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온 가족이 써도 되는 세비앙 어린이 필터 샤워기 '키즈앙’

강화영 hwa0@itdonga.com

[IT동아 강화영 기자]

'인천 서구 일대 학교와 아파트에 수돗물 대신 적수(붉은물)가 이틀째 공급돼, 학생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습니다.'

지난 2019년 6월 1일, KBS가 전한 뉴스 내용이다. 이어지는 내용은 '인천시 상수도 사업본부에 따르면, 그제 오후 1시 30분쯤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접수됐고…(중략)'이다. 갑자기 발생한, 예상치 못한 적수 공급으로 인해 인근 초등학교 4곳, 중학교 3곳, 고등학교 2곳 등 학교 9곳은 이틀간 급식을 중단하고, 학생들에게 빵과 우유 등을 제공했다. 또한, 일부 아파트 주민들도 설거지나 샤워를 제때 하지 못했다.

사건은 쉽게 해결하지 못했다. 학교 급식 대체/중단 사태는 62곳으로 늘어났고, 지역 주민들은 항의 집회를 열었다. 결과적으로 인천 붉은 수돗물 사건 때문에 정부는 인천 지역 관련 공무원 10명을 일제히 소환했다. 인천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인천광역시상수도사업본부 급수부 산하 급수팀·수운영팀·생산관리팀 직원과 공촌정수장 직원 10여 명을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한 바 있다.

심지어 올해, 인천/경기/서울 일부 지역에서 '수돗물 유충' 사건이 이어졌다. 깨끗하다고 생각한 수돗물 속에 곤충의 유충이 들어있던 사건. 여파는 더욱 커졌다. '수돗물 유충' 사건은 마시는 물 못지않게 '씻는 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수돗물 유충 사건을 처음 보도한 지난 7월 13일 이후, 이마트가 7월 14일부터 19일까지 인천 지역 5개 점포에서 수도 용품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6.7%나 늘었다. 사람들 스스로 내 눈앞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셈이다. 바로 필터 샤워기다.

필터 샤워기가 뭐길래?

필터 샤워기는 수돗물에서 나오는 작은 이물질을 걸러내기 위해 '필터'를 달아 쓰는 샤워기다. 최근 불안감을 느낀 여러 소비자가 필터 샤워기를 찾으면서, 이에 맞춰 여러 기업이 다양한 기능을 갖춘 필터 샤워기를 속속 내놓았다. 이물질 제거뿐만 아니라 수압 상승, 절수 효과, 피부질환 개선 등 제품마다 효과도 서로 다르다.

출처=세비앙 공식 블로그 캡처
출처=세비앙 공식 블로그 캡처

필터 샤워기는 일반 샤워기와 무엇이 다를까? 필터 샤워기는 필터 색 변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샤워기 몸통을 투명 플라스틱으로 만든다. 이 때문에 스테인리스 재질 샤워기보다 내구성이 약하다. 떨어뜨리면 깨지기 쉽다.

필터 탓에 무게도 무겁다. 필터 몫만큼 무게가 본래보다 늘어난다. 필자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필터 샤워기는 일반 샤워기보다 묵직한 편이다. 물에 젖은 필터는 필터 샤워기를 더 무겁게 만든다.

어린이를 위한 필터 샤워기? '키즈앙'

최근 세비앙이 어린이 필터 샤워기 '키즈앙'을 출시했다. 화장품만 어린이 전용이 있는 게 아닌가 보다. 세비앙에 따르면, 어른이 쓰는 샤워기는 수압이 세고 크기가 커서 어린이에게는 불편하단다. 미혼인 필자는 주변에 아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키즈앙을 알기 전까지 샤워기 수압이 세다는 둥 무겁다는 둥 하는 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출처=세비앙 홈페이지 캡처
출처=세비앙 홈페이지 캡처

필터 샤워기... 아이가 있는 가정이라면 한 번쯤 생각할 만한 주제다. 어른보다 여린 피부를 가진 아이에게 필터 샤워기는 어떤 느낌일까? 일단 무겁고, 수압이 세서 따갑지 않을까? 혼자 샤워하기는 당연히 무리다. 아직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아이가 스스로 샤워하는 일은 거의 없다. 그냥 '없다'고 보는 편이 더 맞을지 모른다.

하지만, '샤워'도 부모가 지켜보는 선에서 아이가 직접 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어린이집에서 세수와 손 씻기를 기본 생활습관으로 가르치는 것처럼 말이다. 아이는 장난감 같은 샤워기를 쥐고 스스로 몸을 씻으면서 씻는 시간을 친숙하게 느낄 수 있다.

가볍고 안전한 설계

키즈앙의 첫인상은 '목욕 장난감'이다. 옆에서 보면 물개 같기도 하고, 전화 수화기 같기도 하다. 제품 가운데 있는 작은 하트도 아이 눈길을 끌 법했다.

리뷰한 하늘색 키즈앙. 출처=IT동아
리뷰한 하늘색 키즈앙. 출처=IT동아

색상은 총 다섯 가지다. 하늘색, 분홍색, 노랑색, 민트색, 갈색이다. 리뷰 제품은 하늘색(제조사가 정한 색상 이름은 '마시멜로 블루')인데, 쨍한 원색이 아닌 파스텔 색조를 사용해 눈이 편했다.

