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G 가입자 천만 명 넘어··· 올해 5G 융합생태계 조성의 원년 될까
[IT동아 남시현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0년 11월 말 기준) 무선통신 서비스 가입자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 이통 3사의 5G 가입자 수 합계는 1,093만 2,363명으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지 1년 7개월 만에 1천만 명을 넘어섰다. 아직 4G 가입자가 5,325만 명에 육박해 가야 할 길은 멀지만, 매달 50만 명 이상의 가입자가 4G에서 5G 이동통신으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올해 말이면 1,500만 명 이상이 5G 이동 통신을 사용할 것으로 추산된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5G 시대를 대한민국은 대중화 역시 어떤 나라보다도 빠르게 추진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가 내놓은 2025년 5G 네트워크 가입자 점유율에 따르면, 5G를 가장 먼저 채택한 대한민국은 2025년에 약 59%의 이동통신 사용자가 5G 네트워크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2위인 미국이 50%, 3위인 일본이 49%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과 유럽은 2025년이 되어도 약 28~30%의 점유율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이 5G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내 이동통신 3사의 다각적인 서비스 제공과 중저가 요금제 도입, 그리고 5G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선의의 경쟁이 뒷받침되고 있어서다. SKT와 KT, 그리고 LG유플러스가 5G 네트워크 시장 전략과 대중화 방안을 짚어보자.
5G 대중화, 첫 걸음은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기술부터
일반적으로 5G를 '빠른 모바일 통신' 정도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5G의 활용 범위는 4차 산업혁명의 전 분야에 걸치고 있다. 5G의 정식 명칭은 '뉴 라디오'로, 4G-LTE와 비교해 이론상 20Gbps의 전송 속도와 500km/h의 이동성 보장, 1천 분의 1초에 해당하는 1ms의 빠른 입력 지연 등 이동통신 이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특히 2020년에만 7조 개로 예상되는 스마트 기기, 그리고 향후 사물인터넷이나 자율 주행 등 산업 방향이 재편됨에 따라 네트워크와 연결되는 거의 모든 분야에 적용될 기술이다. 과거 이동통신에만 집중하던 통신사가 더 포괄적인 기술기업으로 재편하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SK텔레콤은 5G 기술에 대한 대중의 친숙한 접근을 위해 지난해 10월부터 혼합현실(MR) 제작소 ‘점프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다. 점프 스튜디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볼류메트릭 기술을 기반으로 106대의 카메라가 촬영한 후, SKT의 T리얼 플랫폼 기술을 적용해 고화질 3D 홀로그램을 생성한다. 이렇게 생성된 콘텐츠는 안드로이드와 iOS, 윈도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감상할 수 있고, 5G 전송 기술을 활용해 실감 미디어 시장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KT 역시 지난해 8월부터 자체 개발한 플랫폼 ‘KT 게임박스’로 5G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했다. 5G 네트워크의 빠른 전송 속도와 입력 지연을 통해 서버에서 게임 플레이 연산을 처리하고, 이를 스마트폰에서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올해 1월에는 NHN의 대표 게임 플랫폼인 한게임에 게임박스를 투입해 한게임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고사양의 스트리밍 게임을 제공함으로써 5G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글로벌 5G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퀄컴과 차이나텔레콤, 벨 캐나다, KDDI와 5G 콘텐츠 연합체 ‘XR 얼라이언스’를 창립했다. 첫 프로젝트로는 국제 우주 정거장 ISS에서 촬영된 우주 유영 VR 콘텐츠 ‘Space Explorers: The ISS Experience’를 선보이며, 꾸준히 공연, 스포츠 스타의 다큐멘터리,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콘텐츠를 공유해나갈 계획이다.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부분도 차츰 개선되고 있어
5G 시장 확산을 위해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인 5G 커버리지(도달 범위)와 관련 생태계 육성, 그리고 요금제 부분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월 26일, 올해를 5G+ 융합생태계 조성의 원년으로 삼고, 2021년도 5G+ 전략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제도적 지원을 통해 22년까지 6대 광역시와 85개 시 주요 행정동, 주요 읍면 중심지까지 5G 망을 구축하고, 농어촌 5G 망을 공동 이용해 5G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하겠다고 한다. 또한 5G 기반 컴퓨팅을 통한 12개의 선도 서비스를 선정하고, 총 1,655억 원 규모의 5G+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통해 ▲실감콘텐츠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디지털 헬스케어의 핵심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아울러 5G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제고와 장치 확산을 지원해 산업을 육성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표준화를 통한 글로벌 생태계 선도와 5G 전파 지원 확충 및 펀드 운영을 통한 지속 성장 기반 강화에 나선다. 2020년까지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 5G 국가였지만, 2021년부터는 세계 최고 5G 국가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동통신사 역시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으로 소비자 진입을 독려하는 상황이다. SKT는 ‘5G언택트62’(월 6.2만 원에 데이터 완전 무제한)와 ‘5G언택트52’(월 5.2만 원에 200GB) ’5G언택트38’(월 3.8만 원에 9GB) 등 3종을 신설했고, LG유플러스도 12GB 데이터를 제공하는 ‘5G 다이렉트 3.75’와 150GB 및 10GB 테더링 요금이 포함된 ‘5G 다이렉트 51’ 2종을 개시했다. KT 역시 월 4.5만 원에 5GB 및 월 6.9만 원에 110GB를 사용하는 5G 심플 2종을 선보였고, 올해 추가로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 5G 도입 초기 당시 7~12만 원이었던 요금제와 비교해 합리적인 가격대로 바뀌고 있다.
