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2021년 최신 TV 기술의 위상을 확인하려면 - LG전자 올레드TV evo(에보)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스포츠팬들 사이엔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제일 쓸데 없는 걱정이 XXX에 대한 걱정이다". 'XXX'에는 이를 테면, '리오넬 메시'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슈퍼스타 이름이 들어간다. 해당 분야에서 워낙 강렬한 존재감을 보이며 언제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으니, 어쩌다 주춤하더라도 그리 걱정할 필요 없다는 의미다.

다른 분야에도 이 말은 적용되곤 하는데, TV시장 분야에서 'LG 올레드TV'에 대한 걱정이 이와 비슷하지 않느냐고 말하면 지나친 포장일까? 정작 제품을 접해보면, '포장'은 인정한다 쳐도 '지나치지는 않음'에는 동의할 만하다.

LG전자 올레드TV evo + 갤러리
LG전자 올레드TV evo + 갤러리

시작하기 앞서, 'OLED 디스플레이가 좋으네', '다른 게 더 나으네' 하는 논쟁이나 의견은 여기서는 다루지 않겠다. 모든 기술, 특히 경쟁하는 두 기술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고, 이는 사람에 따라(또는 환경에 따라) 다르게 느끼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호불호 차이일뿐, 어느 것이든 화려한 색감의 선명한 화질을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는 건 차이가 없다.

LG 올레드TV evo(에보)는 2021년형 최신 올레드TV다. evo 시리즈로는 화면 대각선 길이 194cm(77형), 163cm(65형), 138cm(55형) 3종이 판매된다. 최근에는 70형 정도의 대형 화면을 선호하는 추세라는데, 여기서는 65형 모델인 'OLED65G1KNA'를 다룬다.

우선, LG 올레드TV라면 가격이 가장 궁금할 텐데, 65형 모델은 430~450만 원대다. 유사 크기의 저가 TV에 비해 곱절 이상 비싼 셈이다. 그리 비싼 이유를 구구절절 들을 필요 없이, 가까운 LG 베스트샵에 들러 딱 5분만이라도 체험해 보면 그 이유를 충분히 납득할 수 있을 것이다. (LG 올레드TV는 그런 TV다.)

TV에 관해 자세히 몰라도 '올레드'라는 단어는 한번쯤 들어봤으리라. 기존의 LCD/LED TV보다 화질이 선명한, 전 세계에서 인정 받는 LG전자의 주력 TV다. 그런 만큼 전반적인 화질에 대해서는 아무 이견이 없다.

스탠드에 거치한 올레드TV evo 사례 (제공=LG전자)
스탠드에 거치한 올레드TV evo 사례 (제공=LG전자)

올레드TV라 두께는 정말 얇다. 65인치로 화면은 큰데, 전체 두께는 2cm 남짓이다. LCD/LED TV와 달리, (화면에 빛을 뿌리는) 백라이트가 없기 때문이다. 벽에 붙이면 TV가 아니라 액자 같은 느낌도 든다. 그래서 이 TV 안에는 '올레드 갤러리'라는 그림 재생 앱도 들어 있다. 이를 실행해 보면 영낙 없는 60 ~ 80호 크기의 액자다.

스탠드에 거치해 명화를 띄우니 그대로 액자가 된다
스탠드에 거치해 명화를 띄우니 그대로 액자가 된다

스탠드 거치로 뒷면이 좀 남달라지는데, 뒷면 가운데 부분에 인터넷 공유기나 IPTV 셋탑박스 등을 올려 놓을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멀티탭 등도 부착할 수 있다. 여러 케이블을 깔끔하게 정리하기 위함인데, 사진에서 보듯 전용 스탠드에 거치할 때 유용하다. 스탠드도 전원 케이블 일부를 숨길 수 있도록 제작됐고, TV 위치를 변경할 경우 여러 모로 간편하다.

스탠드 뒷면에 IPTV 셋탑박스나 공유기, 멀티탭 등을 정리할 수 있다
스탠드 뒷면에 IPTV 셋탑박스나 공유기, 멀티탭 등을 정리할 수 있다

스탠드 언급한 김에, 대개 TV는 TV 장식장 위에 올리거나 벽면에 부착 설치한다. 올레드TV는 상대적으로 얇고 가벼우니 주변 인테리어에 따라 스탠드에 거치해도 잘 어울릴 듯하다. 물론 스탠드는 별도 구매해야 하며, TV 설치/정리는 전문 설치기사가 직접 방문해 작업해 주니 부담은 없다.

TV 전원 케이블도 스탠드 안에 넣을 수 있다
TV 전원 케이블도 스탠드 안에 넣을 수 있다

65형 크기로 UHD 화질을 지원하며(해상도3,840 x 2,160), 상하좌우 가장자리(베젤) 상당히 얇아 영상을 전체화면으로 띄우면, 넓으면서 꽉 찬 느낌이 든다. HDR도 지원해서 UHD 화질의 HDR 영상을 재생하면, 광고에나 쓰일 '압도적'이라는 단어가 무색하지 않을 몰입감을 전달한다. (올레드TV evo는 HDR10, 돌비 비전IQ 등을 지원한다.)