키즈앙 크기는 세로 길이 17.7cm, 필터 포함 무게는 103.3g다. 필자가 사용하던 샤워기(140g)와 비교해 약 40g 더 가볍다. 세비앙도 가벼운 무게를 강조하는데, 아주 어린 아이가 진짜 키즈앙을 들고 움직일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앞서 언급했듯 아이가 없으니 대안으로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찾았다. 리뷰 수가 444개인 유아용(6개월 이상) 망치 장난감을 발견. 길이 15cm, 무게 200g이었다. 장난감보다 키즈앙이 가볍다.

아기용 망치 장난감 캡처. 이만한 크기를 가진 샤워기라면 아이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일 듯하다. 출처=IT동아
아기용 망치 장난감 캡처. 이만한 크기를 가진 샤워기라면 아이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일 듯하다. 출처=IT동아

세비앙은 키즈앙 몸통 끝에 인체에 해롭지 않은 실리콘 끈을 매달았다. 세심한 신경이다. 여기저기 활용할 여지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이 키 높이에 맞게 부착형 걸이를 욕실 벽타일에 붙이고, 여기에 키즈앙을 걸 수 있었다. 샤워할 때 아이 손목에 키즈앙 끈을 끼우면 떨어뜨리지도 않는다. 필자가 직접 하니 손을 집어 넣을 때 약간 뻑뻑했지만, 실리콘이라 늘어나면서 잘 들어갔다. 5~6세 아이 손목이면 더 쉽게 들어가리라 예상한다.

실리콘 끈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엌에서 연출한 사진(키즈앙은 욕실용 사워기입니다). 출처=IT동아
실리콘 끈에 대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부엌에서 연출한 사진(키즈앙은 욕실용 사워기입니다). 출처=IT동아

샤워하다 키즈앙을 떨어뜨려도 괜찮다. 아이는 워낙 물건을 쉽게 떨어뜨리지 않나. 세비앙은 트럭이 밟아도 견디도록 키즈앙 내구성을 높였다. 샤워기 헤드에는 실리콘을 씌워서 한 번 더 보호했다. 진짜 안 깨질까? 호기심이 생겼다. 차로 키즈앙을 한 번 왔다 갔다 밟고 지나갔다. 어떨 것 같은가.

큰 차가 키즈앙을 밟고 공중에 떴다. 출처=IT동아
큰 차가 키즈앙을 밟고 공중에 떴다. 출처=IT동아

진짜 안 깨진다. 작고 귀여운 키즈앙이 큰 차 밑에 깔렸다. 샤워기에 묻은 흙을 씻어낸 뒤 금 간 곳이 없나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정말 멀쩡했다.

샤워할 때마다 바꿔 쓰기 귀찮다면, 온 가족이 함께 쓰기도 괜찮아

키즈앙은 어른보다 예민한 피부를 가진 아이를 위한 필터 샤워기다. 아이 피부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필터에 특히 신경 썼다. 세비앙에 따르면, 키즈앙은 세계 아토피 협회 아토피 품질 인증 마크를 획득하고, 피부 지킴이 최우수 상품으로 검증을 마쳤다. 기본 구성으로 정수 필터, 비타민 정수 필터를 하나씩 제공한다. 필터 사용기간은 정수 필터 1개월, 비타민 정수 필터 15~30일이다. 다만, 비타민 정수 필터는 샤워기 사용 빈도, 물 온도, 수질 환경에 따라 실제 사용기간은 달라질 수 있다.

필터를 넣은 모습. 출처=IT동아
필터를 넣은 모습. 출처=IT동아

필터 교체 방법은 간단하다. 샤워기 헤드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살짝 돌리고 잡아당기면 빠진다. 아이 혼자서는 못한다. 그다음 필터를 투명한 링이 위쪽으로 향하게 해서 샤워기 몸통에 넣는다. 이후 샤워기 헤드를 시계 방향으로 돌리면서 닫으면 끝이다.

비타민 정수 필터는 생각보다 향이 강했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필자가 키즈앙을 쓰고 난 뒤 화장실 문을 열면 향이 확 퍼질 정도. 비타민 향이 강하니 물로만 씻어도 비누칠한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사일 동안 키즈앙을 썼는데, 아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피부가 얇은 얼굴을 씻을 때 비로소 키즈앙 특징을 크게 느꼈다. 기존에 쓰던 일반 샤워기나 수압 상승 샤워기와 비교해 키즈앙 물줄기가 미세하게 더 부드러웠다. '샤워기 머리가 작고, 거기다 물구멍도 작은데 물이 제대로 나오긴 할까'하는 의심이 한 번에 사라졌다.

기자가 실제 시연한 모습. 출처=IT동아
기자가 실제 시연한 모습. 출처=IT동아

필자는 솔직히 '어린이 필터 샤워기'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귀찮겠다 싶었다. 아이를 씻길 때마다 매번 샤워기를 바꿔 껴야 하는 건가. 직접 사용하면서 느낀 바는 반드시 그럴 필요 없다는 점이다. 물줄기가 퍼지는 범위나 물양을 느껴 보니 어른도 충분히 아이와 함께 쓸 만하다. 필터 샤워기를 쓰고 싶은데 아이 때문에 고민하던 집이라면 선택지로 꼽을 만하다.

키즈앙 기본 구성은 샤워기와 필터 2종(정수 필터, 비타민 정수 필터)다. 전용 필터 세트(정수 필터 4개 또는 정수 필터 2개, 비타민 정수 필터 2개)도 따로 판매한다. 공식 판매처에서 키즈앙 가격은 2021년 1월 6일 기준 4만원이다.

글 / IT동아 강화영(hwa0@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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