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 언제 어디서나 씁니다
[IT동아 강화영 기자]
세계 최초로 전국 모든 시내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버스 와이파이 전국 구축 성과 보고회'를 개최하고, 정부가 총 3차에 걸친 구축 사업을 통해 올해 11월 기준 전국 시내버스 총 3만5,006대에 무료 와이파이 환경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가계통신비를 줄이고, 통신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16개 지자체(제주도 자체 구축), 이동통신사와 함께 시내버스 와이파이 구축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월에는 4,200대에서 이용할 수 있었던 무료 와이파이가 올해 1월 2만7,000여대로 늘었고, 3차 구축 사업이 끝난 11월부터는 전국 모든 시내버스에서 편리하게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다.
시내버스 공공와이파이 확대, 그 배경은?
와이파이(Wi-Fi)는 무선 접속 장치인 액세스 포인트(Access Point, 이하 AP)를 설치한 곳에서 전파를 이용해 무선 인터넷을 쓰는 근거리 통신망이다. 제품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가정용은 반경 20~30m 안, 기업용은 반경 100~200m 안 정도로 거리제한이 있다. AP는 이동통신 기술인 LTE에 비해 설치하기 쉽고 설치 비용도 저렴한 편이며, 데이터 전송 속도도 빠르다. 이동통신 3사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자사 가입자가 무료 접속 가능한 AP를 설치하기도 한다.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해서다.
1990년대 후반에 나타난 와이파이 기술은 2010년대 들어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스마트 기기 사용이 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공공정책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싱가포르, 홍콩 등 일부 국가에서 우리나라보다 먼저 공공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12년에 처음 시작해 2017년까지 총 13,369개 공공장소에 서비스를 제공했다. 2018년부터는 시내버스, 2019년에는 공공장소 신규 구축을 재개해 올해 1만곳, 내년 1만5,000곳, 2022년 1만6,000 곳을 목표로 한다. 즉 올해부터 2022년까지 총 4만1000개소를 추가 구축할 계획이다.
공공와이파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끈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하나로 계속 이어진 과제다. 특히 시내버스는 서민, 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만큼, 가계통신비 부담을 줄여 사업 취지를 달성할 중요한 기회다. 무선 인터넷 이용 빈도가 높은 시내버스에 공공와이파이를 설치하면 통신비 절감 효과가 상당하다. 과기정통부는 전국 시내버스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통해 향후 3년간 경제적 편익으로 최대 2,200여억원(월 약 61억원)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3년간 투자한 회선료 대비 약 4.4배 높다.
공공와이파이 편하지만, 사용자 스스로 보안 의식 가져야
공공와이파이는 코로나 확산으로 원격교육과 재택근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국민 누구나 비대면 서비스를 누리기 위해 필요한 수단이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8개월 동안 시내버스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한 횟수는 누적 4억2000만회다. 우리나라 국민 전체가 시내버스 무료 와이파이를 8번 이용한 셈이다. 시내버스 무료 와이파이로 사용한 데이터는 약 1만6000테라바이트(TB)로 고화질(HD)급 고화질 영화 1400만편을 시청한 것과 같다.
코로나 19 영향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상황에도 시내버스 1대당 월 평균 1228명이 주로 출퇴근 시간(오전 7~9시, 오후 5~8시, 트랙픽 발생량의 41%) 대에 공공와이파이를 가장 많이 이용한다. 시내버스 1대당 월 평균 55.3GB 트래픽이 발생하고 있고, 약 4,540대(16.7%) 시내버스는 월 평균 100 기가바이트 이상의 트래픽 발생, 전국 시내버스 중 데이터 트래픽이 가장 많은 노선은 기장과 하단을 오가는 부산 1001번(월 평균 102GB)이다.
시내버스에서 제공하는 공공와이파이는 크게 보안기능이 있는 와이파이와 보안기능이 없는 와이파이 두 종류가 있다. AP(공유기) 이름에 'secure'가 있다면 보안기능을 제공하는 와이파이고, 'free'가 있다면 보안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일반 와이파이다. 최근에는 일반접속보다 안전한 보안접속이 올 1월 37.2%에서 10월 44.3%로 늘어났다. 영어, 베트남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세계 31개 언어를 사용하는 외국인 이용자도 증가했다.
하지만 공공와이파이는 누구에게나 개방됐고, 전파를 이용하는 무선통신 특성상 보안에 취약하다. 서비스 제공자는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하면서 생긴 손실을 책임지지 않으니 우리 스스로 철저한 보안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공공와이파이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기본 방법으로 와이파이 자동 연결 끄기, 사용하지 않을 때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끄기, 사용하지 않을 때 계정에서 로그아웃하기가 있다.
글 / IT동아 강화영 (hwa0@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