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문영 경기도 미래성장정책관 "미래 기술이 환상 아닌, 도민의 삶과 가깝도록 준비해"

남시현 sh@itdonga.com

[IT동아 남시현 기자] 서울 코엑스, 그리고 일산 킨텍스는 대한민국 수도권 전시산업의 중심지다. 코로나 19 이전만 하더라도 1주일에 두세 개 이상의 국제 행사가 연이어 개최돼왔고, 행사 분야나 성격, 그리고 규모에 따라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험실에 머물러 있는 재화를 대중적이라고 지칭하지 않듯, 대한민국 전시 산업 역시 대한민국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인 행사로 보기는 어렵다. 평일 낮부터 주말에 특정 장소에서 추진되는 행사를, 그리고 전체 국민 수에 비해 소수만 초대받는 행사가 어찌 대중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지난 29일 막을 내린 퓨처쇼2020의 가치가 재조명되어야 하는 이유다. 퓨처쇼2020은 ‘일상에서 미래기술을 경험하다’를 취지로 경기도 주최의 4차 산업혁명 행사로, 다양한 세대로 구성된 경기도민 모두의 정보기술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 균형 발전과 경기도의 미래상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서울 중심부에서 개최되고 일회성으로 끝나는 기존의 전시행사들과 다르게, 도보 관람 형태로 기획돼 남녀노소 다양한 세대의 방문객들이 거리에서 4차 산업혁명 콘텐츠를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퓨처쇼2020을 통해 경기도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임문영 경기도 경제실 미래성장정책관을 통해 퓨처쇼2020의 이모저모를 들어보았다.

임문영 국장 “모든 사람이 4차산업혁명의 중심이 되길 기원”

임문영 경기도 경제실 미래성장정책관. 제공=경기도
임문영 경기도 경제실 미래성장정책관. 제공=경기도

이날 퓨처쇼2020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만난 임문영 국장은 경기도 경제실의 미래성장정책관으로, 과학 기술,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과제를 발굴해 경기도의 미래 성장과 관련된 비전을 제시하고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퓨처쇼 2020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임문영 국장은 “미래 기술은 항상 판타지같은, 그런 체감되지 않는 것들이 많다는 문제다. 드론이 날아다니고 로봇이 나온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어떻게 바뀌고, 무엇이 바뀔지에 대해서 현실감이 없다는 의미다. 미래를 좀 더 현실감 있게 결합하고, 경기도민의 일상과 친숙하게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특히, 코엑스나 킨텍스처럼 주요 기반시설에서는 매번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행사가 추진되지만, 시민들이 이를 접할 기회가 없는 점을 배경으로, 현장에서 미래를 체험해보는 그런 전시회가 필요하다는 뜻을 피력했다. 임 국장은 “물론 코엑스나 킨텍스와 다르게 안전 문제나 날씨, 시설 설치, 인프라 등 이번 행사와 관련된 전시를 야외로 가져오기는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미래 기술을 도민들의 삶 근처로 끌고 와서 보여드리자는 의지가 있었기에 행사를 추진하게 되었다”라며 행사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코로나 19로 인한 우려도 전했다. 최근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추진되는 행사다 보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사실 퓨처쇼2020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기획돼오던 행사였고, 중간에 관련된 대책들이 포함되면서 지금 상태로 개최되고 있다. 행사가 안전하게 끝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코로나19로 피해를 입고있는 소상공인들을 돕는 취지도 있어서 의정부 주민들께서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퓨처쇼2020은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의 자문을 통해 철저히 준비되었다. 제공=경기도
퓨처쇼2020은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의 자문을 통해 철저히 준비되었다. 제공=경기도

기자가 직접 퓨처쇼2020을 돌아본 경험으로는 이미 VR기기는 모두 일회용에 위생 장갑을 배포하고, 체온 측정과 QR 전자출입명부,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는 물론 1일 3회 전체 방역과 방역전문 담당자, 자율주행 방역로봇 투입 등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방역 대책은 최대한 끌어다 놓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행사 전 경기도 감염병관리지원단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준비한 덕분인듯 했다.

