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ing] 글랜스TV, 콘텐츠 제작 넘어 플랫폼 재설계까지 노린다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한국은 전통적으로 하드웨어에 강한 나라였다. 하드웨어를 빨리, 그리고 싸게 만들어 대량으로 파는 것으로 나라 경제를 지탱해왔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신흥 개발국들이 이러한 전략을 따라하게 되면서 한국은 소프트웨어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전환을 시도했다. 2010년대를 즈음해 한국의 문화 및 예술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 주목받는 등, 성과도 가시화되는 중이다.

콘텐츠 강자가 되기 위해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 외에 이를 최대한 다양한 플랫폼에 배포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미국의 넷플릭스가 세계 콘텐츠 산업의 큰 손으로 떠오른 이유도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기존에 없던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SK텔레콤으로부터 유력 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는 글랜스TV(GLANCE TV, 대표 박성조)가 이런 시도를 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내 기업이다. 이 회사는 패션 및 뷰티, 라이프스타일 및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를 제작하는 업체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하고 있는 업무범위는 훨씬 넓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외에도 브랜드 및 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솔루션, 그리고 이른바 유튜버들의 기획사라고 불리는 MCN(Multi Channel Network) 업무까지 겸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건 콘텐츠 배포 플랫폼의 다양화다. 유튜브나 IPTV, SNS 등 기존의 플랫폼은 물론, 소비자들의 일상생활 중에 접하는 오프라인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플랫폼의 개척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 가능한 글랜스TV의 ‘브릿지’ (출처=글랜스TV)
다양한 장소에서 서비스 가능한 글랜스TV의 ‘브릿지’ (출처=글랜스TV)

글랜스TV에서 2019년에 첫 선을 보인 온-오프라인 연결 동영상 광고 플랫폼 ‘브릿지(Vridge)’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서버에 있는 영상을 모바일 및 디지털 사이니지 등의 다양한 매체로 서비스할 수 있다. 미용실이나 커피전문점, 편집샵 등의 다양한 장소에 설치가 가능하다.

일방적으로 영상을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방식으로는 차별화를 할 수 없다. 브릿지는 크리에이터나 주제의 특성에 따라 콘텐츠의 내용을 설계하는 것 외에 콘텐츠의 유통 경로 역시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글랜스TV의 판단에 따라 개발된 플랫폼이다. 단순히 정해진 시간에 따라 광고 영상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시간이나 위치, 방역, 미세먼지 등의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는 지능형 편성도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향후에는 AI 및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 사용자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개인화 편성 서비스도 적용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글랜스TV는 SKT의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활동 지원 서비스인 DMP(data management platform) 등을 통한 협업도 논의하고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해 특히 오프라인 시장이 침체에 빠진 것은 신경 쓰인다. 이와 관련해 글랜스TV는 오히려 이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글랜스TV의 박성조 대표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러한 새로운 개념의 콘텐츠 플랫폼은 매장의 매력을 한층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자들의 힘이 되어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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