진정한 검은색으로 표현하는 올레드TV evo
진정한 검은색으로 표현하는 올레드TV evo

올레드TV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검은색 표현'을 꼽는다. 백라이트가 빛을 비추는 LCD/LED TV는 검은색을 표현할 때도 어쨌든 백라이트 빛을 받으니, 약간 빛 바랜 듯한 검은색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반면 올레드TV는 백라이트 자체가 없으니 검은색이 완전 '쌔까맣게' 표현된다. 이는 뚜렷한 색 재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캄캄하고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인터스텔라'나 '마션', 최근 개봉된 '승리호' 같은 SF 영화를 보면 올레드TV의 '정확한 블랙'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다. 수십 번 보고 또 본 '인터스텔라'는 그동안 일반 TV나 모니터로 보던 우주 배경과는 사뭇 다른 느낌(우주 공간의 몰입감)을 받았다.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 SF영화를 볼 때 몰입감이 한층 더한다
'인터스텔라' 같은 우주 SF영화를 볼 때 몰입감이 한층 더한다

유튜브 내 4K 자연풍경 영상이나 벽난로 장작 타는 모습 같은 고화질 영상을 재생하면 편안한 실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한다. 이외 일반 TV 채널의 풀HD 방송도 올레드TV로 보니, 왠지 화질이 좀더 개선된 듯도 하다(이건 기분 때문일 수도).

유튜브의 4K UHD/HDR 영상을 재생하면 선명함이 극명해진다
유튜브의 4K UHD/HDR 영상을 재생하면 선명함이 극명해진다

당연하게 시야각도 문제 없다. 위아래 왼쪽 오른쪽 어느 각도로 어느 구석을 봐도 밝기, 색감에 있어 조금의 변화나 왜곡도 없다. 적어도 화질 하나로는 '까일' 게 없으리라 본다.

시야각으로 인한 색감 왜곡도 없다
시야각으로 인한 색감 왜곡도 없다

추가로, 올레드TV는 눈을 편하게 하는 'TUV 아이컴포트 인증(유해 블루라이트50% 이하, 화면 깜빡임 1% 미만 기준)', 'UL 플리커프리 인증(화면 깜빡임 기준 9.6W 미만 기준)', 'UL 낮은 블루라이트 검증(블루라이트 100W/srm2 이하)' 등을 받았다.

사운드 역시 제법 들을 만하다. TV 내장 스피커(4.2채널 60W) 만으로도 영화 사운드는 물론, 음악 감상에도 그리 부족함 없다. 스트리밍 앱인 '스포티파이'를 추가 설치해 연속 재생하니, 앨범 자켓 이미지도 큼지막하게 출력되는 음악 재생기가 된다. 스탠드에 거치하니 좀더 근사한 모습이다. 여기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효과도 지원된다.

스포티파이 앱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스포티파이 앱으로 음악을 재생할 수 있다

TV가 제공하는 음향 모드를 원하는 대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음악 감상에는 아무래도 '음악 맞춤' 모드가 적합한 듯하다. (음악 재생 시 5분 후 화면은 대기모드로 자동 전환된다.) TV 내장 스피커 외 외장 스피커(블루투스) 등과도 연결해 출력할 수 있다. 야간에 아파트 층간소음이 염려된다면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연결해 들으면 좋다.

음악 감상에는 '음악 맞춤' 모드가 가장 적합하다
음악 감상에는 '음악 맞춤' 모드가 가장 적합하다

자, 이제 올레드TV evo에 들어가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해 얘기하려 한다. 이 시대의 TV는 이전의 '바보상자'가 아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박스'다. 스마트폰처럼 앱을 추가 설치해 방송 시청 이외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이런 TV를 '스마트TV'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 TV에도(윈도나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가 들어가는데, 올레드TV에는 '웹OS(webOS 6.0)'가 내장됐다. 이 웹OS는 원래 HP가 개발했는데 몇 년 전 LG전자가 사들였다. 그때도 인정했지만, 가뜩이나 전기차 시장 진출을 목전에 둔 LG전자에게 웹OS는 그야말로 '천군만마'다.

웹OS는TV의 기능적, 태생적 한계를 거뜬히 극복하는 우수한 운영체제로, 올레드TV 외 자사의 스마트TV, 빔프로젝터(시네빔 등), 모니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운영체제 자체로도 기능과 완성도가 높아 올레드TV evo에서도 발군의 역할을 담당한다.

우선, 넷플릭스나 유튜브, 왓챠, 웨이브, 티빙, 아마존 프라임(해외용), 구글 플레이 등 어지간한 국내외 OTT 서비스가 모두 기본 내장돼 있다. 여기에 없는 스포티파이나 쿠팡 플레이 등도 자체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LG계정 로그인 필요).

