사, 반도체, 유통, 엔터테인먼트 등의 수십 개 기업이 이미 블루프리즘 RPA를 사용해오고 있다고 한다. 국내 시장 진출이 본격화된 지금은 금융 시장, 이동통신사, 제조기업 산업군을 대상으로 블루프리즘 확산을 집중할 예정이다.
이준원 지사장은 “블루프리즘은 지난 20년간 크고 작은 기업들에 자동화 기술을 적용함에 따라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RPA 운영 모델에 대한 세계적인 방법론을 갖고 있다. 이를 활용해 디지털 워커가 조직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고, 또 블루프리즘 확산에 따른 개발자 저변을 확대하고,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 여정에 시행착오가 없도록 돕는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