퓨처쇼2020에서 주목할만한 전시로는 어떤 게 있을까. 임 국장은 “모든 전시가 흥미롭고 인상적인 콘텐츠지만, 제일 화려한 건 디지털 사이니지가 아닐까 싶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현대 디스플레이에 컴퓨터로 만든 유체역학 같은 디지털 아트를 결합한 볼거리인데, 지켜보고 있으면 누구든 매료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의정부역 외벽을 전체를 수놓는 미디어 파사드 역시 볼거리다. 미디어 파사드는 레이저 등의 출력장치로 건물 전체를 예술로 승화시킨 공연전시인데, 의정부 시내 광장에서 곧바로 관람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이번 퓨처쇼2020과 함께 추진된 퓨처포럼2020에 대한 질문도 건넸다. 퓨처포럼2020은 노벨 경제학 수상자부터 박찬호 선수 등 다양한 분야의 폭넓은 인사들이 4차 산업혁명과 미래에 대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경기도민의 미래 저변 확대에 영감을 줄 만한 자리가 됐는데, 기획 의도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임 국장은 “퓨처포럼2020이 토론형태로 추진되는 점이 핵심이다. 명사들의 학술적인 의견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각 패널들이 토론에 참여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처럼 미래 역시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뜻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임문영 경기도 경제실 미래성장정책관. 제공=경기도
임문영 경기도 경제실 미래성장정책관. 제공=경기도

퓨처쇼2020만의 독특한 기획 중 하나인 블록체인 방문증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퓨처쇼2020은 사용자 개인정보를 암호화한 블록체인 방문증으로 이동 경로나 방문 시각 등을 분석해 공공 빅데이터를 만들고, 향후 지역 경제 활성화부터 미래 경기도정에까지 반영하는 용도로 쓰인다. 이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이전의 IT 전시회 등은 행사가 끝나면 끝이었다. 하지만 퓨처쇼2020은 경기도 북부에서 가장 큰 상권을 배경으로 하는 만큼 단순히 행사를 추진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의 다른 행사나 지역 분석을 위해서도 이런 데이터 수립이 의미를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라며, “이번에 확보된 공공 빅데이터는 행복로뿐만 아니라 비슷하게 열린 공간에서 하는 행사나 지역 상권 활성화 등 공익적인 방향으로 꾸준히 활용될 전망이다”는 뜻을 밝혔다.

결국 퓨처쇼2020은 미래 경기도민을 위한 4차 산업혁명 체험뿐만 아니라, 시민을 위한 자리였다. 온라인 공간에서 추진된 ‘경기도민이 꿈꾸는 시민발언대’의 경우만 보아도 시민 참여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도민 제안은 대다수가 현안 중심이었던 반면, 퓨처쇼2020을 통해 제안된 의견은 도민이 생각하는 미래와 꿈을 통해 정책의 방향과 비전을 만들 수 있는 기회였다. 임 국장 역시 이를 실제 정책에 반영해 경기도민이 원하는 미래를 달성할 수 있도록 끌고 가리라는 의사를 밝혔다.

경험과 기회 넘어, 모두가 미래로 함께가는 사회를 위한 취지

퓨처쇼2020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종료되었다. 제공=경기도
퓨처쇼2020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종료되었다. 제공=경기도

이번 행사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바로 세대의 융합이었다. 지금까지 코엑스나 킨텍스에서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 관련 행사는 업계 관계자나 종사자, 전문직을 위한 자리인 경우가 많았다. 일부 시민의 초대를 받는다고 해도 이 역시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신청 등으로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퓨처쇼2020은 경기도민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행사로, 지나가는 이들의 시선이 곧 체험이자 경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도 여전히 낯선 60대 어르신들도 거리낌 없이 VR 콘텐츠를 보기 위해 부스를 방문했고, 4차 산업 시대를 살아갈 10대 청소년들 역시 코엑스를 가지 않고도 일상 속 공간에서 디지털 사이니지와 미디어 파사드를 볼 수 있었다.

퓨처쇼2020이 단순히 4차 산업혁명 체험 행사가 아닌,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뛰어넘은 대중을 위한 행사로 자리매김했냐 묻는다면, 충분히 합격점을 주고 싶다. 올해 퓨처쇼2020은 이렇게 끝이 났지만, 퓨처쇼2020으로 확보한 공공 빅데이터는 또 다른 지역사회 공헌과 행사에 투입됨으로써 명맥을 이어갈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임문영 국장은 “코로나 19 와중에도 행사를 추진하게 된 점이 상당히 부담일 수밖에 없었기에, 그만큼 노력을 기울였다. 이런 부분까지 이해하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앞으로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도록 하겠다”며 인사를 전했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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