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시장, 답은 비대면 뿐..콘텐츠로 찾은 '돌파구'
[스케일업 x 대구대 창업도약패키지] 커넥트밸류 (4)
코로나19로 우리 주변, 아니 전 세계 일상이 바뀌었습니다. 일상과의 단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두기가 일상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떨어져 있어야만 합니다. 서로의 안전을 위해 말이죠. 대화는 마스크 뒤에 숨어서 전해야 하고 수업은 온라인으로 들어야 하며, 재택근무가 어색하지 않은 하루를 살고 있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이제는 비대면이 교육시장의 중심이다.'
지난 커넥트밸류 BM 분석 기사에서 전한 내용입니다. 코로나19 장기화 아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지금 기업교육시장은 그야말로 초토화됐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집합 교육을 선호한 전통(?) 덕에 감염병 우려가 높은 현 상황은 지금의 교육산업계에 폭탄을 투하한 것과 다름없는 충격을 줬습니다.
기업교육시장에서 교육수요자와 강사를 연결해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커넥트밸류에게, 지금 상황은 달갑지 않습니다. 시장 자체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 커넥트밸류는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요? 3개월만에 다시 만난 양용훈 대표에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로나19에 맞춰 준비한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
지난 11월초까지만 해도 100명 안팎을 유지했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중순부터 늘어나기 시작해 200명, 300명, 400명, 500명을 거쳐 600명 이상으로 늘었다. 이에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수도권 2.5단계, 비수도권 2단계로 상향했다. 커넥트밸류를 방문하기에는 어려운 상황. 이에 양용훈 대표는 커넥트밸류 사무실에서, 기자는 집에서 재택근무하며 화상으로 만나 그간의 변화를 들었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느냐는 질문에 양 대표는 허허 웃음으로 답했다. 많은 의미를 담은 웃음. 요즘 안부를 묻는 질문을 건네면 열에 아홉은 이렇게 반응한다. 말하지 않아도 와닿는다. 요즘 어디 마음 편한 사람이 있을까. 특히, 교육시장은 아닌 밤중에 홍두깨마냥 된서리를 맞았다. 학생과 선생, 수강생과 강사의 만남은 이제 사회가 용납하지 않는다. 시장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
그래서 교육업계는 '비대면'이 화두다. 그나마 다행이다. 교육업계는 온라인 교육방식을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다.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이유로 비대면, 온라인을 선택해야만 한다. 그러다 보니 전환 속도는 예상외로 빠르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전 세계가 처한 위기 속에서 국내 에듀테크 시장은 2017년 4조 원 규모에서 올해 10조 원 규모로 급성장한단다.
커넥트밸류 역시 비대면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지난 11월 24일 한국 HRD 협회가 주관한 제 27회 대한민국 인적자원개발 종합 대회 'HRD KOREA 2020 컨퍼런스'에서 MZ세대를 위한 비대면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 '만반잘부'를 발표했다. 만반잘부는 MZ세대 신입사원이라는 타깃에 맞춰 대학내일과 함께 개발한 교육 콘텐츠 프로그램이다.
커넥트밸류는 만반잘부를 필두로 오프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비대면으로 전환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 하반기 동안 한국가스공사, 법무부 등에 비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현장 경험도 쌓았다. 컨퍼런스 발표 이후 많은 업체로부터 연락받고 있다.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해 기존 오프라인 위주 교육에 집중했던 탓에 타격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빠르게 대처해 성과를 내고 있다"며 "비대면,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며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가고 있다. 장기적으로 보면, 자체 플랫폼을 강화하는, 커넥트밸류의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커넥트밸류가 추구하는 플랫폼, 콘텐츠 강화로 연결한다
지난 기사에서 소개했듯 커넥트밸류는 기업이 원하는 교육 수요에 강사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추구한다. 일종의 중개 플랫폼이다. 수요자와 공급자를 연결하는 이 모델은 낯설지 않다. 배달의민족, 에어비앤비, 야놀자 등 많은 서비스가 중개 플랫폼이다. 다만 커넥트밸류는 여기에 한가지를 더했다. 비대면 즉, 온라인이다.
