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AC1900급 공유기가 가성비까지, 티피링크 아처 C80
[IT동아 김영우 기자] 생활 속에 이용하는 상당수의 기기가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춘 IoT(사물인터넷)의 시대가 열렸다.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단말기 외에 TV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의 생활가전 제품도 인터넷 접속 기능을 탑재하고 나올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가정용 네트워크의 중심인 인터넷 공유기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좋은 공유기의 조건은 명확하다. 넓은 와이파이 범위를 제공하면서 빠른 속도로 접속이 가능하며, 동시에 여러 기기가 이용하더라도 안정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야한다. 그러면서 가격까지 적당하면 금상첨화다. 생소한 신기술이나 신기한 부가기능도 지원하면 좋겠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니다. 이번에 소개할 티피링크(TP-link)의 아처 C80(Archer C80)은 그런 기준에 상당부분 부합하는 AC1900급 성능의 6만원대 전후 제품이다.
아담한 본체에 커다란 안테나
아처 C80의 본체 크기는 아담한 편이다. 215 x 117 x 32mm 사이즈라 어른 손바닥 보다 약간 큰 정도다. 그럼에도 표면에 엠보싱 처리를 하고 상단 중앙에 은색 브랜드 로고를 넣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더했다. 본체를 세로로 세워서 설치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제품 바닥 쪽의 나사홀을 이용, 벽걸이 형태로 거치하는 건 가능하다.
아담한 본체 크기와는 대조적으로 안테나는 존재감이 상당하다. 안테나의 길이가 190mm에 이르는 데다 4개나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높은 수신감도를 기대할 수 있다. 참고로 아처 C80는 3x3 MU-MIMO(MultiUser – Multiple-Input and Multiple-Output) 기술을 지원한다.
구형 공유기는 복수의 장치가 접속하면 지연이 심해지고 전반적인 성능저하가 두드러졌다. 반면 3x3 MU-MIMO 지원 제품은 다수의 접속자에게 효율적으로 통신 자원을 동시 분배하므로 동시 접속자가 많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접속이 가능하다. IoT 기기가 많아진 최근의 상황에 적합하다.
와이파이6 미지원이지만 무선 성능에 아쉬움 없어
요즘 출시되는 신형 공유기 중에는 새로운 와이파이 규격인 와이파이6(Wifi 6, 802.11ax)를 지원하는 제품도 있는데 아처 C80는 기존의 와이파이5(Wifi 5, 802.11ac) 규격의 제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건 없다. 아처 C80의 경우, 2.4GHz 접속 시 최대 600Mbps, 5GHz 접속시에는 최대 1300Mbps의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으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AC1900급(600 + 1300) 와이파이 성능을 발휘한다. 호환성이 높은 와이파이5 규격이면서 최대 대역폭은 입문형 와이파이6급 제품과 비교해도 그다지 손색이 없다. 와이파이5 규격의 기존 단말기를 이용하더라도 높은 무선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참고로 2.4GHz는 커버리지 면에서 유리하지만 최대 속도가 낮으며 5GHz는 최대 속도가 높은 대신 커버리지 면에선 다소 불리하다. 때문에 아처 C80를 설치하면 2개(2.4/5GHz)의 와이파이 SSID가 표시되는데 이게 귀찮다면 내부 설정메뉴에서 지원하는 스마트 커넥트(Smart Connect) 기능을 활성화하자. 이렇게 하면 2.4GHz와 5GHz 네트워크가 단일 SSID로 표시되며 여기에 접속하면 현재 접속 상황(위치, 감도)에 따라 최적의 네트워크로 자동 접속한다. 그 외에 아처 C80는 사용자의 방향으로 전파를 집중시켜 음영지역을 최소화하는 빔포밍(Beamforming) 기술도 지원하므로 접속한 기기가 접속범위를 완전히 벗어나기 전 까지는 원활한 접속 상태를 기대할 수 있다.
기가 인터넷 환경에 적합한 유선 포트 구성
무선 기능 외에 유선 기능도 충실한 편이다. 본체 후면을 살펴보면 전원 버튼 및 전원 포트, 그리고 와이파이 간편 연결용 WPS 버튼 및 본체 설정을 초기화 하는 리셋(Reset) 버튼이 달려있다. WPS 지원 단말기를 이용하면 암호 입력 없이 WPS 버튼을 누르는 것으로 간편 접속이 가능하다. 그리고 외부 인터넷 회선 연결용 1개의 WAN 포트, 그리고 각종 단말기(PC, 프린터 등)에 신호를 분배하는 4개의 LAN 포트가 달려있다. 모든 네트워크 포트가 기가비트(1Gbps)를 지원하므로 기가인터넷 환경에 적합하다.
모바일 원격 제어, IPTV 지원, 자녀 보호 기능까지
제품의 본격적인 사용을 위해서는 설치가 필요하다. 전원 어댑터 및 외부 인터넷 회선을 연결한 후 잠시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와이파이 접속용 초기 SSID와 비밀번호는 본체 아래쪽의 라벨, 혹은 동봉된 정보 카드를 참고하면 된다.
만약 초기 설정을 바꾸고자 한다면 PC의 웹 브라우저에 공유기의 IP 주소나 정보카드에 적힌 전용 URL 주소를 입력, 공유기 내부의 관리 메뉴로 진입하면 된다. 그리고 아처 C80는 그 외에도 티피링크에서 제공하는 전용 모바일 앱인 Tether를 이용,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통한 원격 제어도 가능하다. Tether 앱을 실행하고 티피링크 계정을 등록하면 이후부터는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공유기 내부로 접근해 상태 모니터링을 하거나 설정 정보를 바꿀 수 있다.
지원하는 기능 중 눈에 띄는 건 IPTV를 위한 전용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VLAN 태그 및 IGMP 스누피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BTV(SK브로드밴드)나 올레TV(KT), 유플러스TV(LGU+) 등의 IPTV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호환성이나 속도 저하 문제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해외 브랜드의 공유기 답지 않게 티피링크 제품은 이런 점도 배려했다.
게스트 네트워크 기능도 제공한다. 주로 이용하는 와이파이 외에 별도의 손님 전용 와이파이 SSID를 생성해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할 때 유용하다. 게스트 네트워크 접속시에도 인터넷은 가능하지만 내부 설정 메뉴에 접근하거나 다른 장치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등의 민감한 서비스는 차단되므로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자녀 보호 기능도 있다. 자녀의 단말기를 이 메뉴에 등록한 후, 특정 웹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게 하거나 특정 요일, 혹은 특정 시간대에만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자녀들의 유해사이트 접속, 혹은 무절제한 인터넷 이용을 제한할 수 있으니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활용할 만하다.
고성능과 범용성, 가성비의 조화
티피링크는 세계 무선 네트워크 시장에서 1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다. 특히 범용성 및 가격대성능비를 중시하는 가정용 공유기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다만 이런 대외적인 위상에 비해 한국 시장에서의 인지도는 낮은 편이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꾸준히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번에 소개한 아처 C80(TP-Link Archer C80) 역시 티피링크의 특성을 잘 드러내는 제품이다. 와이파이6나 네트워크 저장소 같은 일부 고급 기능은 지원하지 않지만 구형 단말기에서도 좋은 접속품질과 호환성을 기대할 수 있는 AC1900급 무선 성능을 제공한다. 그리고 모바일 앱을 통한 원격 관리 기능이나 IPTV 지원 기능, 자녀 보호 기능 등 가정에서 유용한 부가기능을 갖춘 것도 눈에 띈다. 티피링크 아처 C80은 2020년 12월 온라인 최저가 기준 5만 9,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 정도면 가성비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