5G 네트워크로 신산업 동력과 더 큰 가능성을 찾는 이동통신사들
이통통신사 주도 하에 5G 서비스가 대중화되고 있지만, 이동통신사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5G를 활용한 사회 구조의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이동통신 그 이상의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이다.
SK텔레콤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대응을 위해 ▲ 모바일 ▲구독형 상품 ▲혼합현실 서비스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메시징 ▲인증 ▲스마트팩토리 ▲광고·데이터컴퍼니로 구성된 MNO(Mobile Network Operator, 이동통신사업) 사업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2월 조직 개편을 통해 AI 서비스 사업단을 AI&CO(AI컴퍼니)로 변경해 MNO 사업단으로 배치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카카오와 손잡고 백엔드 AI 플랫폼을 공개할 예정인데, 인공지능을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구축해 개발자와 기관, 기업 등을 개방해 관련 생태계 육성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티맵 모빌리티’를 통한 플랫폼 사업과 구독형 운송 수단, SKT의 5G 모바일 엣지 컴퓨팅 기술이 적용된 5G-8K TV 등 차세대 미디어 산업도 함께 준비하고 있다. 5G라는 산업 기반을 토대로 응용 가능한 전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형태다.
KT 역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하며, 비통신 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새로운 B2B 브랜드 ‘KT엔터프라이즈’를 공개했다. 향후 KT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 data), 클라우드(Cloud) 기술 선도에 집중하며, 5G와 세 개 분야를 결합해 금융, 물류, 사무환경, 헬스케어, 제조, 데이터센터, 사회간접자본(SoC) 등 7개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모델 발굴에 나선다. 아울러 디지털 뉴딜 사업 육성을 위해 양재-판교-분당에 R&D 상생 삼각벨트를 구축하는 등 관련 산업에도 지원에 나선다.
LG유플러스는 완전한 비통신 사업보다 5G, 인공지능 등 5G 이동통신을 만나 효율적인 신사업 발굴에 초점을 맞추며, 5G 기업 전용망을 중심으로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SoC,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등의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LG유플러스는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을 위해 컨슈머사업총괄 황현식 사장을 최고경영자로 임명하고, 스마트 헬스와 보안, 교육, 광고, 콘텐츠, 데이터 사업 등 사업 조직을 모아 신규사업을 신설하는 등 2021년에 더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5G 대중화가 곧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경쟁력 될 것
5G의 보편화는 단순히 ‘인터넷 속도가 빨라진다’의 문제가 아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5G의 사회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10개 산업 분야와 4개 기반 환경에 대해 5G가 제공하는 사회경제적 가치는 2030년 최소 47조 8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는 ‘현재 수준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수준’이라는 단서를 달았는데, 5G 기술 자체가 어떤 기술을 극적으로 바꿔놓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가 사업의 범위를 다원화하고, 정부가 대중화를 이끄는 현재의 구조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라고 볼 수 있다. 5G 보급률이 높을수록, 관련 산업의 경쟁력 역시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니 말이다. 앞으로도 우리 정부와 이통 3사는 더욱 접근성 높고, 대중적인 5G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