비대면 기업교육은 플랫폼을 제공하며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쌓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는 곧 마이크로러닝(Micro Learning: 한 가지 주제에 한 가지 아이디어를 5분 이내 전달하는 짧은 학습 또는 콘텐츠)으로 이어진다. 양 대표는 "지금처럼 비대면 교육을 통해 마이크로러닝 콘텐츠를 생산하고 내재화한다면 우리의 최종 목표인 '인공지능(AI) 러닝 큐레이션'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힘을 주어 말했다.
현재 커넥트밸류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진행하는 '창업성장 기술개발 사업'에서 AI를 활용한 연구개발 과제를 진행 중이다. 수많은 데이터를 교육 현장 즉, 실무 단계에서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수행한다. 데이터 실증 단계로, 교육수요자가 필요로 하는 교육 콘텐츠를 AI로 분석해 제공하는 것이다. 참고로 커넥트밸류는 AI 학습용 데이터를 활용해 AI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고자 하는 기업을 지원하는 'AI 데이터가공 바우처 지원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비대면 교육, 플랫폼, 마이크로러닝, AI 러닝 큐레이션. 커넥트밸류가 그려가는 단계별 서비스다. 기존 BM을 현 상황에 맞춰 가공하고, 다음 단계에 집중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방향을 설정했다. 고민은 많았지만 행동은 빨랐다.
"얼마 전, CKL 기업지원센터에 입주기업으로 선정됐습니다. CKL 기업지원센터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지원, 입주 및 제작시설 지원, 투자, 유통 네트워크 등 콘텐츠 기획부터 사업화까지 콘텐츠 기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쌓고자 하는 교육 프로그램 콘텐츠를 제작하고, 강의 영상 오픈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부분을 완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양 대표는 "하나씩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이용하겠다는 생각이다. 오프라인 기업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던 커넥트밸류 입장에서는 코로나19라는 커다란 장애물을 만났지만, 기존 서비스를 현 상황에 맞춰 변경하며 돌파구를 찾았다. 오히려 다음 단계 성장을 위한 디딤돌로 삼은 셈이다.
스스로 돌아볼 수 있었던 조언, 감사했습니다
사실 준비하고 있던 기존 사업 방향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코로나19로 상황도 좋지 않다. 올해 목표했던 예상 매출은 전년대비 2배 성장 수치였지만, 결과적으로 약 70% 수준으로 끝날 듯하다. 다행히 흑자다. 재미있게도 직원은 늘었다. 더 늘어날 것 같단다. 커넥트밸류는 AI 관련, 콘텐츠 개발 관련 직원을 더 채용할 예정이다.
"한 걸음씩, 한 단계씩 걷고자 합니다. 처음에는 우리가 AI를 품을 수 있을까 스스로 반문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방향이 보입니다. 비즈니스모델을 정립하고, 필요한 것은 연구개발하며,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경험을 쌓았어요. 오프라인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대면 전환도 빠르게 이뤄냈고, 전화위복으로 데이터를 쌓는 기틀을 마련했습니다."
양 대표는 토대를 다졌다고 표현했다. 준비해온 것이고, 앞으로도 준비해나갈 것이란다. 여전히 잰 걸음이다. 이어 그는 "스케일업을 통해 제 3자의 시선으로 우리를 돌아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고민을 털어놓고 같이 대화할 수 있었다"며 "날카로운 조언도 있었지만, 도움을 주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 커넥트밸류를 이렇게 공식적으로 많은 분에게 알려본 것은 처음이다. 우리 생각을, 우리 걸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움 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양 대표는 코로나19로 걱정하고 있던 기자에게 화상 저편에서 사람 좋은 웃음을 지었다. 되려 필자가 무안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올해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연말이 다가오며 얽혔던 실타래를 풀어낸 것 같아요. 새로운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커넥트밸류가 그려나갈 기업교육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