기본 앱 외 다양한 앱을 추가 설치할 수 있다
기본 앱 외 다양한 앱을 추가 설치할 수 있다

이들 앱 외에, 여러 케이블 방송도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물론 KBS, MBC, SBS, JTBC 같은 공중파 실시간 방송은 볼 수 없지만, 어림 잡아 210개 이상의 여러 장르 채널이 등록돼 있다. 이 정도면, 공중파 방송을 꼭 봐야 하는 게 아니라면 굳이 IPTV에 가입하지 않아도 될 만하다. (실제로 요즘에는 IPTV 가입 없이 스마트TV만 보는 소비자가 적지 않다.)

200개 넘는 채널은 제공해 IPTV 못지 않다
200개 넘는 채널은 제공해 IPTV 못지 않다

OTT 앱 말고도 웹OS에는 TV로 활용할 만한 여러 앱/기능이 들어 있다. 앞서 언급한 '올레드 갤러리'도 그렇고, USB 메모리 꽂아 사진/영상 재생하는 미디어 플레이어, 추가 앱을 설치할 수 있는 'Apps', 응원하는 스포츠팀의 경기결과 알려주는 '스포츠 알람', TV로 인터넷 서핑하는 '인터넷', 애플 기기 연결하는 'AirPlay' 등이 있다.

TV 조작은 리모컨으로 하는데, 마치 빔프로젝트의 레이저 포인터처럼, 리모컨 방향을 움직여 화면 내 항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스크롤 휠도 리모컨 가운데 따로 있다). 리모컨 사용에 적응하면, 화면 내 많은 항목이 있거나(홈 화면 메뉴 등), 글자를 입력해야 할 때(로그인 계정, 인터넷 주소 입력 등) 대단히 편리하다. 단, TV 본체에는 조작 버튼이 없으니 리모컨 행방에 신경 써야 되겠다.

주요 국내외 OTT 서비스의 바로가기 버튼이 따로 있다
주요 국내외 OTT 서비스의 바로가기 버튼이 따로 있다

리모컨에는 넷플릭스나 왓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국내 사용 불가), 디즈니 플러스(국내 사용 불가) 등 6개 서비스 버튼이 별도로 달려 있어 좋다. 유튜브 버튼이 없는 게 아쉽지만, 유튜브는 홈 버튼을 눌러 메인 메뉴에서 선택하면 된다. 리모컨 마이크 버튼을 누르면 음성입력/명령도 된다.

플레이스테이션이나 XBOX 등의 콘솔 게임기를 연결해 게임을 즐기기에 유용하도록, 'G-Sync 호환' 기능, 'FreeSync' 기능, 게임 맞춤 기능 등도 지원되며, 응답속도도 1ms라 게이밍 모니터 못지 않다.

게임기 같은 외부기기를 연결하는 HDMI 2.1 단자는 총 4개가 제공되고, 유선 랜단자, USB 2.0 단자도 3개나 있다. 일반 TV 안테나, UHD 안테나 단자도 각각 있고, 오디오 광케이블 출력 단자(S/PDIF), 이어폰/헤드폰 단자도 그 옆에 있다. 블루투스도 지원되니 블루투스 이어폰/헤드폰/외장 스피커 등과도 연결할 수 있다.

콘솔 게임기 등 여러 외부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입력 단자
콘솔 게임기 등 여러 외부장치를 연결할 수 있는 입력 단자

끝으로, LG전자는 올레드TV evo를 출시하며 '4S'와'2S'를 언급했다. 4S는 'Sharp(선명함)', 'Smooth(부드러움)', 'Slim(얇음)', 'Speedy(빠름)'을, 2S는 'eys Safe(눈이 편함)', 'SGS 친환경 인증'를 의미한다. (SGS는 글로벌 테스트/인증업체다.)

며칠 간 사용해 보니, 일단 4S는 능히 충족되는 듯했다. 선명하면서 부드러운(모션프로 기능) 화질은 직접 확인했고, 2cm가 넘지 않는 얇은 두께는 OLED 패널임을 증명한다. 웹OS 내 각 앱이나 채널 이동/전환이 빠르고, 게이밍 모니터처럼 응답속도도 빠르다.

씽큐 홈보드 앱을 통해 가정 내 여러 LG 가전제품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제공=LG전자)
씽큐 홈보드 앱을 통해 가정 내 여러 LG 가전제품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제공=LG전자)

제조사의 이런 문구가 아니더라도, 올레드TV evo는 이 시대 TV의 기술력이, 특히 한국 제조 TV가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 지를 유감 없이 증명하는 TV라 평가한다. 리뷰 진행 중 주변을 지나는 이들이 TV와 영상을 평가한 내용은 대개 둘 중 하나였다. "좋긴 좋구나" 또는 "비쌀 만하구나"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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